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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라오스 인재불사, 자금난에 문 닫을 판...법보신문 10.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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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관리자 작성일10-03-10 18:31 조회2,15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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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시골마을 아이들에게 보리·청허영어학교는 소중한 배움의 장이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운동회.

화계사-본지 이주민 돕기 공동캠페인
보리·청허영어학교 설립…방과 후 무료 교육
교장 혜현 스님, 운영비 100만원 없어 ‘막막’

불교의 나라 라오스. 이 곳 사람들의 불교적인 삶과 천진함에 깊은 감화를 받고 이들을 위해 인재불사에 매진해 온 한 스님이 현지에서 재정적인 어려움에 처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에서 52㎞ 거리에 위치한 락하식송 마을. 이 곳에는 아주 특별한 학교가 두 곳 있다. 바로 보리영어학교와 청허영어학교다. 이 두 학교는 사회주의 국가인 라오스에서 유일하게 교장선생님이 외국인 스님인 곳이다. 주황색 승복의 라오스 스님들 사이에서 눈에 띄는 회색빛 승복을 입고 언제나 아이들을 향해 흐뭇한 미소를 전하는 이 두 학교의 교장 선생님은 장성 수록사 전주지 혜현 스님이다.

혜현 스님은 2004년 경 라오스 사람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 보리영어학교를 설립, 2년 후 청허 학교를 추가 설립했다. 빈부 격차가 심하고 외지에 위치한 마을이라 교육의 혜택이 적었던 아이들에게 두 학교는 새로운 배움의 장이 됐다.
보리·청허학교는 기존의 학교 건물을 빌려 정규교육이 끝난 오후시간부터 영어를 가르치는 방과 후 학교 형태로, 학생들에게 등록금, 교재비 등을 일체 받지 않고 운영한다.

현재 두 학교의 평균 학생 수는 450명에 달하며, 대기자 수는 300명이 넘을 정도로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전액 무료로 운영하는 학교인 까닭에 재정 부족으로 인한 운영상의 어려움으로 도움의 손길만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6년간 모든 운영 비용은 스님의 개인 원력으로 충당해 왔다. 그러나 1년 전 수록사 주지 소임을 정리하고 라오스로 온 이후 운영비를 충당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교사 7명의 월급과 전기세 등 매달 필요한 비용은 약 1000달러. 한화로 100만원이 조금 넘는 액수지만, 혜현 스님에겐 막막하기만 한 금액이다. 매달 교사들의 월급날이 다가오면 걱정으로 밤잠을 설치지다가도, 다음 달 아이들의 해맑은 얼굴을 보면 또다시 마음을 굳건히 다잡는다.

혜현 스님은 “학교 운영을 시작한 지 6년이 넘은 지금도 등교하는 아이들의 맑은 눈망울과 천진한 웃음을 볼 때면 가슴 벅찬 감동을 느낀다”며 “내가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 아니라 라오스 사람들에게서 배운 가르침에 대한 보답을 하고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혜현 스님이 라오스에 첫발을 디딘 것은 1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라오스 사람들의 깊은 신심과 아침부터 밤까지 부처님의 가르침을 떠나지 않는 생활 습관, 아름다운 자연 과 어우러진 순수한 영혼은 스님에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강한 충격을 줬다. 혼탁한 정신이 정화되는 듯한 기분이었다.
“정말 순수하고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이들의 삶 속에는 부처님의 가르침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지요. 라오스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내 허물을 돌아보게 하는 가름침이 됩니다.”

이후에도 혜현 스님은 종종 라오스를 찾았다. 장성 수록사 불사를 무사히 회향하고 주지 소임을 맡고 있는 와중에도 라오스를 찾아 온 나라 곳곳에 가득 퍼져있는 불법의 향기에 취했다. 그러던 와중 라오스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으로 보답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된 것이 방과후 영어학교 불사로 이어진 것이다.

“락하식송 마을 사람들은 나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오히려 내가 이생에서 공덕을 짓도록 도와준 것이지요. 하지만 길을 오가며 마주치는 마을 사람들의 신뢰 섞인 눈망울과 미소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을 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지요.”

스님은 아무리 힘들어도 학교를 폐쇄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굳게 마음을 다잡는다. 영어는 이곳의 가난한 아이들로 하여금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줄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부처님의 나라 라오스에서 전해 온 안타까운 사연에 한국 불자들의 관심이 절실하다. 농협 032-01-183035 (주)법보신문사 02)725-7014

송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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