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News | 오지주민들 생활 나아지길 기원(불교신문 11/08/30)

페이지 정보

작성자관리자 작성일11-09-28 18:05 조회1,559회 댓글0건

본문

동티모르의 중부산악 지대에 위치한 아수마노 마을의 식수개선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한국을 떠난지도 어느새 세 달, 아수마노 마을에서의 정착생활을 시작한지도 어느덧 두 달이 되어간다. 평생 서울에서만 살아왔으니, 이곳 마을에서의 생활이 매일매일 새로운 경험이 아닐 수 없다.

주민3000여 명의 이곳 아수마노 마을에는 전기 및 상하수도 시설과 병원이 없고 또한 가장 가까운 도시지역에 가기 위해서는 1시간을 걸어 옆 마을로 이동한 후 다시 그곳에서 언제 올지 모르는 기약 없는 승객 수송용 트럭을 기다려야 한다.

   
 
지역 조사를 위해 방문했던 한 가정의 주민은 응급환자가 생기면 4시간을 걸어서 시내병원에 가야한다고 해서 ‘응급 환자가 4시간을 어떻게 걷느냐’고 묻자 ‘그러면 다른 수가 있느냐’고 필자에게 반문했다. 더 이상 할 말을 찾을 수 없었다.

저녁 7시만 되면 집안이 온통 어두워져 촛불을 켜지 않고선 아무것도 볼 수 없게 되는데 한국에서는 늘상 밤 12시가 넘어야 잠자리에 들곤 했던 필자로서는 촛불을 켠 채 저녁을 먹은 후 바로 잠자리에 들어야 하는 생활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캄캄한 방에 들어서면 방문 옆 벽 어딘가에 있을 것만 같은 전등 스위치를 나도 모르게 더듬어 찾기를 처음 며칠간 계속하기도 했다.

아수마노 마을의 주민들이 겪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상하수도 시설의 부재다. 마을주민의 절대 다수가 물을 매일 가까운 계곡에서 길어서 쓰고 있으며, 이로 인해 야기되는 문제는 위생교육과 경제발전에 이르기까지 매우 폭넓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심지어 마을의 유일한 교육시설인 초등학교에도 상하수도 시설이 없어 학생들은 매일 등굣길에 물통을 지고 가야하고 물이 없는 학교 화장실은 무용지물이 된 지 오래여서 학생과 선생님 너나 할 것 없이 쉬는 시간엔 학교 주변 숲 속에서 볼 일을 봐야 한다.

이러한 아수마노 마을의 물 부족 문제와 관련된 실태파악을 위해 매일매일 마을의 각 지역들을 방문하고 있다. 마을주민들이 물을 길어 오는 계곡 수원지 방문을 위해 종일 산에 오르기도 하고 가능한 많은 가정을 방문하여 인터뷰를 실시하는 등 최대한 정확하고 많은 정보를 수집하여 앞으로 진행할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현재 진행 중인 조사과정의 목표다.

조사가 끝나고 실질적인 프로젝트 진행이 이루어져 아수마노 주민들의 생활이 나아질 수 있게 될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댓글
주제와 무관한 댓글, 악플은 삭제될 수 있습니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