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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前몽골 대통령이 통도사에 간 까닭은?(불교신문 14/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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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한그루 작성일14-02-03 14:28 조회2,47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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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국가원수가 천년고찰 영축총림 통도사에서 불교의 대표적 경전인 금강경을 공부해 화제이다.

남바린 엥흐바야르 전 몽골 대통령은 지난 21일부터 27일까지 6박7일간 통도사 반야암에 머물며 하루에 5~6시간씩 지안스님(조계종 고시위원장)에게 직접 금강경을 공부했다. 전 영부인 철몽 여사도 공부를 같이 했다.

지안스님은 남바린 엥흐바야르 전 대통령이 금강경을 공부하는데 불편하지 않도록 영어로 옮긴 텍스트를 준비해 교재로 사용했다. 주로 영어를 통해 강의가 이뤄졌으며, 전 대통령이 먼저 내용을 읽고, 궁금한 점에 대해 지안스님에게 질문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대부분 지안스님이 직접 영어로 답변했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통도사 강원(승가대학)에 재학 중인 덕상스님(미국인)과 한국에 온지 5년 된 바트보양 몽골스님(서울 몽골법당)이 통역을 맡았다. 지난 25일과 26일에는 지안스님과 오랜 기간 인연으로 반야암에 다니고 있는 설덕주 거사가 통역을 도왔다.

금강경 공부는 오전 9시~11시, 오후 2시~4시, 오후 7시~8시 등 매일 세 차례 이뤄졌다. 하지만 예정된 시간보다 길어지기 일쑤였다. 금강경에 대한 남바린 엥흐바야르 전 대통령의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다. 궁금한 점에 대해서는 질문을 반복하면서 스님의 답변에 귀를 기울였다.

또한 노트에 강의 내용을 꼼꼼하게 메모하면서 중요하다고 여기는 부분은 형광펜으로 밑줄을 그으며 경청했다. 전 영부인 철몽 여사는 영문 금강경 텍스트를 입력한 아이패드를 꼼꼼하게 보면서 공부했다. 지안스님은 조계종립 은해사승가대학원장과 영축총림 통도사 강주(승가대학장)을 오랜 기간 역임한 우리시대의 대표적인 학승(學僧)이다.  

남바린 엥흐바야르 전 몽골 대통령은 젊은 시절부터 불교와 인연이 깊었으며, 티벳어로 된 <금강경>을 몽골어로 번역하겠다는 원력을 갖고 있다. 반야암에 머무는 동안에도 하루 세 차례 정성을 다해 기도하는 것은 물론 공부할 때마다 지안스님에게 1배의 예를 올리는 등 신심 깊은 자세를 보였다. 또한 남바린 엥흥바야르 전 대통령은 저녁공양을 하지 않는 오후불식을 실천하며, 그 시간에는 통도사 암자 일대를 조깅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조계종 고시위원장 지안스님은 “대통령을 지낸 분이 금강경을 공부하고 싶다고 해서 처음에는 정치적인 제스처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면서 “하지만 실제 겪어보니 학문적 깊이뿐만 아니라 불교에 대한 신심이 아주 돈독한 분”이라고 말했다.

남바린 엥흐바야르 전 대통령은 한국불교와도 인연이 깊다. 대통령 재직 시절인 2006년 만해대상 포교부분을 수상한 남바린 엥흐바야르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24일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을 예방하고 ‘한-몽 문화교류’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기도 했다. 당시 남바린 엥흐바야르 전 대통령은 총무원장 스님에게 “금강경에 밝은 한국 스님을 모시고 자문을 구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으며, 이후 서울 화계사에서 조계종 고시위원장 지안스님을 만나 인연을 맺었다.

남바린 엥흐바야르 전 몽골 대통령은 통도사 반야암에서 금강경으 공부한 후 “금강경에 담겨 있는 뜻이 너무 깊다. 부처님 가르침의 정수를 담은 금강경을 앞으로 더 배우고 익혀 몽골어로 번역하고 싶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아름다운 한국의 사찰에서 금강경을 공부할 수 있도록 해 준 지안스님을 비롯한 많은 인연들에 깊이 감사드린다”면서 “이번에 공부한 내용이 앞으로 도움이 많이 될 것”이고 환하게 웃었다.

전 영부인 철몽 여사도 “이렇게 같이 공부하게 돼서 감사하다”면서 “.통도사 반야암에 와서 지안스님에게 공부하게 되어 기쁜 마음”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철몽 여사는 “몽골에는 집집마다 금강경을 모실 만큼 몽골인과 인연이 깊은 경전이 금강경”이라면서 “이번 공부를 통해 금강경의 뜻을 마음에 새길 수 있어 부처님 가르침을 진심으로 감사하게 됐다”고 말했다.

반야암에서 금강경 공부를 시작하기에 앞서 통도사를 방문한 남바린 엥흐바야르 전 대통령 내외는 부처님 진신사리를 봉안한 금강계단 참배 후 주지 원산스님과 차담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원산스님은 “몽골과 우리는 생김새도 비슷하고 대승불교문화권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역사적으로 문화적으로 비슷한 점이 많으니 앞으로 (양국이) 유대를 갖고 상생하는 환경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바린 엥흐바야르(Намбарын Энхбаяр) 전 대통령은 몽골인민혁명당 소속으로 2005년 6월부터 2009년 6월까지 제3대 대통령을 역임했다. 대통령에 앞서 문화부장관, 국회의장, 국무총리 등 요직을 거쳤으며, 현재도 몽골의 중요한 지도자 위치에 있다.


사진1 통도사 반야암에서 지안스님에게 금강경을 공부하는 몽골 전대통령 내외. 왼쪽부터 전 영부인, 남바린 엥흐바야르 전 대통령, 덕상스님, 바트보양 스님. 반야암 신도 설덕주 씨, 오른쪽 끝은 지안스님.

사진2 남바린 엥흐바야르 전 대통령은 지안스님의 강의를 들으며 꼼꼼하게 메모했다.

사진3 금강경 공부를 마치고 쉬는 시간에 지안스님과 남바린 엥흐바야르 전 대통령 내외가 소나무 숲에서 한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4 반야암에서 금강경 공부를 시작하는 날 통도사 주지 원산스님(왼쪽에서 두번째)을 예방한 후 기념촬영.

사진5 금강경을 공부하다 한문으로 된 경전을 보고 관심을 나타내며 지안스님에게 질문하는 남바린 엥흥바야르 전 대통령. 오른쪽은 통도사 강원에 재학하고 있는 미국인 덕상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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