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울러 지난 3월 남중국해 상공에서 실종된 말레이시아 항공기(MH370) 희생자에게도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스님은 앞서 “명상은 경전에 근거하고 있다”며 “콘서트를 보고 나오며 차후 다시 못볼 것에 고통 갖음을 벗어나듯이 세월호 참사 고통도 벗어나야 한다”고 명상과 고통의 관계를 설명했다. 스님은 용서에 대해 “부처님은 ‘잘못이 있으면 인정하고, 용서하고, 배우라’고 했다. 실수한 사람을 용서하는 것은 불자인 우리의 일”이라며 남아공 진실과화해위원회를 통해 한 여인이 고문으로 남편을 숨지게 한 사람에게 달려가 포옹하며 “당신을 용서한다”고 말한 일화를 소개했다. 기자들이 정부에 대한 일방적 용서가 종교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 아니냐는 질의에 대해 스님은 “‘한쪽 뺨을 맞으면 다른 쪽 뺨도 대라’고 한 기독교도 마찬가지이다. 불자라면 기독교인의 이런 행동보다 더 잘해야 하지 않겠느냐. 불교의 자비(용서)가 우리가 가진 유일한 희망이다. 우리가 후손에게 물려줄 유일한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에 대한 용서의 문제를 지적한 질의에서 스님은 “우리가 살고 있는 문화는 누군가를 탓하고 벌주고 싶어한다”며 “한국 정부도 완벽하지 않다. 정부도 세월호 참사로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님은 “내가 만난 몇몇 한국 지도자들은 선의를 갖고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정부를 구성하는 것도 결국 사람이고) 사람이기 때문에 실패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스님은 “(정부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좀 더 잘할 수 있었을까?’라고 생각해 볼 필요도 있다”며 “남 탓을 하는 것은 쉽지만 그렇지 않다”면서 “정부에 분노한다고 해서 정부는 바뀌지 않는다. 정부를 바꾸고, 세상을 변화시키려면 남의 고통을 내 고통으로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고통 받는 사람의 손을 잡고 고통으로부터 꺼내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용서와 치유와 관련, 스님은 “분노는 모든 사람에게 상처가 된다. 용서는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실수에서 배울 수 있어야 한다”면서 “벽돌로 벽을 쌓았을 때 단 2개의 벽돌이 잘못 끼워져 990여개의 벽돌 전체 벽을 부수려는 것과 벽을 보고 ‘잘 만들어진 아름다운 벽’이라 평가하는 다른 관점의 대비해야 한다”고 말하고, “2개의 잘못 끼워진 벽돌이 아닌 수백 장의 다른 벽돌을 보고, 정부와 세월호 참사 관련자를 볼 때 2개의 잘못 끼워진 벽돌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우리는 잘못된 벽이라며 정부를 탓하고 세월호 선장 등을 파멸시키려고 하지만 다른 방법 길이 있다. 이것이 불교가 가르치는 것이다. 실수가 아닌 전체를 봐야한다”면서 ‘다른 방법과 길’에 대해 “살인자를 살인자로 보면 ‘살인’이라는 행위만 보이지만, 살인을 저지른 사람으로 보면 그 사람의 다른 면도 보인다”고 설명했다.
스님은 오는 22~25일 세계명상힐링캠프가 열리는 만해마을에서 500여 대중에게 명상을 지도한다. 이와 관련 스님은 “명상수련은 서양에서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美 대통령이던 빌 클린턴도 명상을 한다. 내가 명상캠프를 연다고 인터넷에 공지를 올리면 2~3분 만에 마감 된다”며 “한국에 재가자를 위한 집중수행이 있다는 것에 놀랐다. 명상을 통해 명상이 쉽고 깊은 평화와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스님은 세계명상힐링캠프가 열리는 기간 중 화계사, 동국대 등에서 강연을 한다. 이날 간담회에는 아잔브람명상센터 참불선원장 각산 스님, 북한산 석굴암 주지 제정스님, 자비명상대표 마가스님, 정창근 동국대 부총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