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News | 제19차 한중일 불교대회 현장

페이지 정보

작성자최고관리자 작성일16-11-02 18:13 조회1,484회 댓글0건

본문

중국 설두사서 세계평화기원법회

‘대승보살도 정신 공동선언’ 채택

삼국 다도 시연으로 일정 마무리

20차 대회는 내년 한국서 개최

icon_p.gif

 

 

한국과 중국, 일본 불교계는 지난 12일 중국 저장성 닝보에 위치한 설두사에서 제19차 한중일 불교우호교류대회 일환으로 세계평화기원법회와 대회 개막식을 열고 동북아 불교발전과 세계평화를 기원했다

고대 한중 불교교류의 거점지로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자랑하는 중국 저장(浙江)성 닝보(寧波). 이 곳에서 한중일 불교도들이 천년을 이어온 법맥을 계승하고 동북아 불교교류의 미래를 함께 열어갈 것을 다짐했다. 한중일 세 나라 불교도 400여 명은 지난 12일 닝보 설두사 용화광장에서 제19차 한중일 불교우호교류대회 세계평화기원법회를 열고 불교의 평화사상을 널리 전하는데 앞장서기로 했다. 

설두사는 선종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곳이다. 운문종 4조로 ‘선(禪)계의 두보’로 불렸던 설두중현(980~1052)스님이 주석했던 도량이다. 스님은 이곳에서 훗날 원오극근스님이 쓴 <벽암록>의 모본이 되는 <송고백칙>을 완성했다. 스님은 선가에서 입으로 전해지던 공안을 정리해 문서화함으로써 공안선을 탄생시켰다. 설두선사의 공안선은 이후 간화선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처럼 한국불교와도 인연이 깊은 장소에서 이날 법회가 마련돼 그 의미를 더했다.

이날 한국불교종단협의회장 자승스님을 비롯해 중국불교협회장 쉐청(學性)스님, 일중한불교교류협의회 이사장 다케카쿠초스님 등은 양 옆으로 길게 늘어선 중국 스님들의 합장 인사를 받으며 법회 장소로 이동했다. 법회가 열린 경내 광장 중앙에는 대형 삼국 국기가 내걸려 스님들의 방문을 환영했다.

한중일 불교계의 황금유대를 확인하고 세계평화를 기원한 이날 법회는 중국, 한국, 일본 순으로 3국 전통 불교의식으로 진행됐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장 자승스님(조계종 총무원장)은 삼국 불교도들을 대표해 낭독한 평화기원문을 통해 세계 화목과 인류 평안을 위해 보살행의 마음가짐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152044_103759_203.jpgicon_p.gif
환영만찬에서 한국불교종단협의회장 자승스님은 중국불교협회 부회장 밍셩스님에게 선물을 전달했다.

회장 자승스님은 “일찍이 부처님께서 법을 전하신 이후 그 법맥에 따라 한중일 불교인들은 불법의 깨달음을 추구하며 자비 실천으로 나와 이웃, 사회와 국가를 넘어 세상의 평화에 기여하고 있다”면서 “내 변화가 바로 세상의 변화이며, 내안의 평화가 주변의 평화로, 나아가 세상의 평화를 가져올 수 있음에 확신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성문스님도 축원을 통해 불자들의 공동 노력으로 인류사회 선도와 사회정화, 중생구제 등의 원만성취와 세 나라 교류확대로 불교가 더욱 중흥하기를 발원했다. 

이어진 대회 개막식에는 중국 내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부처님 가르침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우호관계를 이어나가자고 밝혔다. 왕쭈오안(王作安) 중국 정부 종교국 국장은 축사에서 “세 나라 불교계는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끊이지 않는 교류를 통해 빛나는 황금유대를 이어왔다”면서 “평화를 추구하는 불교도들은 내면의 평화 뿐 아니라 외부세계 평화에도 힘써야 진정한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152044_103760_203.jpgicon_p.gif
천동선사에서는 삼국 다도를 시연하며 우의를 다졌다. 사진은 중국 측 다도시연 장면. 

같은날 삼국 불교계는 학술연구와 인재양성, 수행체험 등의 방면에서 깊은 교류를 하면서 동북아 불교 발전과 세계불교 번영에 앞장서겠다는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한중일 불교도들은 12일 판퍼시픽 호텔에서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대승불교 보살도정신으로 서로 배우고 이끌어주면서 삼국의 아름다운 미래를 비춰가자”고 밝혔다. 

또 종단협 사무총장 월도스님, 일중한국제불교교류협의회 이사장 다케카쿠초스님, 중국불교협회 부회장 밍셩스님이 2017년도 차기 대회 개최에 대한 내용을 담은 합의서에 서명했다. 제20차 한중일 불교우호교류대회는 2017년 한국에서 개최하기로 하고, 내년 3월 제주도에서 개최 예정인 예비회의를 통해 대회주제와 장소 및 개최일자 등을 결정하기로 했다. 

이번 대회는 13일 천동선사에서 진행한 삼국 다도시연으로 공식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나라별로 30분씩 전통다도를 선보여 각 나라 방식을 비교하며, 고유의 문화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어 눈길을 끌었다. 중국 측에서는 ‘차와 음악이 산속의 통합이 되어 울다’를 주제로 전통악기 연주에 맞춰 다도시연을 펼쳤으며, 전국비구니차인회 소속 스님들과 조계사예차회 회원들은 소박하면서도 정갈한 불교 전통다례를 선보여 큰 박수를 받았다. 

이날 일본 측 대표로 다도의식을 선보인 치바 케이코 씨는 “부처님을 향한 헌차에 가장 의미를 두고 의식을 진행했고, 한중일 모든 분들에게 일본차의 의미와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세상 갈등 해소·공용 한자 808자 확산해야”

152044_103762_204.jpg

韓 원철스님 학술포럼서 제안

日 “공통문자 사용 높이 평가”

동북아상생 다양한 교류안 제시

제19회 한중일 불교우호교류대회에 참가한 한국 측 스님들은 동북아 지역 내 긴장완화와 상생발전을 위한 다양한 교류방안을 제시해 관심을 모았다.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에서 한중일 삼국의 문화적 토대인 불교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난 12일 중국 닝보 판퍼시픽 호텔에서 열린 학술심포지엄에서 조계종 포교연구실장 원철스님<사진>은 “한중일은 서로 의지할 수 있는 문화가 있고 함께 추구해야 할 아름다움이 있으며 같이 이어가야 할 역사가 있다”면서 “나와 남이 둘이 아니라는 관점에서 불국(佛國)을 방편국적으로 삼아 서로를 비추는 거울이 돼, 세상 갈등을 풀어내는 일에 작은 힘이나마 일조한다면 불은(佛恩)에 보답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세 나라가 공유하고 있는 불교적 문화유전자를 더욱 많이 발굴해 불국토문화권을 아름답게 가꿔가야 할 것”이라며 문화교류의 주요 연결매체 역할을 해왔던 한자의 사용 확대를 위해 최근 삼국 민간학자들이 새롭게 선정한 ‘공용한자 808자’의 확산을 제안했다. 원철스님은 “808 한자를 우선 주요도시 도로표지판, 관광용 책자 등에 적극 사용할 수 있도록 불교지도자들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공통문자를 통해 교린의 관계 회복의 출발점으로 삼는 것만큼 현실적인 대안은 없다”고 피력했다. 

이날 스님은 “삼국 앞에는 정치, 군사, 역사 등의 현안으로 다소 냉랭한 영역도 있다”면서 “당면현안으로 인해 주변 문화교류영역에 미치는 영향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불교지도자들은 그 완충역할을 자청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상임이사 도각스님은 현대불교는 ‘사회’라 불리는 거대조직으로부터 소외된 이웃을 보호하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님은 “불교가 현실사회에 대한 구제도구로서 ‘직접참여’와 ‘실천능력’이 없다면 이미 ‘죽은’ 불교로 전락해 버릴 것”이라며 “이웃에 대한 실천적 자비를 통해 큰 공덕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온 시대가 곧 현대사회라고 명명하자”고 밝혔다.

중국 측 스님들은 각 나라 불교도들 간의 이해증진을 통해 세계평화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중국불교협회 부회장 밍셩스님은 “불법은 화합일미(和合一味)이며 불자들은 은혜에 보답할 줄 알아야 한다”면서 “고승들의 높은 뜻을 이어받아 삼국 불교의 발전과 아시아 지역 안정과 조화, 나아가 세계 평화를 위해 공덕을 쌓고 공헌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본 측 발표자로 나선 한중일 국제불교교류협의회 상임이사 모치다니치유스님은 “삼국 불교가 교류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공통 문자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해야 한다”면서 “종래 한문 훈독법에 의한 경전을 간소화해 현대인이 이해할 수 있는 경전을 만들고 현대어로 함께 읽으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
주제와 무관한 댓글, 악플은 삭제될 수 있습니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