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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전쟁의 상처 위에 심은 화해의 씨앗 (불교신문2015/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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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서람 작성일15-03-16 10:02 조회1,92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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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미동초등학교 신축 교사 준공식에서 주요 내빈들이 테이프커팅을 하고 있다.

불교계 국제구호단체인 월드머시코리아가 동남아시아 베트남에 한국불교의 온정을 전했다. 월드머시코리아(대표 현진스님, 서울 여의도포교원장)는 지난 3월10일 베트남 푸엔성 떠이화현 화미동초등학교와 동화현 화협중초등학교 신축 교사 준공식을 거행했다. 2곳의 초등학교 교사는 월드머시코리아의 주도 아래 한국 불자들의 십시일반 모금을 통해 만들어졌다.

총 1억6000만 원의 정성을 모아 베트남 미래세대에 희망을 선사했다. 서울 봉은사(주지 원학스님) 사부대중이 후원한 5000만원이 큰 힘이 됐다. 준공식에서 학교 관계자와 현지 주민들은 아이들에게 안전하고 쾌적한 교육환경을 제공해준 월드머시코리아에 감사를 표하며 투명하고 합리적인 운영으로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지난 2011년 창립된 월드머시코리아는 외교통상부에 등록된 NGO 국제봉사기구다. 국내 청소년 장학사업을 비롯해 미얀마 라오스 베트남 등지에서 교육지원사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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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협중초등학교 준공식에서 학생들이 식전공연을 하는 모습

한국불교의 지원으로 마련된 화미동 초등학교 신축 교사는 2층 높이에 8개의 교실을 갖췄다. 화장실도 새로 지어졌다. 화협중 초등학교 역시 허름한 초막을 리모델링해 교실 3칸의 깔끔한 건물로 거듭났다. 이번 신규 교사 준공은 열악한 교육시설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민들의 소식을 전해들은 지역 적십자회가 월드머시코리아에 도움을 요청해 이뤄졌다. 2013년 현지를 방문한 대표 현진스님은 적십자회와 MOU를 체결하고 본격적인 지원에 나섰다. 지난해 7월 착공식을 거쳐 8개월 간의 불사 끝에 결실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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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미동초등학교 교사 전경

화미동초등학교 준공식에는 월드머시코리아 대표 현진스님과 여의도포교원 신도, 학교 교직원 및 학생과 학부모, 푸엔성 지역 공산당 간부 등 사부대중 300여 명이 참석해 함께 기쁨을 나눴다. 현지 어린이들의 식전공연과 여의도포교원 합창단의 음성공양이 분위기를 북돋웠다. 웬 후 응이엔 푸엔성 적십자사 회장은 인사말에서 “우리의 아이들에게 커다란 꿈을 심어줄 수 있는 보금자리가 마련돼 마치 새 학기가 시작되는 날처럼 설렌다”며 뿌듯해했다.

웬 종 틴 화미동초등학교 교장 역시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사와 학부모들의 오랜 꿈이 비로소 이뤄졌다”며 “어른들이 서로 협력해서 최상의 교육시설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무엇보다 훨씬 더 나은 환경에서 공부를 할 수 있게 된 230여 명의 학생들이 가장 즐거워했다. ‘신 까마(감사합니다)’를 한목소리로 외치며 연신 합장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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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진스님(왼쪽)에게 감사의 선물을 전달하는 학교 관계자들.

화미동초등학교에서 차량으로 50분 거리인 화협중초등학교 준공식에서도 환호성은 이어졌다. 리모델링이지만 기둥만 남긴 채 사실상 건물을 새로 짓는 수준이었다. 700여 명의 전교생이 이용하던 1칸짜리 화장실은 훨씬 커지고 깨끗해졌다. 따이 화 현 푸엔성 인민위원회 부위원장은 “주민들이 주로 농업으로 생계를 잇고 있는 이 지역은 살림이 매우 가난해 교육시설 확충은 엄두를 못 내는 형편이었다”며 “아이들에게 희망을 심어준 월드머시코리아와 한국 불자들의 후원에 진심어린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에 현진스님은 “미래 베트남의 주인인 학생들의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니 정말로 반갑고 즐겁다”며 “이 아이들이 베트남의 발전을 이끄는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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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학생들과 여의도포교원 합창단의 기념촬영

특히 이번 준공식이 의미를 더했던 건 한국과 베트남 사이의 구원(舊怨) 때문이다. 2곳의 초등학교가 위치한 지역은 베트남 전쟁 당시 우리나라에서 파병된 백마부대의 주둔지였다. 민간인 1800여 명에 대한 학살사건이 발생해 화미동초등학교 주변에는 희생자를 추모하는 원혼비가 서 있다. 또한 인근에 고엽제 피해 환자들을 위해 코이카(KOICA)가 세운 병원이 있다. 전쟁이 끝난 지 40년이 흘렀고 양국의 관계도 정상화된 지 오래지만, 마을 주민들에게는 아직 앙금이 남아있다는 전언이다.

곧 이번 초등학교 교사 준공은 양국 국민들 간의 진정성어린 화해를 위한 가교를 놓은 셈이다. 학교 건립 이전부터 베트남 고학생들에게 ‘희망장학금’을 지원하며 격려해온 현진스님은 “불교계가 앞장서는 민간 차원의 교류와 협력으로 한-베트남 양국의 우호관계를 증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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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협중초등학교 학생들을 격려하고 있는 현진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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