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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함께 가자! 전법의 길을 - 중국 다롄 길상사 개원 현장 ...불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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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관리자 작성일09-01-05 16:29 조회2,55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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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지난해 12월27일 중국 다롄 길상사 개원법회에서 증명법사로 참석한 도현스님이 법문을 하고 있다.

2009년을 목전에 둔 지난해 12월28일. 중국 다롄(大連) 경제기술개발구 내 위치한 한 아파트에 한국 사찰 길상사(주지 진명스님)가 개원했다. 증명법사인 도현스님(쌍계사 금당선원 전 선덕)을 비롯해 베이징(北京) 만월사 신도회 임원단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부처님 점안식은 엄숙히 진행됐다.

부처님 환한 미소, 다롄을 비추다



사부대중 1백여명 참석…“힘·지혜 얻는 공간되길”서원



지난해 12월27일 오후가 되자 길상사가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신도들의 발걸음도 바빠졌다. 마침 베이징 만월사 신도회 임원 등 8명이 도착했다. “우리 대련 부처님 구경하러 왔습니다.” “먼 길 오시느냐 고생하셨네예. 큰 집에서 와주니 든든합니다.”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마치 의좋은 형제 같다. 앞서 도현스님이 주관한 ‘복장 의식’은 중국 베이징, 상하이, 위해 지역 한인불자들이 보시한 금강경 사경문과 성보로 진행됐다.

첫 법당에, 처음으로 부처님을 모시는 이날 행사에는 거사들의 마음도 보태졌다. 불단에 올릴 과일을 사온 한 거사는 “가게의 과일 상자를 모조리 뜯어 좋은 품질의 과일만 골라내느냐” 상인의 타박도 들었다.

28일 일요일 오전9시. 거사들이 한명한명 길상사로 들어서면서 주지 진명스님도, 신도들의 손길도 더욱 바빠졌다. 165㎡(50여 평)규모의 아파트가 발도 디디기 힘들 정도로 사부대중으로 가득찼다. 다롄 한인회에서 보낸 축하 꽃다발을 비롯해 신도들이 공양한 꽃이 불단을 가득 장식했다. 봉안의식을 마치고 부처님이 환한 미소를 드러내자 우레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신도회장 윤득선 씨는 “부처님의 상호를 뵈는데 지난 10년간 몇몇 불자들이 모여 힘들게 신행활동을 했던 순간들이 스쳐 지나갔다. 어엿한 부처님을 모셨다는 것이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신중탱화를 덮은 천을 떼어내자 온화하면서 화려한 신중이 한쪽 벽면을 가득 채웠다. 드디어 후불탱화가 모습을 드러내자 어엿한 법당의 모습이 됐다.

길상사에 봉안된 아미타부처님은 청동불로 무형문화재 불상조각장인 이진형 씨가 제작했다. 탱화는 중국 베이징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해기 씨의 작품이다. 불상은 조계종 총무원 사회부에서 지원해 제작됐으며, 탱화불사는 신도들이 삼보정재를 모아 진행했다. 진명스님은 “길상사가 개원하기 까지는 보살님들의 정성과 이들의 활동을 격려한 거사님들의 마음이 있기에 가능해했다”며 “경제한파를 이겨낼 수 있는 지혜와 힘을 얻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이어 도현스님의 법문이 이어졌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얻기 전에 고된 수행을 할 때 한 농부가 좌복을 대신해 받친 길상초 한더미를 바친데서 유래한 길상(吉祥)의 의미를 설명한 스님은 “농부의 마음 덕분에 부처님께서 더욱 분발심을 내 큰 깨달음을 얻었듯이 오늘 신도들이 만든 길상사로 인해 많은 한국불자들이 불교와 인연을 맺고 수행할 수 있게 됐다”며 “신도 한명 한명이 산을 태워버릴 불씨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포교와 수행을 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발원문이 이어지자 곳곳에서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괘불을 모시고 신행활동을 할 때와 불상을 모시고 할 때가 너무 다른 느낌이다는 신도들은 “앞으로 더욱 자주 모여 기도하고, 포교도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다롄에 법당이 들어서기까지는 지난 10년간 꾸준히 모여 신행활동을 하면서 법당 건립을 발원한 20여 명 불자들의 한결같은 바람이 원인이 됐다. 지난 연말 자녀의 대학입시 관계로 베이징을 찾았던 권치조 씨가 만월사를 찾아가 진명스님에게 스님을 모시고 여법한 법회를 보고 싶어하는 다롄 불자들의 서원을 전했다. 이후 진명스님이 매달 이곳을 찾아 법회를 진행하면서 법당 설립이 구체화 됐다.

종교의 자유가 제한돼 있는 중국이다. 아파트에 위치하고 있어 주변의 눈치를 봐가면서 목탁도, 요령도 조심스럽게 울려야 하는 법당이다. 하지만 부처님의 가르침을 바르게 배우고 포교하겠다는 불자들의 서원은, 실크로드를 걸어 인도로 구법(求法) 순례를 떠났던 신라의 스님들보다 결코 작지 않았다.

기축년을 나흘 앞두고 세워진 다롄 길상사는 외국의 한인 불자들이 고국에 보내는 포교의 메시지다.

중국 다롄=안직수 기자







인터뷰 / 주지 진명스님


“여법한 도량 더 많이 건립되길”


“중국 한인불자들을 격려하고, 부처님을 모셔준 조계종 총무원장 스님을 비롯해 사회부장 스님, 사회부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또 여법한 법당이 설립된 만큼 다롄의 불자들이 보다 깊은 신심을 갖고 활동하기를 바랍니다.”

진명스님은 불교의 수행이 외국생활의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큰 힘이 된다며 “한인들이 다수 거주하는 지역마다 한국 사찰이 한 곳 이상 건립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베이징 만월사는 최근 거사회인 유마회가 매우 활성화되고 있어요. 수요일 참선법회를 시작했는데,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수행의 힘이 크게 작용함을 경험한 거사들의 자발적 참여가 이어지고 있지요. 연말에는 3일간 1080내 기도정진을 할 계획입니다. 앞으로 길상사도 보살님 뿐 아니라 거사님들도 참여하는 법회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베이징과 한국, 다롄을 오가며 중국 내 한인불자들의 신행을 이끌고 있는 진명스님은 “해외 법당은 신도들이 자생력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자율적인 운영시스템과 신도간 화합을 이끌어 내야 오랫동안 불자회가 지속될 수 있다는 것. 유학이나 파견근무 등으로 인해 신도들의 변동가능성이 항상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 해외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을 신도간에 해결해 줄 수 있는 조직력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또 “포교에 의지가 있는 젊은 스님들이 세계 곳곳에서 한국불교를 전하는데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말/ 말/ 말


이정혜 베이징 만월사 전 회장 /

외국에서의 신행생활은 한국에서와 다르다. 아무래도 책임감과 소속감이 한국에서와는 다른 것 같다. 외형의 크기보다 내실이 더욱 중요하다. 신도간 가족적이고, 서로 위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각종 경조사를 함께 할 때 신도회가 발전할 수 있다. 어려움이 있으면 더욱 탄탄해지는 기회라 생각하고 함께 지혜를 모으는 길상사 신도회가 되길 바란다.

이해기 불화가 /

3개월간 탱화에만 몰두했다. 특히 지난 4일간은 길상사에서 작업을 했는데 그 시간이 너무 좋았다. 신심이 깊은 분들과 부처님 도량에서 일을 한다는 것이 이토록 즐거운 일이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아직 길상사와 인연을 못 맺은 다례의 많은 불자들이 이곳을 찾아올 수 있도록 신도들이 많은 노력을 해 달라.

권치조 웨이하이(威海) 신도 /

지난 몇 년간 다롄에 살았는데 한국 사찰이 없어 아쉬움이 컸다. 일심으로 노력해 좋은 법당을 갖추게 된 다롄 불자들에게 축하드린다. 기회가 되면 웨이하이에도 길상사와 같은 법당이 마련되기를 서원한다.

윤득선 길상사 신도회장 /

타종교에 비해 길상사 개원이 늦은 감은 있지만, 더욱 알차게 한인불자들의 기도와 수행, 그리고 포교를 위해 노력해 갈 것이다. 대한불교 조계종 불자로서 부끄럽지 않게 가족과 모든 인연들을 부처님처럼 모실 줄 아는 불자로서 기도와 수행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을 약속드린다.

김규미 길상사 신도회 총무 /

나와 가족이, 우리 신도들이 사경한 경전이 부처님의 복장물로 들어갔다는 것이 너무 기뻤다. 어디를 가더라도 길상사 부처님을 잊지 못할 것 같다. 앞으로는 편안하게 기도를 하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적극 길상사를 권하겠다.

중국 다롄=안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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