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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기독교 선교 공격에 몽골 불교 재건 좌초 위기-법보신문 08/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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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관리자 작성일08-10-30 21:42 조회2,34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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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선교 공격에 蒙 불교 재건 좌초 위기
90년대 말에만 인구 250만 중 6만 개종
어린이·청소년층 집중 공략…속수무책
기사등록일 [2008년 10월 21일 12:30 화요일]
 

미국인 미치 틸만 씨는 침례교 선교사다. 그는 종종 주변으로부터 “세상에 다시 없을 구원자”라는 평가를 듣기도 한다. 하지만 6년 전까지만 해도 그는 마약 복용으로 구속돼 알라배마 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해야 했다. 그러나 철창 안에서 만난 성경은 나날이 시들어 가던 그를 구원해줬다. 그리고 모범수로 출소한 그는 지금 병원을 짓고 거리의 아이들을 거둬 먹이며 영혼을 구원하는 선교사로 변신했다. 그의 활동무대는 몽골이다. 53세의 나이에 아이 6명을 키우고 있는 그는 최근 몽골 아이 세 명을 입양했다. 틸만 씨는 선교활동을 하고 있는 곳에서 구원자로써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몽골이 기독교 선교의 새로운 엘도라도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과거 찬란한 불교문화를 꽃피웠던 몽골에 민주주의와 자유주의가 들어가면서 그 틈을 비집고 기독교가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세계 각지에서 건너온 선교사들이 공격적인 선교 경쟁을 벌이면서 과거의 불교국 몽골은 그 명성을 잃어가고 있다.

몽골이 이처럼 기독교계의 공격적인 선교에 무기력한 것은 이유가 있다. 과거 소비에트 연방의 통치를 받아왔던 몽골에 불교의 맥이 끊겼기 때문이다. 소비에트 연방 통치이전의 몽골은 출가자만 10만에 달할 정도로 불교가 융성했던 국가였다. 그런 몽골에 다시 불교가 전해진 것은 채 20년이 되지 않는다. 몽골에 종교의 자유가 생기자 티베트 불교계가 불교의 맥을 다시 전해주면서 몽골에 불교의 바람이 새롭게 불기 시작했다.

달라이라마의 지원을 등에 업은 몽골 불교의 재건은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 같았지만 정작 순풍은 그리 오래 불지 못했다. 서방 국가들과 한국의 선교사들이 몽골에 건너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몽골 불교가 미처 기반을 다지기도 전에 이들은 물량공세를 동원한 전방위 선교를 시작했다.

기독교계의 선교활동은 적지 않은 성과를 올린 것으로 보인다. 몰몬교, 제칠일안식일교를 비롯한 개신교와 카톨릭의 통계를 인용한 미국의 지역언론 SF게이트에 따르면 1995~1998년 사이에만 약 6만 명의 몽골인들이 기독교로 개종했다. 몽골의 2006년 전체 인구가 257만 명을 갓 넘겼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시할 수 없는 수가 개종을 택한 것이다. 기독교계가 다양한 사회복지기관을 설립하고 활동거점을 마련한 2000년대 이후로도 적지 않은 수가 개종한 것으로 보이지만 정확한 통계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최근의 기독교계는 특히 몽골의 어린이, 청소년 계층을 주요 선교대상으로 삼고 있다. 몽골 현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선교사들은 몽골의 수도인 울란바토르의 각 지역에 최고급 시설을 갖춘 유치원 및 학교를 설립하고 지역 유지의 자녀들을 끌어들이는 식으로 선교활동을 벌이고 있다. 특히 몽골에는  울란바토르 대학을 비롯해 한국인 선교사가 건립한 대학만 4개다.

나라의 미래라 할 수 있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벌이는 선교활동에 몽골 불교의 중심지인 간단사 측은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간단사 내 중진급 인사인 쿤후르 밤바자브 스님은 “무엇보다도 가장 큰 문제는 금전적인 부분”이라며 “기독교계의 물량공세에 대항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스님은 “몽골 불교의 재정은 안정적이지 못하다. 하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고 몽골의 불교를 지킬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다 기울일 것”이라면서도 “젊은 층을 불자로 만들기에는 모든 것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라 걱정이 태산이다”라고 털어놨다.

다행인 것은 몽골인들 스스로가 기독교의 공격적인 선교에 경각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몽골의 전 국회의원 오돈치미드 씨는 “교회가 채워주고 있는 것은 몽골인들이 원하는 것 중에 극히 일부분일 뿐”이라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교회의 여러 가지 모습에 적지 않은 실망을 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에는 불교로 다시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하중 기자 raubone@beopbo.com


970호 [2008년 10월 21일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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