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불교 까규파의 17대 까르마파인 오겐 틴레 도르제〈사진〉가 올해 유럽을 방문할 예정이다. 까르마파의 유럽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코틀랜드의 온라인매체 스콧츠맨닷컴은 최근 기사를 통해 “티베트 불교의 가장 중요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인 까르마파가 그의 첫 유럽 순방의 일환으로 올해 스코틀랜드를 방문한다”고 전했다.
자세한 날짜나 일정 등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6월 25일 스코틀랜드의 주도인 에든버러에서 법회가 열릴 예정이라고 언론은 전하고 있어 이 기간을 전후해 유럽 순방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번 행보는 까르마파의 첫 유럽 방문이라는 점에서 성사될 경우 지난 2008년의 미국 방문에 이어 까르마파의 국제적 입지를 다시 한 번 높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보도에 따르면 까르마파는 에든버러에 위치한 어셔 홀에서 시민들과 공식 대화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또 스코틀랜드 서남부 덤프리셔에 세워진 서구 최초의 불교사원 ‘삼예링 티베트 센터’도 방문한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삼예링 사원은 전대의 까르마파인 16대 까르마파 랑중 링파 도르제가 두 차례 방문, 사원 설립을 돕기도 했다. 16대 까르마파는 삼예링 사원이 유럽에서 가장 성공한 사원이 될 것이라고 예견한 바 있다.
삼예링 사원의 한 스님은 “까르마파는 새로운 시대에 대한 비전과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힘을 갖고 있다”며 “그는 환경문제에 매우 큰 관심을 갖고 있으며 (해법을 제시하는) 현대인의 진정한 스승”이라고 강조했다.
까르마파는 그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방문의 목표가 “16대 까르마파의 발자취를 따르는 것”이라며 “그가 유럽과 유럽인의 마음속에 남겨놓은 가르침과 그의 말씀, 행보를 잘 계승해서 지속적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라고 밝히고 있다. 까르마파는 또한 “세상의 사람들이 바깥의 물질만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행복과 건강한 삶을 찾을 수 있는 길을 발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고도 강조했다.
스코틀랜드 정치계의 존경받는 원로정치인이자 최근 티베트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후 6월 25일 에든버러 법석을 마련한 데이비드 스틸 경은 “이 훌륭한 젊은이와 그의 가르침을 대중에게 전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그의 가르침은 행복의 열쇠”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삼예린 사원의 애니 린체 칸드로 사무관은 “많은 불자들에게 까르마파의 방문은 꿈이 이뤄지는 일”이라며 “너무 흥분돼 있으며 반드시 이뤄지길 바란다”고 기대를 밝혔다.
남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