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돼 불과 43초 만에 티켓이 매진돼 화제를 낳았던 영화 ‘바라:축복’이 국내 극장에서 최근 개봉됐다. 특히 ‘바라’는 영화를 만든 감독이 부탄 스님으로 알려지면서 더욱 주목받았다.
키엔체 노르부 스님의 세 번째 장편영화인 ‘바라:축복(원제 Vara:A Blessing)’은 인도의 저명한 소설가 수닐 강고파디아의 단편 <피와 눈물>을 바탕으로 스님이 직접 시나리오를 썼다. 영화는 미국, 홍콩, 대만, 인도, 영국 등지의 스태프들이 함께 작업한 글로벌 프로젝트로 진행됐다.
남부 인도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는 계급이라는 삶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여기에 전통춤 ‘바라타나티암’이 두 연인의 사랑을 잇는 매개체로 등장한다. ‘바라타나티암’은 계급 차이를 초월해 모두에게 평등한 춤이다.
힌두 신에게 자신을 바친 사원의 무희인 어머니에게서 춤을 배우는 릴라와 하층계급 청년 샴이 벌이는 아름다운 사랑과 자기희생, 역경을 헤쳐 나가는 강인한 의지가 물 흐르듯 펼쳐진다. 여기에 마을 지주 아들이 개입, 삼각 구도를 형성하면서 극의 재미를 더한다.
이 영화의 백미는 춤이다. “이제껏 춤을 이렇게 해석한 영화는 없었다”는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감독인 키엔체 노르부 스님은 “신앙의 힘과 믿음의 힘, 여성들의 힘을 다룬 작품으로 조금이나마 인도를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