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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조계사-불교신문, 미얀마 행복성지순례 현장(불교신문 11/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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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관리자 작성일11-12-29 11:27 조회1,98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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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성지순례단이 지난 20일 미얀마 양곤 쉐와인 초ㆍ중학교를 방문해 화장실 준공식과 후원물품 전달식을 가졌다.

서울 조계사(주지 토진스님)는 불교신문(사장 수불스님)과 공동으로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6박7일 일정으로 동남아시아 불교국가인 미얀마 일원에서 성지순례를 진행했다.

조계사는 ‘동체대비, 자리이타 정신을 실천하는 행복순례’를 주제로 떠난 이번 순례를 통해 미얀마 현지 초.중학교에 화장실을 준공하고 어린이들에게 학용품을 전달하는 등 종단 나눔결사의 영역을 해외로 확장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국제구호활동을 통해 한국불교의 위상을 한껏 드높인 자비실천 현장을 동행 취재했다.

   
전 국민의 90%가 불교신자인 동남아 대표적인 불교국가 미얀마. 우리에겐 ‘버마 아웅산 폭탄테러 사건’으로 널리 알려져 있고 영국 식민지, 군정의 공포정치 등 가슴 아픈 역사를 지니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여전히 정치상황이 복잡하지만 미얀마에 평화로움이 한껏 깃들어 있는 것은 오래도록 이어온 불심(佛心)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군사 독재 이후, 왕정시대의 화려함은 사라지고 세계 빈국의 하나가 된 상태다. 특히 어린이들의 교육, 생활환경은 여느 동남아시아 빈국과 다르지 않다.

이에 조계사는 불교계 국제구호단체인 사단법인 로터스월드와 지난 5월21일 경내 대웅전에서 ‘나눔ㆍ실천도량 선포식’을 열고 현지 저소득층 어린이들이 생활하고 있는 초등학교와 고아원에 화장실을 새로 지어주는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조계사 주지 토진스님과 불교신문 주간 장적스님을 비롯해 조계사 신도회 임원, 종무원 등 20여 명이 동참한 이번 순례에서는 화장실 개선사업의 구체적인 결과물을 재확인했다.

신축 화장실 위생 개선 도움

보육원 이어 두 번째 성과

순례 일정 마지막 날인 20일 순례단은 양곤 동쪽 외곽 빈민가 밀집지역에 위치한 쉐와인 초.중학교를 방문해 화장실 준공식과 후원물품 전달식을 가졌다.

조계사 주지 토진스님은 이 자리에서 “한국전쟁 이후 한국이 경제적으로 어려웠을 때 미얀마에서 도움을 줬던 만큼 이제야 그 빚을 조금이나마 갚게 됐다”면서 “앞으로 어린이들이 건강하게 자라서 미얀마 국익을 이끌 인재로 자라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킹마뽄 쉐와인 초.중학교장은 “조계사와 한국불자들의 후원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면서 “평소 배앓이를 하는 어린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지역사찰이 운영하고 있는 이곳에는 초등학생 210명, 중학생 150명이 공부를 하고 있다. 스님들이 직접 교육을 담당하고 있으며 예비승려를 배출하는 교육기관이다. 이날 선보인 화장실은 정화조 매립방식의 4칸짜리 수세식으로 500여 만원의 공사비가 소요됐다. 조계사는 지난 7월 미얀마 양곤 다곤지역에 위치한 찬따아잉 보육원에 이어 두 번째로 화장실을 준공하게 됐다.

불교신문 주간 장적스님은 “미얀마에서는 열악한 화장실에서 발생하는 각종 질병으로 매년 1만여 명의 아동들이 사망하고 있다”면서 “이곳에서도 재학생 대부분이 화장실이 아닌 학교 인근 풀숲에서 용변을 해결해왔던 만큼 앞으로는 수세식 화장실이 들어서 학생들의 위생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순례단이 새로 준공한 화장실을 둘러보고 있는 모습.
순례단은 화장실 준공과 함께 이날 어린이들에게 학용품과 옷, 생필품 등 후원물품을 전달하며 온정을 나눴다. 황순희 조계사 보현법회장은 “고사리손을 모아 합장하는 어린이들을 보니 너무 귀엽고 대견스러웠다”면서 “깨끗한 화장실에서 어린이들이 건강하게 자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계사는 앞으로 미얀마 현지에 국제구호를 위한 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불교계와 왕성한 교류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미얀마 화장실 개선사업의 실무를 담당한 로터스월드 캄보디아아동센터 원장 효진스님은 “현지에 소문이 나면서 각 학교에서 화장실 신축 요청이 쇄도하는 등 현지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면서 “앞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지원 영역을 확장해야 하는 만큼 한국 사부대중의 많은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고 밝혔다.  
 

■ 조계사 주지 토진스님

“성지순례는 자비행 실천으로”

   
 
“사찰에 법당과 교육시설, 수행공간이 함께 공존해야 불교가 발전할 수 있습니다. 미얀마 불자들이 수천 년 동안 불교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이 세 박자를 골고루 갖췄기 때문입니다. 이번 순례가 그 가치를 깨닫는 중요한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미얀마 일원에서 진행된 성지순례를 원만히 회향한 조계사 주지 토진스님. “기존 성지순례의 개념을 넘어 한국불교의 자비행과 자리이타 정신을 실천하고자 했다”는 스님은 순례에 대한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토진스님은 “미얀마는 1인당 국민소득이 수 백 달러밖에 되지 않지만 불교교육 시스템만큼은 한국불교에 뒤지지 않는다”면서 “순례를 통해 미얀마 불교교육시설을 둘러보고 교육과 수행의 필요성을 확인하고 이를 벤치마킹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현지에 법인을 설립해 형편이 어려운 어린이와 주민들을 위한 국제구호활동을 전개할 것”이라며 “더불어 현지 불교계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어 학술, 인적교류를 이어갈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 조계사 미얀마 성지순례 이모저모

“행복한 순례였어요”

조계사와 본지가 진행한 이번 미얀마 순례의 주제는 ‘동체대비, 자리이타 정신을 실천하는 행복순례’다. 때문에 순례단은 단순한 성지를 참배하는 기존 순례를 넘어 발길이 머문 곳마다 자비를 실천하고 현지 불교문화를 체험하며 신심을 다졌다.

순례단의 공식 일정은 미얀마 방문 둘째 날인 16일 미얀마의 대표적인 불교유적지인 ‘불탑의 도시’ 바간에서 시작됐다. 세계 3대 불교 유적지 중 한 곳으로 꼽히는 이곳에서 순례단은 쉐산도 사원, 마누아 사원, 아난다 사원 등 불교유적을 잇달아 참배했다.

특히 쉐산도 사원 사리탑 정상에서 즉석법회를 마련하고 조계사 주지 토진스님의 법문과 참선 등을 진행하며 순례의 의미를 되새겼다. 토진스님은 이 자리에서 “미얀마 불자들이 오래도록 어떻게 불교를 지켜왔는지 가슴 깊이 새겨 앞으로 신행활동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유적지 참배 후 즉석 법회 열어

현지 스님 위해 후원금도 전달

순례단은 이튿날인 17일 미얀마 문화와 종교의 중심지인 만달레이를 찾았다. 이들은 이날 오전 1500여 명의 현지 스님들이 수행하고 있는 마하간디용 승가대학을 방문했다. 이곳은 하루 유일한 한 끼의 공양을 위한 탁발행렬을 보기 위해 전 세계 관광객이 몰리는 곳으로 유명하다. 순례단도 이날 탁발에 나선 스님들에게 각자 준비한 공양물을 올리며 불자로서 예를 갖췄다.

또한 마하간디용 승가대학 부총장 우윈니드라 스님을 예방해 현지 스님들의 교육지원을 위한 후원금을 전달하며 온정을 나눴다. 우윈니드라 스님은 이 자리에서 “보시는 불제자로서 중요한 공덕으로 앞으로 보시와 수행을 열심히 해 행복한 삶을 살길 바란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19일 다시 양곤을 찾아 보시행을 이어갔다. 이날 양곤 마하시명상센터와 쉐믹주 고아원을 잇달아 방문해 후원금과 물품을 전달했다. 특히 쉐믹주 보육원은 로터스월드가 미얀마에 진출한 이래 첫 번째 화장실을 신축한 곳으로 현재 고아 100여 명을 포함해 250여 명의 어린이가 교육을 받고 있다. 세야니 쉐믹주 보육원장은 “화장실 신축이후 배 아픈 어린이 수가 크게 줄었다”면서 “어린이 교육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조계사 성지순례단이 16일 미얀마 바간 쉐산도 사리탑 정상에서 법회를 열고 참선을 하고 있다.
순례 마지막 날인 20일 오전 순례단은 양곤에 위치한 시타구 승가대학을 방문했다. 경전공부, 수행, 불법의 이해 등을 전하기 위해 설립된 이곳은 스님과 불자에게 대학, 대학원 수준의 불교를 가르치는 국제규모의 교육기관이다.

순례단은 이곳에서 둘러보며 미얀마의 수준높은 불교교육을 체험하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조계사 주지 토진스님과 불교신문 주간 장적스님은 이 자리에서 시타구 승가대학 총장 랸또릭따라 스님, 부학장 똔뜨라 스님 등 현지 스님들의 국내 초청을 정식으로 제안하며 향후 양국 불교교류의 초석을 다졌다.

김종호 조계사 신도회 사무총장은 “이번 순례를 통해 미얀마 불교교육과 불자들의 높은 수준을 확인했다”면서 “앞으로 신도회 운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얀마 바간ㆍ만달레이ㆍ헤호ㆍ양곤=허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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