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News | 구자정/ 몽골장애인과 함께 희망 꿈꾸다 ...불교신문 09. 3. 4

페이지 정보

작성자관리자 작성일09-03-02 00:30 조회2,147회 댓글0건

본문

구자정/조계종 사회복지재단 몽골 드림센터 매니저


몽골의 겨울은 참으로 춥고 혹독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울란바토르 시에서도 온도계는 하루 종일 영하 25도를 오르내린다. 이렇게 추운 겨울이면 한국에서 봉사활동을 오는 사람들도 줄어들고, 이곳에 있는 복지기관들의 활동도 뜸해진다. 가장 도움과 관심이 필요한 겨울시즌에 실질적인 지원이 많이 부족한 것이다.

이러한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작년부터 시작한 것이 바로 ‘몽골 장애인캠프’였다. 몽골에서는 아직도 장애인들을 감추고 싶고 피하고 싶은 대상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장애인들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매우 취약하다. 한국단체들 역시 교육, 보건, 식수, 직업훈련, 사막화방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지만 정작 장애인들에 대한 지원 사업은 거의 없는 편이다.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조계종사회복지재단은 작년부터 몽골 장애인캠프를 개최하게 됐다. 올해는 지난 1월16일부터 18일까지 나이람달 국제청소년캠프장에서 ‘제2회 몽골장애인캠프’를 실시했다. 이번 행사 역시 장애인.비장애인 통합캠프로 드림센터의 몽골학생들과 한국인 자원봉사자들이 몽골 장애아동들과 일대일로 예ㆍ체능활동을 통해 함께 교류하는 프로그램으로 진행했다.

캠프 기간 동안 필자와 함께한 아동은 ‘아마르’라는 친구였다. 아마르는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항상 뛰어다니며 사람들에게 “야호”를 외쳐댔다. 평소에 야외활동을 할 수 없었던 아마르로서는 사람들만 보면 손을 잡고 밖에 나가고 싶어했다. 그 덕분에 필자는 항상 뛰어다니는 아마르를 따라다니며 녹초가 되어야 했다. 야외에 놀러온 설렘 때문인지 잠을 설치는 아마르를 지켜보면서 첫날밤을 거의 뜬눈으로 지새워야만 했다.


몸 불편한 이 지원하는 활동 미약

힘든 캠프였지만 함께한 시간 소중



캠프 둘째 날은 장애아동들과 오전에는 미니올림픽을 하고 오후에는 함께 목욕을 했다. 아마르는 역시나 목욕이 싫었는지 샤워실이 떠나갈 정도로 내내 울어 댔다. 그러나 목욕을 끝내고 새 옷을 갈아입고 야외에 나가 썰매를 타게 되니 좋아서 어쩔 줄 몰라했다. 썰매타면서 좋아하는 아마르의 모습을 보면서 아마 이것이 아마르에게는 ‘처음일지도 모르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실내로 돌아와서는 아이들과 레크리에이션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함께 저녁을 먹고 나서 아이들은 그동안 준비한 춤과 노래를 뽐냈다.

캠프 마지막 날 아침이 밝자 지난 3일 동안 아픈 아이 없이 캠프가 무사히 치러진 것에 감사해하며 아이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서로에게 좋은 추억으로 남아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기를 기원했다. 아이들의 눈에 비친 우리의 모습 어떠했을지, 아이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 모습인지 새삼 궁금해지기도 했다. 확실한 것 하나는 우리가 함께 한 3일은 서로의 가슴에 남아 각자가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 큰 힘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캠프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드림센터의 몽골 자원봉사자인 수련이가 필자에게 “고마워요”라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봉사활동을 통해 변하는 드림센터의 몽골친구들을 보면서 이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다시 고민해보게 된다.

드림센터는 몽골사람들에게 거창하게 무엇을 심어주거나 도와주려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서로에게 마음을 열어 의지처가 되게 하고, 그 마음들을 모아 세상을 조금씩 더 밝게 하는 역할을 할 뿐이다.

댓글
주제와 무관한 댓글, 악플은 삭제될 수 있습니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