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6일 라오스 비엔테안에 위치한 조계종 복지재단이 운영하게 될 유치원 기공식에서 참석자들이 시삽을 하고 있다.
조계종 사회복지재단(대표이사 자승스님, 조계종 총무원장)이 지난 2일부터 7일까지 동남아 불교국가 라오스 일원에서 재단 산하시설 시설장 해외연수를 실시했다.

특히 복지재단은 복지관, 어린이집, 장애인 시설 등 재단 산하시설 종사자 30여 명이 동참한 이번 해외연수를 통해 라오스에 유치원 건립을 위한 기공식과 현지 저소득층 시각 장애인들을 위한 개안수술을 지원하는 협약식 체결하는 등 동남아 국제구호의 첫발을 내딛는 성과를 거뒀다. 해외 복지활동을 통해 한국불교의 위상을 한껏 드높인 자비실천 현장을 동행 취재했다.

중국 운남성에서 내려온 강줄기를 받아 메콩강의 중상류 지역에 위치한 내륙 국가 라오스. 국민 90% 이상이 불교신자인 동남아의 대표적인 불교국가로 어디를 가든 사원과 주황색 가사를 입은 스님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1인당 국민소득이 1900여 달러로 국가예산의 대부분을 해외원조에 의존하는 동남아 최빈국 가운데 한 곳이다. 라오스에서는 의료복지는 너무나 먼 이야기다. 평균수명이 60세를 넘지 못하는 이곳에서는 국민 대부분이 의료사각지대에서 제대로 된 진료한번 받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고 있다.

   
지난 6일 라오스 국립안과센터에서 열린 시각장애 개안수술 지원 협약식.

때문에 복지재단 상임이사 종선스님을 단장으로 재단 산하시설장, 직원 등 30여 명으로 구성된 해외연수단이 라오스 첫 번째 국제구호사업으로 현지 주민들의 개안수술 지원을 택했다. 해외연수 마지막 날인 지난 6일 오전 라오스 비엔티안에 위치한 국립안과센터에서 이건태 주라오스 대사 등 양국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저소득층 시각장애 환자 개안수술 지원을 위한 협약식을 체결했다.

이번 지원은 안과 개안수술을 통해 시력을 회복한 국내 후원자가 지난 5월 복지재단에 “제3세계 어린이들의 개안을 돕는데 써 달라”며 후원금을 보시해 이뤄졌다. 복지재단은 국립안과센터와 연계해 올해 말까지 어린이 300명에게 개안수술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후원금을 모연해 매년 정기적으로 현지 어린이들의 개안수술비를 지원할 방침이다. 복지재단 상임이사 종선스님은 “안과질환으로 고통 받는 라오스 국민들에게 광명을 되찾아 주고자 이번 협약을 맺게 됐다”면서 “앞으로 정기적으로 개안수술을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라오스에는 안과 수술을 집도할 수 있는 전문의는 10여 명에 불과하고 병원 역시 수도 비엔티안에 집중돼 있다. 하지만 국민 가운데 백내장을 앓고 있는 환자만 1만2000여 명에 이르고, 이들 대부분이 경제적 어려움으로 수술을 받지 못해 시력을 상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툰 국립안과센터장은 “한국 불교계의 관심과 지원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면서 “형편이 어려운 국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의료진들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와 함께 개안수술 협약식에 이어 비엔티안 찬타부리 구청을 방문했다. 이곳에서 유치원 건립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기 위해서다. 이 자리에는 우리나라 교육청장에 해당하는 씨수판 테파쑥완 비엔티안 교육위원장과 짠턴라짜탁 찬타부리 부구청장 등 현지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협약식 체결이 끝난 직후 인근에 위치한 유치원으로 자리를 옮겨 기공식을 갖고 원생들에게 학용품 등을 전달하며 격려의 시간을 가졌다. 테파쑥완 비엔티안 교육위원장은 “이번 지원으로 라오스 미래를 책임질 인재양성은 물론 지역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한 복지재단은 라오스 수상실 산하 국가개발위원회에서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는 강병원 씨를 라오스 국제구호 프로젝트 매니저로 위촉하고 이 자리에서 위촉장을 전달했다. 강병원 씨는 “오늘 첫 삽을 뜬 복지재단 유치원이 동남아 국제구호 거점이 될 수 있도록 맡은 바 소임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조계종 복지재단 상임이사 종선스님이 유치원 기공식 직후 원생들에게 합장주를 직접 나눠주고 있다.

앞으로 복지재단이 직접 운영하게 될 유치원은 비엔티안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대지 1650여m²(500여 평), 단층건물 160여m²(50여 평) 규모인 유치원에는 현재 1~5세 아동 50여 명이 교육을 받고 있다. 복지재단은 노후화가 심각한 이곳을 리모델링해 현대식 시설로 개선하고 유치원 교사 인건비를 지원해 현지 어린이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할 방침이다.

또 부지 내에 게스트 하우스도 마련해 해외복지 전진기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날 기공식을 시작으로 3개월의 공사기간을 거쳐 올해 말 개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종환 복지재단 사무국장은 “앞으로 라오스 불교계와 연계해 중장기적인 발전계획을 수립함으로써 한국 불교사회복지 모델을 현지에 전수하는 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