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 한영불교대사전(불교신문 14/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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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관리자 작성일14-06-28 13:59 조회2,170회 댓글0건페이지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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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뮬러ㆍ전옥배 / 운주사 |
1만2000여개에 이르는 표제어가 담긴 한영불교대사전이 나왔다.
국내에서 출간된 한영불교사전 가운데는 가장 많은 표제어를 담고 있는 사전으로, 불교교리, 사상, 역사, 문헌 등과 관련된 용어들과 한국불교의 주요 인물과 사상, 사찰, 문헌, 문화 등을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 인터넷 전자불교사전(Digital Dictionary of Buddhism, 이하 DDB, http://www.buddhism-dic.net/ddb)을 토대로, 찰스 뮬러 일본 도쿄대 교수와 전옥배 한국불교번역연구원장이 정리했다.
이 사전의 토대가 되는 DDB에는 세계 불교학자 50여명이 함께 해 6만2000개의 표제어가 해설돼 있다. 사전은 한글 표제어, 한자 표기, 한글음의 로마자 표기, 표제어의 기본의미(basic meaning), 상세 설명으로 이뤄져 있다.
도쿄대 교수 찰스 뮬러 등
세계 불교석학 50여명 동참
교리, 역사, 인물, 사상까지
1만2000여개 표제어 담아
표제어는 학술적으로 설명해 놓았으며, 표제어 및 설명에 산스크리트어를 함께 표기했다. 고유명사에 대한 영어식 풀어쓰기나 개념을 풀이할 때도 한자와 한글을 병기해, 우리나라는 물론 한자문화권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또 한자문화권 독자를 위해 한자 총획 색인도 부록으로 첨부했다.
주목할 부분은 기본의미의 정리다. 이 사전의 특징으로 꼽을 수 있는 기본의미는 표제어의 의미를 한눈에 보여주는 설명으로, 상세설명을 보기 전에 의미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비전문가들이나 상세설명을 보기 어려운 이들에게도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DDB 편집장이기도 한 뮬러 교수는 미국 스토니브룩대학에서 재미불교학자 박성배 교수를 만나 한국불교와 인연을 맺어 <원각경소>를 쓴 조선시대 함허득통스님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원효사상에 매료돼 원효스님의 저술과 관련된 영어, 일어 논문을 발표했고, 종단이 추진한 한국전통사상총서 영역본 발간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가 DDB를 시작한 것은 1986년부터라고 볼 수 있다.
김시열 운주사 대표와 찰스 뮬러 도쿄대 교수, 전옥배 한국불교번역연구원장(사진 왼쪽부터)이 열정을 모아 국내 최다 표제어가 담긴 한영불교대사전을 발간했다. 사진제공=운주사 |
자신이 찾은 단어들을 정리하기로 결심한 시기이기도 하다. 물론 그 때는 인터넷이 보급되기도 전이라, 지금의 전자사전이 아닌 단순히 출판형태로만 생각했었다. 그러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현재의 시스템을 갖출 수 있게 되고, 뮬러 교수를 비롯해 동아시아 불교를 공부하는 학자들이 기본데이터를 제공하면서 DDB가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전옥배 원장도 DDB의 애용자 중 한 명이었다. 그는 오래전부터 불교영어사전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15년 전 동국대와 뉴욕주립대가 공동으로 창립한 국제원효학회 영역사업에 참여할 당시 이렇다 할 불교영어사전이 없어 무척 애를 먹었던 경험 때문이다.
동국대 도서관에서 일영불교사전과 1930년대 발간된 중영불교사전을 참고해가며 한국불교서적을 영역했다. “일영불교사전은 히라가나 순으로 찾아가면서, 중영사전은 일일이 한문 획수를 세어가면서 단어 하나를 찾는데 상당한 시간을 허비”했다고 한다.
인터넷전자불교사전 토대
한국불교 관련 내용 보완
산스크리트어도 함께 표기
김시열 대표 도쿄대 오가며
필진들과 교정작업에 참여
“우리 사전이 있었다면 잠깐이면 될 것을 한 단어를 찾는데 10분 이상 걸리는 경우도 있었다”며 “그나마 그 용어가 나오면 다행인데 그렇지 않은 경우 몽땅 시간을 낭비”한 일도 적지 않았다. 동국대에서 발간하는 불교학술 영문저널 편집진으로 참여하면서 2001년 송석구 당시 동국대 총장과 협의해 사전 작업에 착수했지만, 시작부터 인력, 예산문제로 난관에 부딪혔다.
그러다 전 원장은 2006년 만해마을에서 열린 국제불교학술대회에서 DDB 사이트 운영자 뮬러 교수를 만났다. “뮬러 교수의 전자불교사전을 우연히 발견하고 많은 도움을 받고 있던 터”에 그는 뮬러 교수와 공동으로 사전편찬을 하자는 원을 세웠다.
뮬러 교수가 우선 DDB에 올라와 있는 단어 중에 불교연구나 불교이해에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표제어를 추출했다. 1만2000개를 선정해 정리하고, 여기에 전 원장이 한국불교 관련 표제어를 추가해 정리했다. 김시열 운주사 대표도 도쿄대를 오가며 필자들과 함께 단어교정에 참여하는 등 열정을 쏟았다. 기존의 DDB 자료를 정리하는 것이라 1~2년 정도 예상했던 작업은 그러나 7년 만에 마무리됐다.
전 원장은 “50여명의 불교학자들이 올려놓은 설명들을 일관성 있게 정리하는 작업”에 “거의 사전을 새로 집필하는 정도의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기본의미를 두고도 뮬러 교수와 전 원장이 합의를 보지 못한 표제어도 있다고 한다.
“종파나 학파, 경전이나 논서, 시대나 지역 등에 따라 용어의 의미가 달리 쓰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불교 용어의 특성상 한두 가지로 그 의미를 적시하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두 저자가 “다시는 이런 사전 작업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을까.
전 원장은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점이 있지만 아무쪼록 이 사전이 한국불교 세계화에 일조하고 아울러 외국에서 한국불교를 이해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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