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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동부 | 법당 지붕공사 모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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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멋진스님 작성일16-09-24 02:03 조회1,00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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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추분이요, 낮과 밤의 길이가 같고 단풍이 물들어가며

온갖 곡식과 과일이 풍요롭게 익어가는 계절입니다.

꽃이 떨어진 자리마다 열매가 열려 맛과 향기와 아름답운 색깔로

모나지 않으며 갸름하거나 둥글게 익어가고 있습니다.

탐스럽게 익어가는 과일마다 아름다운 꽃과 향기로운 봄날이 있었듯이

노후에 원만하게 사시는 분은 젊은 날에도 멋있고 뜻있게 살아오셨을 겁니다.

꽃가루를 옮겨나르며 정받이를 시켜주는 벌 나비가 없으면 결실의 가을이 있을 수 없다고 합니다.

지구상에서 대체 불가능한 생물 5종(벌, 플랑크톤, 박쥐, 균, 영장류)가운데 벌이 첫번째 자리를

차지 한다고 합니다.

아인슈타인은 "꿀벌이 사라지면 4년안에 인류도 멸종할 것이다"라고 했듯이

자연계에서 매개체에 대한 경이로움과 중요성을 강조하였습니다.

꿀벌이 꽃에서 꿀을 따오면서 꽃들의 정받이를 도와 자연계에 크게 공헌을 하듯이

불교의 연기법으로 보면 서로 관계되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출가수행자나 재가신도님들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수없이 많은 불사를 해왔으므로

오랜 세월동안 꾸준히 불교가 전해져왔고, 전세계적으로 전파되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불사에 큰 공덕주가 있었다고 하지만 대부분 개개인의 신심과 정성이

모여 대작불사가 이루어진 것이 대부분입니다.

문수사 법당 지붕이 낡아 비가 새고 있습니다.

날씨가 맑은 날 지붕에 올라가 아무리 틈새를 찾아 메우고 땜질을 하여 덮고 붙혀도

빗물이 어디로 새어 들어오는지 석달째 헛수고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금년 여름은 가뭄이 계속되어 지붕공사하기도 좋아 부분적으로 고쳐왔지만

뭐가 문제인지 고칠수록 오히려 점점 더 빗물이 새고 있습니다.

지붕공사를 하는 전문회사 3곳에 의뢰를 하여 지붕을 올라가 살펴보고는

지붕전체를 다 벗겨내고 다시 덮어야 할 만큼 낡았다고 합니다.

지붕의 수명이 20년에서 25년 사이라며 특히 문수사 법당지붕은 연결시킨 부분에서

각도가 크게 어긋나 지붕위에 물이 고이는 형상이라 했습니다.

문수사가 창건된지 25주년이 다 되어가며 처음에 헌집을 사서 법당을 연결시켜 확장했으므로

본래 있던 집은 몇 년이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소나기만 얼핏 지나가도 법당 천장에서 빗물이 줄줄새어 마루가 물바다가 되므로

법당안에 물받이 그릇들과 걸레를 준비하느라 분주합니다.

비가 그친 후에도 지붕위에 고인 물이 틈새로 흘러 법당안에 조금씩 떨어지므로

물받이 그릇을 수십개를 동원해도 마루는 계속 닦아야만 하는 상황입니다.

그러다가 19일(월요일)에 내린 비가 지붕뿐만 아니라 법당 천장 일부까지 무너뜨려

그에 관계된 전기며 시설들이 따라서 피해를 보게 되었습니다.

회색빛 하늘에다 습도 높은 바람이 먹구름을 몰고오거나 비가 온다는 예보만 들어도 심란해집니다.

비가 오면 우산을 받혀들 수 있지만 넓은 지붕은 비바람을 막을 길이 없으며

낡은 집을 수리하다보니 비오는 날은 가슴까지 젖어듭니다.

비에 젖은 얼룩, 그 뒤에는 드러나지 않은 피해가 크게 가려져 있고, 일이 끝났나 싶으면

예측하지 못한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지붕공사를 담당하는 회사들 모두 서둘러서 고쳐야지 늦어질수록 일이 커진다고 하였지만,

공사를 시작하려면 착수금을 먼저 내야 한다고 하기에 일이 지체되고 말았습니다.

어느 가정이나 경제적인 사정에 의해 고치고 시설해야 할 일도 다 못하고 있는데,

절 지붕공사까지 끌어들이기가 부담이되어 지금껏 말씀드리지 못하다가 일이 더 커지고 말았습니다.

임시로 지붕에 천막을 사다가 2중 3중으로덮었으나 이곳은 가을에 비가 자주 내리고 특히 10월 말경에는

첫눈이 내리므로 공사를 할 기간이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지붕이 새면 집 전체가 붕괴되므로 지붕전체를 고치고 법당 천장도 동시에

공사를 하도록 서두르고 있습니다.

꿀벌 한마리의 역할은 아주 작지만 여러 마리가 함께 결실의 가을 이루어내듯

불자님들의 한분 한분의 공덕이 쌓이면 법당이 새롭게 단장되지 않을까 쉽습니다.


2016년 9월 22일 문수사 회주 도범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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