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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몸 다스리며 마음 문 연다…롱아일랜드 마하선원 요가반 10년째 운영,,,뉴욕중앙일보 08.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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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관리자 작성일08-11-29 00:38 조회2,42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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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동작·정신 일치 수행정진…수강생 절반이 가톨립·개신교인 

  롱아일랜드 마하선원에서 열리는 요가반의 수강생들이 서천 스님(맨 왼쪽) 지도로 요가 동작을 하고 있다.
   롱아일랜드에는 한인사찰이 하나 밖에 없다. 올드웨스트베리에 1999년 문을 연 마하선원(주지 서천 스님). 이 선원이 개원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운영하는 프로그램이 하나 있다. 바로 요가다.

   선원이 처음 요가를 시작했을 때는 거리 많은 사람이 찾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미국·한국 등 전 세계적으로 웰빙 건강으로 자리잡아 가는 요가 열풍으로 불자 뿐 아니라 가톨릭·개신교 신자 등 찾는 발길이 잦아졌다.

   또한 서천 스님이 가르치는 하타요가가 일반 요가학원에서 보다 마음공부에 아주 효과적이라는 소문이 나자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로 서천 스님은 한국의 해인사, 불국사 등 선방에서 꾸준히 요가를 배웠고 인도로 건너가 1년간 체계적으로 요가를 수행했다. 스님의 수업을 들으려는 대기자 명단에 올려 놓고 기다려야 할 정도다.

   서천 스님은 “요가는 자기를 바르게 보고 마음을 바르게 세울 수 있는 마음공부에 큰 도움이 된다”면서 “육체적 건강은 물론 정신 건강도 자연스럽게 좋아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마음공부=지난 22일 5개월 만에 다시 요가반이 시작됐다. 영하의 차가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20여명이 첫 공부를 시작했다. 이들 가운데 요가를 몇년 배운 이들도 있지만 이날 처음 등록한 사람도 제법 많았다.

   서천 스님은 이들을 위해 요가를 자세히 설명했다.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단순히 스트레칭(체조)하고 서커스처럼 괴상한 자세를 취하는 것이 요가가 아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호흡으로 몸과 마음을 연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요가 동작 하나하나를 할 때마다 호흡과 하나가 될 수 있도록 정신을 집중해야 한다. 호흡·동작·정신이 일치 될 때 제대로 마음을 다스릴 있다는 것이다.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얻었다는 위빠사나 수행법에서도 호흡을 중요하게 여긴다.

   말이 쉽지 처음 배우는 이에게 동작조차 따라하기 쉽지 않는데 호흡까지 신경 써야하니 여간 힘든게 아니다. 스님은 이 과정이 바로 수행이고 정진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4년째 마하선원서 요가를 배우는 선미선(롱아일랜드 베스페이지)씨는 “성질이 꽤 급해 살아가면서 상당히 불이익을 당한 경우가 많았다”면서 “요가를 배운 후부터는 스스로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힘이 생겼다”고 자랑했다.

   심씨는 “몇해전 바닷가에서 열린 1박2일 수련회 때 해돋이를 보며 요가(태양예배)를 했을 때 손끝부터 발끝까지 온몸에 받은 짜릿함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가톨릭 교인인 그는 이날 15살된 아들과 함께 배우고 있다.

   불자인 임미숙(롱아일랜드 포트워싱턴)씨는 “참선반에서 공부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요가반에 등록했다”며 “요가 동작을 하면서 호흡한다는 것 자체가 일상사에서 화두를 놓치지 않고 공부하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타종교인이 절반=힌두교에서 시작한 요가가 불교 수행자들도 상당히 많이 이용했기 때문에 힌두교도나 불자에게 낯설지 않다. 하지만 개신교인이나 가톨릭 신자들에겐 요가가 썩 내키지 않을 수 있다.

   하나님(하느님)을 유일신으로 믿는 기독교인에겐 그럴 수 밖에 없다. 요가의 최고 경지인 나와 자연이 하나될 때, 바로 신과 나가 하나가 되는 ‘신아일치경’에 다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성당이나 교회에선 요가 배우는 것을 탐탁치 않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교인들은 요가가 종교적인 색채를 지녔다는 것에 대해 수긍하지 않고 있다.

   단순히 자기 자신을 개발하고 건강을 위해서 오히려 괜찮다는 생각이다. 한국 일부 교회에선 요가반을 운영하는 곳도 있다. 미국 교회에선 일부 반대도 있지만 요가클럽을 운영하는 곳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마하선원 요가반도 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등록한 20여명 중 절반이 성당, 교회를 다니거나 종교가 없는 이들이다. 지난 10년간 요가반을 거쳐간 250명도 이와 비슷한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조앤 전(베이사이드)씨는 “종교와 무슨 상관이냐”며 “마음의 평화가 있어 너무나 좋다”고 말했다. 그는 성당을 다닌다.

   서천 스님은 “단지 이민생활에 힘들고 지친 이들에게 정신적인 편안함과 육체적인 건강을 유지하고 회복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라며 “종교를 강요해서도 안되고 그럴 필요성도 못 느낀다”고 설명했다. 요가반 수강료는 1개월에 20달러 정도로 내고 싶은 만큼 내도 된다.

   서천 스님은 지난 79년 출가해 해인사, 불국사 등에서 수행하다 95년 도미해 뉴욕미래불교원장, 플러싱 정명사 주지를 지냈으며 뉴욕불교사원연합회장 등을 역임했다.

정상교 기자 jungsang@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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