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 동국대 북경대 대만대 동경대 제1회 국제학술대회 개최(불교신문 14/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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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관리자 작성일14-05-25 17:31 조회2,343회 댓글0건페이지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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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국대 |
불교로 소통과 화해의 길 모색
한국과 중국, 일본과 대만을 대표하는 4개 대학이 세계 불교학의 중심축을 동아시아로 다시 세우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동국대와 북경대, 대만대, 동경대는 동아시아의 불교 전통과 근대 불교학을 주제로 지난 9일부터 10일까지 동국대 학명세미나실에서 제1회 국제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는 총 10명의 세계 불교 석학들이 참석해 ‘근대 불교학의 동아시아 전개’와 ‘동아시아 불교의 다양한 시선’ 등을 대주제로 2부로 나눠 진행됐다.
이번 세미나는 현재 일본을 제외하고 서구 불교학이 세계학계를 주도하고 있는 실정에서 그 중심축을 동아시아로 되돌리는 방향성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이를 위해 앞으로 4개 대학은 공동 국제학술대회를 정례화 하는 협정식도 가졌다. 특히 동아시아의 국가 간 갈등이 심화되는 현시점에서 불교로 동아시아의 소통과 화해의 길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학자들은 각국 불교학 연구동향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현재 불교학의 현주소를 재조명했다. 행사는 동국대 개교 108주년을 기념해 열렸다.
■ 옛 고승의 선법ㆍ경지 어떻게 분석할 것인가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리스롱 북경대 교수는 ‘현대 중국 대륙 불교연구의 새로운 추세’라는 논문을 통해 선 수행과 이론문제, 불교의식 연구, 밀교의 부흥 과제 등이 현재 중국학자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밝혔다.
리 교수는 이전까지 중국불교학자들이 구체적인 선법(禪法)수행 문제에 직면했을 때 취한 기본적 태도는 “에둘러 가며 말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문제에 보통 선과 밀교를 함께 닦고 있는 재가 거사가 자신의 경험에 비춰 이야기 해왔지만, 이는 직접적인 문헌에도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리 교수는 “불전 속의 선관(禪觀)에 대한 서술을 어떻게 이해하고 역사상 고승의 선법과 경지를 어떻게 분석할 것인가를 당장 착수해야할 시급한 문제”라고 제안했다. 선 수행의 심화연구의 필요성을 제기해며 수행자의 심리 체험을 불전적 전거와 연관시켜 기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 교수는 이어 “예불과 각종 법회의식은 불교내부 개혁을 위해 가장 먼저 연구해야 할 분야이며, 학자들은 밀종 부흥에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뚜바오루이 대만대 교수도 ‘중국 대승불교의 문제의식과 이론구성’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선정(禪定)과 같은 관념은 모두 일반인의 현실경험으로 알거나 느낄 수 있는 게 아니다”며 “진실임을 증명하려면 또 다른 이론으로 풀어내거나 새로운 불교이론을 창조해야만 해결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인문정보학’이 불교학 행방 결정할 것
앞으로의 불교학은 디지털 매체에 의한 ‘인문정보학’ 없이는 앞으로 쉽게 나아갈 수 없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시모다 마사히로 동경대 교수는 이날 ‘일본에서 불교연구의 현황과 미래’를 주제로 발표했다.
시모다 교수는 “디지털 매체가 급속하게 보급되면서 불교학은 변혁시대를 맞았다”고 강조했다. 종이 매체의 특성에 제약받지 않으면서 자료의 본래적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는 것. 구미에서는 ‘인문정보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확립하고 디지털 텍스트라는 매체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이미 1970년대부터 독자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에 이뤄지고 있는 미국 50여개 주요대학 도서관과 구글(Google)이 공동으로 도서를 디지털화 하는 프로젝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시모다 교수는 “이 역사적 변동에 입각해 적어도 불교학에 관한한 인문정보학의 필요성은 절실하다”며 “2500년의 불교는 기억으로부터 서사로, 사본으로부터 목판으로, 활판서적으로, 서적에서 디지털 텍스트라는 매체의 변용에 따라 불교지식을 새로운 매체 속에 재배치 해 온 역사”라고 밝혔다.
시모다 교수는 “전통적인 지(知)의 성질과 디지털 매체의 양족 성질을 파악해 각 영역에서 고유한 지(知)의 성질의 디지털화를 실현할 필요가 있다”며 “광대학 지식 네트워크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전체적으로 조감할 수 있는 방법을 획득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 불교의 확산은 아시아 전체 보편적 관점서 조망해야
김용태 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는 식민지기 근대불교학 도입 이후 한국불교가 일본이나 중국과 완전히 다른 독자적 불교를 주체적으로 창조하기 위해 펼친 노력들을 집중 조명했다. 이러한 노력이 모아져 한국불교가 중국불교의 아류라는 등의 기존의 오해나 선입견 또한 상당부분 불식됐다는 점도 짚어냈다. 한국의 근대연구방법론은 일본을 통해 들어왔지만, 한국불교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일본의 연구풍토의 영향을 극복한 첫 연구로 이능화 선생의 <조선불교통사>를 들었다.
한국불교 전통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재해석해 가치 제고에 앞장선 인물은 최남선이었다. 특히 동아시아에서 한국불교가 가진 위상을 거시적 안목에서 보여줬다. 중국의 각론(各論)적 불교와 달리 한국은 최후의 결론(結論)적 불교를 세웠다고 평가하고 그 대표적 사례로 원효스님의 통불교를 내세웠다.
이후 최남선을 필두로 학계에 이러한 인식이 널리 퍼지게 됐다. 김 교수는 “일본불교의 종파적 특성에 대비되는 한국불교의 종합적 특성을 부각시킨 것”이라며 “일본 식민지라는 시대상황에서 우월한 타자인 일본을 뛰어넘을 수 있는 한국의 독자성을 강조하려는 자의식의 표출이기도 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최남선의 주장은 일본 불교사 인식에 대한 비판 및 대안으로서의 성격을 가진다”며 “일본 대신 한국이 불교 전파의 귀결지가 됐다”고 말했다.
이날 김 교수는 “동아시아는 공통된 사상과 문화적 특징으로 인해 동질적 불교전통을 함께 공유하고 있다”며 “한국불교 연구를 위해 동아시아 불교세계에 작동해 온 상호성과 보편성의 원리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첸진화 브리티시 콜럼비아대 교수, 왕쏭 북경대 교수, 차이야오밍 대만대 교수, 미노와 켄료 동경대 교수, 고영섭 동국대 교수, 미국 듀크대 일미스님이 발표자로 참석했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김종욱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 HK연구단장은 개회사에서 “‘동아시아 인문네트워크’를 형성해 세계불교학의 중심을 다시 동아시아로 되돌리고, ‘동아시아 불교문화권’ 담론을 형성해 동아시아의 소통과 화해의 초석을 마련하겠다”고 역설했다.
김희옥 동국대 총장은 격려사에서 “정치적ㆍ이념적 장벽에 가로막힌 현대 동아시아에서 불교사상을 기반으로 공동의 정체성을 찾고 평화를 위한 초석마련에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국대 불교학술원장 현각스님은 “이번 학술대회가 원만히 성취돼 동아시아 불교가 불교학의 새바람을 일으켜 세계 불교계를 이끌어 갈 수 있는 견인차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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