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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동부 | 정유년 49일 백중 기도 입제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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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멋진스님 작성일17-06-22 01:20 조회1,17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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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유년 49일 백중 기도 입제 안내

 

예전에는 찬밥을 먹어도

마음이 편했는데

요즘은 따뜻한 쌀밥을 먹어도

속이 찌르는 것처럼 아프다.

- 삼국유사

이 이야기는 신라 진성여왕 시절의 효종랑 편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효종랑이 다른 화랑들과 포석정에서 놀기로 하였는데 두 명의 화랑이 늦어 화가 난 참이 이었습니다. 마침 두 화랑이 오길래 짜증이 나는 말로 뭐라고 하려는데 두 화랑이 하는 말이 사실은 오는 길에 마음이 아픈 일이 있었다네. 분황사 동쪽 마을에 사는 갓 스물을 넘은 처녀가 눈먼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데 집이 워낙 가난하여 동네 사람들에게 동냥을 하여 어머니를 봉양하였는데, 올해는 흉년이 들어 그마나 하던 동냥도 어려워 남의 집에 종 살이를 하며 몸값으로 곡식 30석을 받아 주인집에서 아침 저녁으로 쌀을 가져다가 밥을 지어드리곤 했는데, 어느 날 눈먼 어머니가 예전에는 찬밥을 먹어도 마음이 편했는데 요즘은 따뜻한 밥을 먹어도 속이 찌르는 듯 아프니 어찌된 일이냐하고 물으니 딸이 할 수 없이 그 간의 일을 말하니 어머니가 통곡을 하며 애통해 하고 딸은 자기 어머니가 굶지 않았으면 했지 마음이 편치 못하게 한 일 같아 그렇게 슬퍼하더라는 말을 들은 효종랑이 곧 곡식을 보내고 이를 안 여왕도 쌀과 집을 하사하고 마을 이름을 효양리라고 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효도라고 하면 물질로써 부유하게 해 드리는 것만을 생각할 수가 있는데 그 보다는 무엇보다도 부모님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것만의 효도는 없다는 것으로, 오늘은 효와 인연법이라는 주제로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법망경>에 이르기를 옛 부터 금생에 이르기까지 육도중생이 나의 부모 형제가 아님이 없다고 하셨으며, <대승심지관경>에 의하면 끝없는 옛 부터 나의 부모가 아닌 자가 없다, 일체의 남자는 나의 자부(慈父)이며, 일체의 여자는 나의 비모(悲母)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효()는 단순히 부모의 은혜를 보답하는 차원이 아니라 불교에서 말하는 자비(慈悲)”사상의 모체(母體)를 의미 합니다.

그러므로 우란분절은 동체대비의 정신을 체득하는 날, 숭고한 인간 정신을 살려 보살도를 행하는 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첫째, 우란분절에 올리는 재는 선망부모 뿐만 아니라 모든 조상 및 유주 무주의 일체 고혼들에게 공양을 올리면서, 자신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수 많은 조상이 계셨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입니다.

둘째, ‘백중이란 백 가지의 음식으로 서로의 정을 나누는 날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세계는 넓다고 하지만 사람이 사는 곳은 어느 곳이건 마찬가지입니다. 잘사는 나라든 못 사는 나라든 서로 마음을 나누고 사는가 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그만큼 조상에 대한 효, 부모에 대한 효, 이웃에 대한 공경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은 세계의 어느 곳에 있든 서로가 인격을 믿고 사람 사는 정을 나누는 곳이라는 뜻입니다. 즉 불교에서는 인간의 지금 모습은 무수한 인연의 은혜로 가능하게 된 것이므로 연기법에 의한 은혜를 입고 은혜를 갚는 불교의 효 사상은 나의 부모에게만 잘 하는 것 것이 아니라 일체중생을 부모로 알고 효순 봉양해야 한다는 것이 바로 부처님의 가르침인 것입니다.

이것은 불교의 이타사상(利他思想)’과 같은 맥락으로 형식적으로 공경하고 존중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소중한 만큼 남도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제 저희 문수사에서는 49일 동안 선망 부모뿐만 아니라 유주 무주의 고혼들까지도 생각하며 재를 올리며, 삼라만상의 인연법으로 맺힌 것을 풀고 다시 새로운 인연을 만들기 위한 기도를 올리고자 합니다.

따라서 여러분들이 49일 기도를 올리는 것은 단순히 선망부모를 천도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묵은 숙업을 해결하고자 하는 열망을 담은 기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도 시작; 2561723(음력 61) 일요일

기도 회향; 2561903(음력 715) 일요일

* 영가 기도신청서를 함께 동봉합니다.

                                                                                       문수사 주지 혜각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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