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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네팔 부사베다 마을에 희망의 물 ‘콸콸’(불교신문 13/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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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한그루 작성일13-10-22 11:03 조회1,41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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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협, 마을수도시설

교육환경개선 앞장

주거시설 밀집한

공용화장실도 수리

 

봉사단 떠날 때까지

전통악기 연주하며

고마움 표현해 


마하이주민지원단체협의회(이하 마주협, 상임공동대표 도제스님)가 네팔 오지마을의 고장 난 수도시설을 말끔히 수리해 주는 등 맞춤형 봉사활동을 펼쳤다. 비바람이 많이 새는 한 초등학교의 낡고 오래된 문과 창틀도 교체했다. 주거시설이 밀집해 있는 고장 난 공용화장실을 싹 뜯어 고쳐 주민들로부터 큰 박수도 받았다.

6일 오전, 한창 의료봉사가 진행되고 있는 무대지역 니갈레 쩌우리까르카 마을서 아랫마을인 투로다딩과 부사베다 마을을 차례로 방문했다. 컴퓨터 기증식과 교육환경개선을 위한 시설봉사를 하기 위해서다. 수도시설이 안전하게 고쳐졌는지 확인하는 것도 이날의 주요과제였다.

하지만 전날 많은 양의 비가 내린데다 비포장 길이어서 접근자체가 쉽지 않았다. 본진이 있는 곳에서 거리상으로 그리 멀지는 않았지만 험준한 산악지형이어서 출발 전부터 긴장감이 감돌았다.

오전9시30분 봉사단 일부와 기자단이 4륜구동 자동차 두 대에 나눠 탔다. 출발한지 10분도 채 안 돼 차가 심하게 흔들렸다. 길 곳곳이 패여 있고 진흙탕이어서 차바퀴가 여지없이 미끄러졌다. 몇 달 전 답사를 왔다는 한 참가자가 계속 바퀴가 빠져 할 수 없이 차를 세워두고 대여섯 시간을 걸어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앞 차가 좌우로 심하게 흔들리면 숨을 죽이고 지켜보고 있다가 무사히 빠져나가면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이날은 다행히 능숙한 운전기사 덕분에 사고를 피할 수 있었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네팔 특유의 계단식 논밭과 그림처럼 놓인 집들이 장관을 연출했다. 엉금엉금 두 시간여 동안 쉴 틈을 주지 않고 내려온 끝에 첫 방문지인 스리 자나깔랸 고등학교 근처에 도착했다. 더 이상 차가 들어갈 수 없는 길을 만나 도보로 이동했다. 30여분을 더 걸으니 270여명의 전교생이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남녀 학생들이 꽃목걸이와 전통스카프를 들고 두 줄로 길게 늘어서 있었다. 야자수를 엮어 만든 아치형의 문도 인상적이었다. ‘나마스떼’하며 반갑게 인사하자, 학생들이 우르르 몰려와 목걸이를 걸어줘 나중에는 목이 무거울 정도였다.

환영식과 기증식 후 컴퓨터실을 둘러봤다. 마주협은 후원기금으로 총 5대의 컴퓨터를 지원했다. 학생들은 텔레비전이나 책으로만 봐 온 컴퓨터를 직접 작동하며 신기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차크라 바하두르 타망 학교장은 “이제부터 컴퓨터 교육을 진행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며 “질 높은 교육으로 훌륭한 인재를 길러내겠다”고 다짐했다.

봉사단 일행은 수도시설을 확인하기 위해 다시 차에 올랐다. 시설이 고장 나 1년여 동안 불편함을 겪어야 했던 주민들은 마주협의 도움으로 걱정 없이 식수를 공급받게 됐다. 이 시설은 총 42가구 200여명이 이용하고 있다. 우리 돈으로 50만원정도 들었지만 마을의 경제 형편 상 기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았다. 대신 주민들은 노력봉사에 앞장섰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부사베다 마을의 시리 띱게다다 초등학교. 이 마을은 이번 봉사활동에서 현지인들과 긴밀하게 연락하며 봉사의 원활한 진행을 도맡은 한국YBA 용수사 주지 우르겐 라마 스님의 고향이기도 하다. 마주협은 이 학교에 철로 된 튼튼한 창 42개와 6개의 문을 선물했다.

주민들은 마을 입구에서부터 전통악기와 춤으로 봉사단 일행을 환영했다. 학부형 숙랄 목딴 씨는 “안전한 환경에서 우리 아이들이 공부하게 됐다”며 “후대까지 시설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뻐했다.

마주협의 맞춤형 봉사로 네팔 카트만두 시내 공용화장실 벽 한 켠에는 한 송이의 연꽃이 피어났다. 전기 수도시설을 마무리한 화장실 벽면을 봉사자들이 손길을 보태 벽화그리기 작업에 참여한 것이다. 10일 오후 모든 작업을 마무리 짓자 주민들도 행복한 미소를 보냈다.

히말라야의 나라 네팔은 처음부터 닿기 힘든 곳이었다. 첫날 3일 오전 인천공항을 출발해 홍콩과 방글라데시 다카 공항을 경유, 현지시각으로 오후11시경 네팔 트리부반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한국시간은 이미 오전2시를 넘기고 있었다. 하루 꼬박 걸려 도착한 셈이다. 다음날인 4일 오전9시 버스를 타고 무데지역으로 출발해 오후4시경 활동을 중점적으로 펼칠 스리나갈데 학교에 도착했다. 봉사단을 환영해 주기 위해 300여명의 주민과 학생들이 나와 있었다. 봉사단은 열렬한 환대를 받으며 약 1시간동안 환영식을 가졌다. 학생들은 전통춤과 악기 공연 등을 선보이며 네팔 문화를 소개했다. 환영식의 마지막은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산골마을에 귀에 익은 음악이 흐르자 한국 봉사단과 현지 학생,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무대에 올라 춤을 추며 하나가 됐다.

이번 활동은 일반 참가자들에게도 특별한 경험이 됐다. 이들은 자신이 근무하는 직장 등에 휴가원을 제출하거나 혹은 가족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적지 않은 액수의 참가비도 냈다. 이번 봉사활동에는 동국대 경주병원 의료진, 사회복지사, 이주민 및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실무자, 현지 통역봉사자 등 총 45명이 참여했다.

특히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돕겠다고 나선 봉사자가 나와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 주인공은 부산에서 온 윤동년 씨. 용수사 주지 우르겐 라마 스님으로부터 편부편모 가정에서 자라고 있는 네팔 어린이 두 명을 추천받아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후원한다고 밝혔다. 윤 씨는 “직접 와서 보고 후원을 결심했다”며 “무사히 자라 네팔의 인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윤 씨와 함께 온 남민중(14)군도 “할머니가 신청하셔서 왔는데 착하고 친절한 네팔 친구들을 만나 잘 왔다고 생각한다”며 “약 처방부서에서 선생님들을 도왔는데 서툴렀지만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서울 봉은사 신도로 국외 봉사를 하고 싶어 참가한 김윤옥 씨는 “언어와 문화를 다르지만 쉽게 하나가 됐다. 서로 소통하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 봉사현장에서 만난 3인 인터뷰

 “다음에도 알찬 활동을”

무구스님 동국대 경주병원 지도법사


“두 시간 넘게 걸리는 거리에서 어머니를 업고와 치료받는 내내 극진히 보살피던 아들의 모습을 잊을 수 없네요.” 동국대 경주병원 지도법사 무구스님은 이번 봉사 활동 기간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스님은 인도,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스리랑카 등의 나라에서 10여 차례 봉사활동에 참여한 경험으로 이번 활동에서도 역량을 십분 발휘했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늘 미소를 잃지 않은 스님은 사진 인화기까지 준비해 와 현지학생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무구스님은 “일 년에 한 번 병원에 간다는 한 할머니는 이번 진료 덕분에 멀리 가는 수고를 덜었다”며 “다음번에도 도움을 필요로 하는 오지를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희망 날개 활짝 폈으면”

우르겐 라마스님 한국 용수사 주지 


“오지마을 학생들이 새로운 배움의 기회를 갖게 돼 기쁩니다.” 지난 10일간 봉사활동이 펼쳐진 구석구석을 빠짐없이 돌며 통역, 진행 등을 도맡은 한국YBA동두천이주민센터 네팔법당 주지 우르겐 라마 스님은 활동을 마무리하며 이같은 소감을 밝혔다. 컴퓨터 기증식을 위해 오프로드도 마다하지 않은 스님은 학생들이 PC를 능숙하게 다루자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 우르겐 라마 스님은 “많이 도와주지 못했는데 학생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아 부끄럽기도 했다”며 “앞으로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알고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헌신적 노력에 감사”

디펜드라 카르티 시리 띱게다다초 교장


“안전한 시설로 탈바꿈해 기쁩니다.” 지난 6일 봉사단 일행을 따뜻하게 맞아준 시리 띱게다다 초등학교 디펜드라 카르티 교장은 이같이 말했다. 30여년 된 이 학교는 마을 유일의 초등교육시설로 현재 60여명이 미래 꿈을 키우고 있다. 그러나 시설이 수리되기 전까지 주먹으로 치면 부서져 버릴 정도로 낡고 손상돼 물품 도난이나 자연재해의 위험에 쉽게 노출돼 있었다. 그는 “인재 양성의 요람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1 마주협은 오지마을 초등학교의 낡고 오래된 문과 창틀을 싹 뜯어 고쳐주는 등 맞춤형 봉사를 펼쳐 주민들로부터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사진은 시리 띱게다다 초등학교를 방문한 봉사단을 위해 한 학생이 전통춤을 선보이는 장면.
사진2 사진은 오프로드를 달리는 모습①
사진3 꽃목걸이를 준비한 학생들②, 컵등만들기 체험③
사진4 컴퓨터를 작동하며 즐거워 하는 모습④, 페이스페인팅을 활동을 펼치는 장면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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