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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지구촌공생회, 미얀마 '스터디투어' 현장(불교신문 11/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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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관리자 작성일12-01-03 14:37 조회1,82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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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글라따지 초등학교를 방문해 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지구촌공생회 이사장 월주스님. 아이들이 얼굴에 바른 분말은 현지인들이 남녀노소 사용하는 천연화장품 ‘따나카.’

불교계의 대표적인 국제개발구호단체인 지구촌공생회(이사장 월주스님)가 펼치고 있는 미얀마 교육재건 현장을 탐방했다. 지난 9일부터 14일까지 양곤과 바간, 만달레이와 민군 지역을 돌며 지구촌공생회가 건립한 교육시설과 미얀마 불교문화유적을 둘러보는 여정이었다. 2003년 창립된 지구촌공생회는 미얀마를 비롯해 캄보디아 라오스 몽골 네팔 케냐 등 6개 저개발국에 지부를 두고, 교육지원 및 주민 생활환경 개선사업에 힘쓰고 있다. 미얀마에 대한 지원규모는 총 7억 원 가량으로, 캄보디아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밍글라따지 초등학교에 학용품을 선물한 지구촌공생회. 지구촌공생회는 3년 반 만에 초등학교 6곳에 새로운 교사를 건립하며 교육불사를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아울러 정기적으로 교복과 학용품, 교사들의 사무용품을 보내주며 한국불교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지구촌공생회가 미얀마와 인연을 맺은 것은 3년 전 여름이다. 2008년 5월 초대형 태풍 나르기스가 미얀마에 불어 닥쳐 14만여 명의 국민이 희생됐다. 지구촌공생회는 이때 붕괴 피해를 입은 에야와디 지역 예뒹공 중학교에 쌀과 식수를 지원하며 이들의 절망을 달랬다. 이후 이사장 월주스님의 노력과 7000여 회원들의 후원에 힘입어, 보시행은 파죽지세를 달렸다.

현재 전국에 걸쳐 6곳의 초등학교를 지원하고 있다. 예뒹공 중학교를 시작으로(2009년9월 준공), 쌴마띠따의 화석죽 초등학교(2009년9월), 바고의 마닛야마 초등학교(2010년1월), 따인떼야 화엄초등학교(2010년1월), 바간 파욱쉐핀 초등학교와 밍글라따지 초등학교(이상 2010년12월)에 신축 교사(校舍)를 지어줬다. 단 3년 반 만에 이뤄낸 값진 결실이다. 동시에 정기적으로 교복과 학용품, 사무용품을 보내주며, 미얀마의 미래를 보살피고 있다.

   

지구촌공생회가 지어준 파욱쉐핀 초등학교 신축 교사(校舍). 지구촌공생회는 현재 에야와디 지역 예뒹공 중학교, 쌴마띠따의 화석죽 초등학교, 바고의 마닛야마 초등학교, 따인떼야 화엄초등학교, 바간 파욱쉐핀 초등학교와 밍글라따지 초등학교 등 6곳의 초등학교를 지원하고 있다.

1988년 쿠데타로 집권한 미얀마 군부는 지속적인 ‘우민화’ 정책으로 국민들의 정치의식을 억압해왔다. 비근한 예가 교육의 방치인데, 공교육에 거의 예산을 투입하지 않는 형편이다. 이들의 속어로 ‘쭈씬(Tuition)'이라 불리는 과외교습이 열악한 교육현실의 단면이다. 현지 가이드에 따르면 쭈씬은 졸업과 진학을 위해 반강제적으로 받아야 하는 사교육으로, 초등학생부터 대학생에게까지 만연한 악습이다. 학교에서 주는 월급만으론 도저히 생계를 꾸릴 수 없는 교사들은 이를 통해 가욋돈을 챙긴다.

‘나라님’도 백성들도 그다지 국가의 장래를 고민하지 않는 세태는 국력의 쇠약으로 연결된다. 티크나무의 최대 생산지인 미얀마엔 보석과 같은 지하자원이 풍부하다. 더구나 산유국이다. 축복받은 땅이지만, 교통과 통신 등 사회간접자본이 미흡한 데다, 외국과의 무역에도 인색한 폐쇄적 체제다. 1960년대만 해도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부국이었으나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는 형편이다. 누군가는 ’시간이 멈춘 땅‘이란 표현을 썼다. 미얀마(Myanmar)란 국호는 역설적이게도 ‘빠르고 강하다’는 뜻이다.

   

따인떼야 화엄초등학교에서 만난 미얀마 동자승들. 미얀마는 전체 국민의 90%가 불자이며 무엇보다 돈독한 불심으로 유명하다. 한국의 예비 장인들이 사위가 될 남자에게 ‘군대는 갔다왔느냐’고 물어보는 것처럼, 이곳에서는 출가 경험 유무를 따진다. 그만큼 사람의 됨됨이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인 것이다.

 

그럼에도 문맹률은 20%를 밑도는데, 인근의 빈국에 비해 매우 양호한 수준이다. ‘폰지짜웅.’ 스님들이 운영하는 학교가 상당한 기여를 했다. 미얀마의 일반적 학교를 의미하는 ‘짜웅’은 ‘폰지짜웅’에서 유래했다고 전한다. 인구의 90%가 불자일 만큼 국민들의 불교에 대한 예경과 신뢰는 굳건하다. 모든 가정에 불단이 있으며, 이들에게 하루 일과의 시작은 불단에 올려놓은 꽃과 물과 과일을 새것으로 바꾸는 일이다. 미얀마에서 스님은 절대적인 인격체다. 사찰은 부모들의 전폭적인 기대에 부응해, 아이들에게 국어와 셈법을 가르치며 인재양성을 지탱하고 있다.

지구촌공생회가 돕고 있는 학교 가운데 화엄초등학교와 화석죽초등학교가 ‘폰지짜웅’이다. 이번 탐방은 교육지원 현장 점검과 함께 각 학교의 민원을 해소해주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 또한 만달레이 흘레구 응아수 따웅 지역을 들러 새로 지을 학교 부지를 답사하기도 했다. 국가가 손을 놓은 ‘백년지대계’를, 한국불교가 미얀마 스님들을 도와 대신 거들어주고 있는 셈이다. 다만 지난해 11월 총선거를 통한 민정이양으로, 미량이나마 개방과 변화의 기운이 감지된다. 이사장 월주스님은 “저개발국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고 훌륭한 불자로 자라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불교의 미얀마 개발구호는 민간외교 차원에서도 커다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지구촌공생회가 설치한 물탱크에서 물을 뜨고 있는 포니깡 마을 주민들. 이라와디 강의 물줄기를 끌어들여 저장할 수 있는 물탱크 덕분에, 370명의 주민들이 식수 걱정을 덜게 됐다. 주민들은 가난한 살림에도 지구촌공생회 방문단을 극진히 대접해 눈길을 끌었다.

 

아울러 지구촌공생회가 바간의 오지마을 포니깡에 설치해준 물탱크 역시 그야말로 ‘단비’였다. 최근 들어 우기에도 비가 충분히 내리지 않아 사막화가 진행되는 상황이다. 이라와디 강의 물줄기를 끌어들여 저장할 수 있는 물탱크 덕분에, 370명의 주민들은 식수 걱정을 덜었다. 사람들의 순한 마음에 감동한 월주스님은 옆 마을에도 물탱크를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했다. 차가 지나갈 수 있도록 흙길을 맨손으로 다져주고, 한눈에 봐도 극빈한 살림을 아끼고 쪼개 손님들에게 잔치를 열어주는 사람들이었다.

이번 현장방문의 제목은 ‘스터디투어.’ 현지답사와 함께 초행길인 참가자들에게 미얀마 불교의 아름다움과 불자들의 순정을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다. 월주스님을 위시해 중앙승가대 교수 성우스님(군산 은적사 주지), 송재옥 시인, 신도 김완자 엄승희 홍성민 채혜숙 씨, 지구촌공생회 이정순 팀장, 신준욱 미얀마지부 프로젝트 매니저 등이 동참했다. 처음 미얀마를 여행한 신도들은 “가난하고 위험한 나라인 줄만 알았는데 막상 와서 보니 편견임을 알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월주스님은 사업현황 점검과 불교유적 안내를 동시에 완수하며, 이번 순례에서도 강철체력을 과시했다. ‘佛法在世間 不離世間覺 離世覓菩提 恰如求兎角(불법은 이 세간 가운데 있는 것, 세간을 떠나서는 깨닫지 못하네. 세간을 떠나서 보리를 찾음은 마치 토끼의 뿔을 구함과 같으니라.) 스님이 인용한 육조 혜능스님이 설한 무상송(無相頌)의 한 구절이자, 당신이 자비행에 올곧게 매진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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