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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108산사순례, 네팔 룸비니 채화의식 현장(불교신문 13/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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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관리자 작성일13-05-31 18:46 조회1,71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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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산사순례기도회’는 지난 4월18일 네팔 룸비니에서 ‘평화의 불 한국이운 기념법회’를 봉행했다.

한반도와 세계평화 염원

부처님 탄생성지서 채화

중국 등 거쳐 국내 이운

임진각에서 점화식 예정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준비 등 남북관계가 급속히 경색된 가운데 불교계 신행단체가 부처님 탄생성지에서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위한 대규모 법회를 봉행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불교계 대표적인 신행단체인 ‘선묵 혜자스님과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순례기도회’는 지난 4월18일 오전 네팔 룸비니에서 ‘평화의 불 한국이운 기념법회’를 봉행했다. 긴장이 고조된 한반도에 부처님의 따뜻한 자비의 온정을 전해줄 구법현장을 동행 취재했다.

 

“부처님이 첫 발을 내딛은 룸비니 동산에서 채화한 평화의 불이 대한민국 땅에 원만히 이운돼 남북통일의 단초를 마련하고 평화가 정착되기를 간절히 발원합니다.”

대한민국 정전 60주년을 맞아 ‘분단의 벽을 넘어 평화를 꿈꾸다’를 주제로 열린 이번 기념법회는 네팔 룸비니에서 채화한 평화의 불을 육로를 통해 국내로 이운하는 구법 순례의 서막을 알리는 행사다. 108산사순례기도회를 이끌고 있는 서울 도선사 주지 선묵스님을 비롯한 60여 명으로 구성된 순례단은 지난 4월15일 네팔 카트만두 국제공항에 입국해 포카라를 거쳐 이날 룸비니에서 채화행사를 진행했다.

선묵스님은 이 자리에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평화의 정착과 남북한 화해를 기원하는 평화의 불을 성대하게 봉송하는 것은 매우 뜻 깊은 일”이라며 “이를 계기로 부처님의 평화사상과 자비정신이 전 세계에 널리 퍼지길 간절히 기원한다”고 밝혔다. 특히 룸비니 개발위원회 부위원장 아차르야 카르마상 셀파 스님, 커먼 싱 라마 주한네팔대사 등 사부대중 500여 명이 참석한 이날 기념법회에는 조계종 교육원 주관으로 해외연수교육에 나선 조계종 고시위원장 지안스님 등 종단 스님 60여 명도 동참해 의미를 더했다. 

   
선묵스님이 4월19일 카트만두 대통령궁에서 람 바란 야다브 대통령으로부터 룸비니에서 채화한 평화의 불을 전달받는 모습.

이날 기념법회는 진행과정 보고, 축사, 양국 전통공연, 평화의 불 채화 순으로 진행됐다. 선묵스님, 커먼 싱 라마 대사 등과 함께 채화의식에 동참한 아차르야 카르마 셀파 스님은 “이번 행사를 위해 영국 런던 일정을 축소해 급히 귀국했다”면서 “이를 계기로 한반도에 평화의 씨앗이 심어지길 바라고 양국의 우호도 더욱 증진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룸비니 국제사원지구와 성문지구 사이에 조성돼 있는 평화의 불은 지난 1986년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와 네팔 안나푸르나 좀솜 지역의 불을 함께 가져와 합쳐놓은 것으로 부처님의 자비를 상징하며 현재까지 꺼지지 않는 불로 알려져 있다. 순례단은 기념법회에 이어 채화한 평화의 불과 함께 마야부인이 부처님을 낳은 장소인 마야데비 사원으로 이동해 사원을 참배하고 명상의 시간을 갖는 등 행사의미를 되새겼다.

이와 함께 순례단은 이날 오후 4월19일 네팔 카트만두에서 예정된 평화의 불 전달행사를 위해 수도 카트만두로 이동했다. 전 국민의 80%가 힌두교 신자임에도 평화의 불을 앞세운 순례단의 버스가 지나가는 마을마다 수천여 명의 현지 주민이 나와 보리수 잎과 꽃잎을 뿌리며 열렬히 환영했다. 불교신자가 많은 네팔 중소도시 나랑가드를 방문했을 때는 순례단을 보기 위해 주민 1만여 명이 운집해 일대 교통이 마비되는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순례단은 19일 오전 카트만두 외교부 청사 앞에서 람 바란 야다브 대통령, 람 쿠마르 스리스라 문화관광부 장관, 프라사드 기미레 외교부 장관, 김일두 주네팔 대한민국 대사 등 양국 정부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평화의 불 전달식을 가졌다. 람 바란 야다브 네팔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선묵스님에게 룸비니에서 채화한 평화의 불을 전달하며 한반도와 세계평화를 발원했다.

선묵스님은 “먼 옛날 우리의 선사들이 걸어오셨던 구법의 실크로드를 따라 평화의 불을 이운해 한국에 평화의 불을 밝히고자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면서 “한반도 더 나아가 인류의 평화를 위해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씨로 기억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람 쿠마르 스리스라 문화관광부 장관도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이번 행사는 네팔과 한국 국민 모두에게 큰 의미가 있다”면서 “이를 통해 양국의 인연이 더욱 깊어져 앞으로 다양한 교류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순례단은 전달식을 끝으로 1차 네팔 구법순례 일정을 마무리했다. 선묵스님은 순례단 규모를 축소해 KBS 다큐멘터리 제작진과 함께 이날 2차 순례를 위해 티베트로 향했다.

이어 오는 23일부터 29일까지 중국 거얼무, 돈황, 난주, 서안 등을 방문한다. 또 29일부터 5월1일까지 중국 서안, 낙양을 거치고 청도를 출발한 국제여객선을 통해 5월2일 귀국할 예정이다. 같은 날 오후4시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광장에서 평화의 불 점화식을 봉행한 후 서울 도선사로 이운해 경내에 봉안할 계획이다.

 

 

 

■ 인터뷰 / 서울 도선사 주지 선묵스님

“평화의 불, 평양 거쳐 이운하고 싶다”

   
 

“부처님 탄생성지에서 채화한 평화의 불이 남한은 물론 금강산 신계사 등 북녘 땅에도 환하게 밝힐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선묵 혜자스님과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순례기도회’를 이끌고 있는 서울 도선사 주지 선묵스님〈사진〉은 네팔 룸비니에서 채화한 평화의 불이 한반도 긴장완화에 단초를 제공할 것을 기대하며 이 같이 강조했다. 룸비니에서 채화한 평화의 불은 티베트, 중국을 거쳐 여객선을 통해 국내로 무사히 이운하는 것이 1차 목표다. 이번 순례 주제가 ‘분단의 벽을 넘어 평화를 꿈꾸다’인 만큼 선묵스님은 여기에 한 발 더 나아가 중국에서 배편이 아닌 직접 평양을 거쳐 판문점을 통해 귀국하고 싶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실제 이번 행사를 앞두고 북측과 교류를 이어온 남측 인사를 통해 방북 접촉을 추진했으며, 이를 대비해 평화의 불 이운 장엄물도 2개를 준비했다. 스님은 “제주도 관음사 순례에서 ‘한라산에서 금강산까지 민족의 화합을 기원했다”면서 “이번 구법 순례가 중국 단둥에서 북한 신의주를 거쳐 평양, 판문점을 거쳐 회향한다면 민족의 화해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108산사순례기도회와 네팔과의 인연은 지난 2008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선묵스님과 기도회원 300여 명은 전세기 편으로 네팔을 방문해 룸비니에서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시는 ‘불사리 이운 평화기원 대법회 및 기념비 제막식’을 봉행했다. 네팔 정부와 반군 간 치열한 내전이 끝나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세기를 동원한 대규모 순례객의 방문으로 화제가 됐다. 이어 지난해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기념비와 진신사리 봉안 탄생불을 함께 조성해 국내외 불교계의 주목을 받았고, 1년 만에 다시 이 땅을 찾았다. 선묵스님은 “5년 전 부처님 진신사리를 탄생성지에 모시면서 네팔의 내전이 수그러드는 등 현지 평화정착에 기여한 인연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번 구법순례가 네팔에 평화를 가져왔던 부처님의 자비가 연일 긴장이 높아지는 한반도에도 평화를 가져오길 바란다”고 밝혔다.

 

 

■ 인터뷰 / 아차르야 카르마상 셀파 스님

“한반도에 평화의 씨앗 심어지길”

   
 

“남북한 긴장이 고조된 시기에 열린 이번 행사는 부처님 자비로 인류의 화합을 기원하는 매우 의미 있는 순례입니다. 이를 통해 한반도에 평화의 씨앗이 뿌리내리길 염원합니다.”

네팔 룸비니개발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아차르야 카르마상 셀파 스님〈사진〉은 평화의 불 한국이운 기념법회에 대한 의미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룸비니 성역화사업의 실무를 맡고 있는 아차르야 카르마상 셀파 스님은 이번 행사를 위해 영국 런던 출장 일정을 축소해 급히 귀국했다. 스님은 “108산사순례기도회가 그 동안 네팔에서 보여준 자비행은 양국의 우호와 교류를 증진하는 민간외교로 모범이 되고 있다”면서 “더불어 룸비니 성역화 사업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특히 이번 행사는 부처님의 자비사상으로 한반도는 물론 전 세계의 평화를 발원하는 계기가 되는 만큼 모든 일정이 원만히 회향할 수 있도록 기도하겠다”고 밝혔다.

불기 2557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서울 조계사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다는 스님은 “순례단이 무사히 귀국한 이후 한국에서 평화의 불을 다시 보고싶다”면서 “앞으로 양국 국민은 물론 전세계에 평화의 마음이 불꽃처럼 일어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허정철 기자 hjc@ibulgyo.com

 

 

 

선혜초등학교 방문…물품 전달

네팔 인재불사로 자비행 이어가

   
 

 

‘선묵 혜자스님과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순례기도회’의 네팔 순례는 평화의 불 채화행사에서 그치지 않았다. 현지 어린이들을 위해 물품을 전달하고 방생법회를 봉행하며 자비행을 이어갔다.

108산사순례기도회는 지난 4월17일 오후 네팔 룸비니 평화공원 인근 마듀버니 마을에 위치한 선혜초등학교를 방문해 어린이들을 위한 신발 200여 켤레 등 물품을 전달했다.〈사진〉 또 어린이들이 야외에서 공부할 수 있는 차양막 설치도 약속했다.

이곳은 108산사순례기도회가 현지 어린이 교육발전을 위해 2010년부터 건립을 추진해 지난해 2월 학교 현판식을 가진 초등학교다. 부지 1750여m²(150여 평), 건평 390m²(120여 평) 규모로 현재 어린이 90여 명이 공부하고 있다. 부띠 선혜초등학교 교장은 “이 학교가 개교하기 전까지 현지 어린이들은 도보로 3~4시간 거리에 떨어져 있는 학교를 다녀야 했다”면서 “이제는 지역 명문학교를 자리를 잡았으며, 앞으로 네팔 인재양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선묵스님은 “열악한 여건에서도 교육에 매진하고 있는 학교 관계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면서 “앞으로도 학교운영이 잘 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에 앞서 108산사순례기도회는 16일 오전 네팔 포카라 페와호수에서 네팔 스님들이 동참한 가운데 평화의 불의 성공적인 한국이운을 발원하며 치어를 방류하는 방생법회를 봉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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