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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영어 배우면서 자연스레 불교문화 체험 (불교신문2015/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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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서람 작성일15-04-08 17:27 조회2,16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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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심원사 보제루에서 열린 영어교실에서 지역민과 학생들이 영어를 공부하고 있다.


“지난주에 배웠던 be동사부터 복습하고 시작하겠습니다. ‘My hand ? dirty’문장에서 물음표 안에 들어갈 알맞은 동사가 am, are, is 가운데 무엇인가요?” 강사의 갑작스런 질문에 참가자 상당수가 곁눈질로 서로 눈치만 보기에 급급했다.

분명히 배웠던 내용이지만 적막감마저 휩싸일 만큼 다들 숨죽였다. “어휴~”라는 한숨소리까지 나오자 강사가 한명씩 지명하며 답을 물었다. 애써 외면한 채 묵빈대처하던 학생 가운데 한명이 자신감 없는 목소리로 “are 아닌가요”라며 오답을 말했다.

“왜 are가 답이냐”는 강사의 질문에 그 학생은 “그냥 그게 정답인거 같아요”라고 당당하게 말하자 긴장했던 대중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만발했다.복습을 통해 지난 시간에 배웠던 내용을 먼저 되새긴 뒤 평서문을 의문문과 부정문으로 각각 바꾸는 방법을 익히는 본수업에 들어갔다. 지난 4일 오전 철원 심원사에서 진행된 영어교실의 한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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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원사는 지난 2월21일부터 6개월동안 보제루에서 무료로 영어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A반은 매주 토요일 오전10시, B반은 매주 수요일 오후7시 열리고 있다. 강사는 10년 넘게 학원에서 강의와 운영을 맡았던 주세규 심원사 템플스테이팀장이 맡았다.

주지 정현스님이 지역주민과의 소통을 활성화하고 지역사회의 발전에 일조하기 위한 사업을 찾던 중 주세규 팀장이 재능기부로 영어교실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초등학교 6학년생과 중학교 1학년생 수준에 맞춰 진행중인 영어교실은 6개월동안 명사와 대명사, 동사 등 영어문법을 시작으로 생활회화와 독해 등을 차근차근 익혀나가게 된다.

평균 15명 내외로 참석하고 있는 영어교실 A반의 수강생은 나이는 물론 사는 곳, 종교 또한 다양하다. 오직 영어공부를 위해 자발적으로 심원사를 찾았다는 게 유일한 공통점이다. 연령대는 초등학교 4학년 학생부터 63세의 고령자까지 다양한 세대가 아우러져 있다.

교육환경이 열악한 철원지역에서 먼 학원 대신 가까이 위치한 심원사에서 영어를 배우는 학생에서부터 영어로 도배되다시피한 각종 간판과 상표 등을 읽거나 외국여행을 꿈꾸는 일반인도 배움의 길에 함께 나선 것이다.

학생은 물론 일반인도

종교 떠나 영어 배워

초급 이어 중·고급 과정

군장병과정도 개설 추진

심원사가 강원도 철원군과 경기도 포천시 경계에 위치한 만큼 사는 곳도 철원과 포천지역민이 대다수다. 이밖에도 주말마다 철야기도에 동참하기 위해 서울 등지에서 온 불자들도 영어공부 삼매경에 빠졌다. 주세규 팀장은 수업 중간중간에 예시문을 통해 심원사와 불교를 알리고 설명하는 노력도 경주했다. 1시간 20분동안 진행된 영어교실을 마친 뒤에는 후원으로 이동해 점심공양까지 해결한 뒤 회향했다.

영어교실 수강생인 문삼예(59세, 포천면 관인면)씨는 “오래 전에 영어를 짧게 배워 영어로 된 상표를 제대로 읽지 못할 때마다 자존심이 상했었는데 예전에 다니던 심원사에서 영어교실을 열어 수강하게 됐다”면서 “차츰 영어가 눈에 들어오는 만큼 심원사에서 영어교실을 계속 이어간다면 계속 배우고 싶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민소진(13세)양도 “주말이라 집에서 늦잠을 잘 시간에 영어교실을 통해 하나라도 더 배울 수 있는 게 좋아 친구와 심원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심원사는 문법과 회화 강의와 더불어 매달 전문가를 초청한 특강을 통해 영어공부의 중요성과 효율적인 공부방법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수강생의 요청이 있을 경우에는 6개월 이후에도 중급, 고급수준으로 강의를 계속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인근 군부대와 협의해 하반기부터는 군장병을 대상으로 한 영어교실도 별도로 운영해 군장병들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가겠다는 방침이다.

심원사 주지 정현스님은 “철원지역이 군사요충지역이다보니 교육 등 제반환경이 좋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앞으로도 영어교실 뿐만 아니라 불교대학과 템플스테이 운영 등을 통해 지역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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