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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동부 | 무술년 추석 차례 법회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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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멋진스님 작성일18-09-03 21:17 조회81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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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술년 추석 차례 법회 안내

 

올 봄 남북한의 관계 개선의 일환으로 얼마 전 금강산에서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가졌습니다.

76년 만에 만나는 딸과의 애틋함이 온 국민의 가슴을 울리는 장면도 있었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생이별은 분단의 역사가 갈라놓은 민족의 비극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듯 잠시 만남을 끝으로 또 얼마를 기다려야 할지 모르는 현실이 모든 이들에게 슬픔을 안겨주었습니다.

가까이 있으면서 갈 수 없는 고향을 둔 사람들의 심정은 어떨까요.

고향이라는 말은 누구에게나 다정함과 그리움과 안타까움이라는 정감을 강하게 주는 말이면서도, 정작 이것이 고향이다. ’라고 정의를 내리기는 어려운 단어입니다. 고향은 나의 과거가 있는 곳이며, 정이 든 곳이며, 일정한 형태로 내게 형성된 하나의 세계이기 때문입니다.

고향은 공간이며, 시간이며, 마음人間이라는 세 요소가 불가분의 관계로 굳어진 복합된 심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세 가지 중에서 비중이나 우열을 논할 수가 없습니다. 살았던 장소와 오래 살았다는 긴 시간과 잊혀지지 않는 정을 분리시킬 수가 없듯이 말입니다. 따라서, 고향은 구체적, 객관적으로 어느 고을 어떤 지점을 제시할 수도 있고, 언제부터 어느 때까지 살았다는 시간을 제시할 수 있으면서도, 감정을 표현하는 데는 각인각색으로 모습을 달리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리움, 잊을 수 없음, 타향에서 곧장 갈 수 없는 안타까움이라는 면은 공통적인 사항일 것입니다.

흔히 사람은 태어난 곳을 고향이라고 말을 합니다. 어머니 뱃속에서 태어난 것은 생물학적인 탄생이며, 고향이라는 장소에서 태어난 것은 지리학적인 탄생입니다. 그런데 내가 태어난 시간이 동일하기에 자연히 어머니와 고향은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바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며, 곧 나와 관계되는 모든 이에 대한 그리움으로 정의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그리움은 명절이 되면 더욱 더 간절해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원수(李元壽)고향의 봄에서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울긋불긋 꽃대궐 차린 동네/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라고 아주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라는 말이 있듯이, 그 풍요로움과 여유로움과 끈끈한 인정이 넘치는 명절이 바로 추석입니다.

그런데 추석 한가위의 정확한 의미는, 일 년 농사가 잘 되도록 도와주신 하늘과 땅에 대한 감사, 오늘의 내가 있게 한 부모님과 조상님에 대한 효도와 공경심, 헤어졌던 가족 상봉, 이웃과의 정다운 교감, 친척간의 일체감 등 사람이 가장 사람다워지려는 한민족 고유의 종교 이상의 가치가 있는 절기였습니다.

지난 백중 때 회주스님께서 법문하신 중국 명나라 때 지은 본초강목에 까마귀의 반포지효(反哺之孝)’의 고사에서 지극한 효에 대한 말씀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까마귀는 새끼였을 때 어미가 먹이를 물어다주지만

어미가 늙어 먹이사냥을 못하게 되면 새끼가 먹여 살린다.”

여기서 비롯된 말이 반포(反哺)’입니다.

되돌릴 반()’ ‘먹을 포()’ 로서, 까마귀의 먹이 되돌림을 이른 말입니다. 그래서 까마귀를 자오(慈烏: 인자한 새)’반포조(反哺鳥)’라 합니다. 윤리도덕을 최고의 가치로 여겼던 우리 선조들은 까마귀에게서 반포지효(反哺之孝)’자오반포(慈烏反哺)’라 하여 어버이에 대한 지극한 효심을 배워 늘 마음의 경책으로 삼았습니다.

조선 고종때 박효관은,

"뉘라서 까마귀를 검고 흉타 하였던고/ 반포보은이 그 아니 아름다운가/ 사람이 저 새만 못함을 못내 슬퍼하노라라고 읊었습니다.

저희 문수사에서는 이번 추석 중추가절에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더불어 조상님을 향한 우리들의 지극한 정성을 올려드리고자 합니다.

즐거운 추석명절 차례법회의 뜻 깊은 자리에 동참하시어 즐겁고 행복한 한가위가 되시길 바랍니다.

 

추석 차례법회; 923일 일요일 오전 11시 문수사 대법당

* 107일은 문수사 법회를 쉽니다.

불기 25629월 문수사 주지 혜각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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