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소식

News | “한국불교 세계화 위한 영문번역에 앞장”(불교신문 13/07/08)

페이지 정보

작성자한그루 작성일13-07-08 11:18 조회2,472회 댓글0건

본문

마음 찾기 - Finding Our Mind 전 7권

전통적인 기독교 집안 출신

박사논문 준비하며 불교 귀의

정년퇴임 후 불교에 심취

‘불교용어사전’ 발간 업적

자광사 국제선원 개원법회서

영문축사 계기 돼 자작시

144편과 경전 영역해 출간

고승어록 30여권 영역 ‘계획’


평생 영문학 공부에 매진해 온 노학자인 충남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박영의(81, 曉山) 명예교수가 지난해 <한영실용 불교용어사전>을 발간해 불교계를 놀라게 했다. 이번에는 ‘마음 찾기(Finding Our Mind)’라는 제목의 책 7권을 출간했다. 영문 자작시와 다양한 조사어록을 영역한 7권의 책에는 불교학자는 아니지만 해박한 불교지식과 여기에 상응하는 풍부한 영문의 불교용어가 들어 있다. 이번 책 출간을 위해 집필에 열중하다가 계단에 굴러 깁스를 하는 부상을 입기도 했다. 이 열정 넘치는 원로 학자를 만나 ‘왜 그토록 불교서적 번역에 힘을 쏟는지’를 들어 보았다.

- 7권의 책을 냈다.

= 사명감 때문이다. 비용이 많이 드는 자비출판을 택했다. 그래서 주변에 책이 필요한 많은 분들에게 나눠주고 싶었다. 책을 많이 팔아 인세를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한국불교를 세계화하는데 일조하고 싶었다.

- 이전에 불교사전도 출간했다.

= 내가 재적사찰로 있는 자광사 주지이었던 원행스님이 서울에 주한 외국인들을 모시고 와 구룡사를 안내하는 통역을 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영문학자인 내가 우리말로 안내해 주기도 어려운데 영어로 어떻게 설명할 수 있었겠나. 그래서 포교원에 연락해 외국인 안내 소책자가 있느냐고 물어 봤더니 없다고 했다. 이럴 수가 있나 싶어 내가 영문사찰 안내 책자를 만들겠다고 자청하며 전통사찰을 안내하는 소책자를 만들었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 불교용어사전까지 만들 수 있었다.

- 불교사전을 만들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 계기는 포교원에서 만든 영문사찰 안내 소책자다. 한국불교를 세계화 하겠다는 일념으로 한 사업이다. 그동안 불교계에 변변찮은 영한불교사전이 없었는데 1223쪽에 달하는 사전을 만들고 나니 주변에서 격려를 많이 해 주었다. 특히 서울 동국대학교 정각원인 법타스님께서 직접 전화를 걸어 20권을 주문하면서 ‘교수님이 대한민국 불교 체면을 세워 주었다’고 칭찬해 주었다. 곧 수정증보판도 나온다.

- 7권의 책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

= 1권부터 3권은 창작시를 영문과 한글로 실었다. 나머지 4권부터 7권까지는 경전과 선사어록과 논서들을 영문으로 번역해 실었다. 여기에는 <금강경>과 <반야심경>을 비롯해 <사십이장경> <발심수행장> <수심결> <선가귀감> <혈맥론> <신심경> <증도가> 등을 다양하게 영역해 실었다.

- 영어 자작시가 눈에 띄는데 어떻게 이런 작업을 할 수 있었나.

= 자광사에 다니고 있을 때인 2004년 5월9일 자광사 국제선원 개원법회에서 영문축사를 하는 영광이 있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그날 밤부터 주체할 수 없는 자작시가 쏟아져 나왔다. 마치 무언의 깨달음을 얻은 듯 내면에서 나오는 글들을 6개월 동안 144편이나 쏟아냈다. 그 시를 3권에 나눠 각각 48편씩 실었고, 마지막 3권에는 2편을 더해 총 1146편을 실었다.

- 원서공부도 많이 한 것으로 안다.

= <육조단경>을 비롯해 <불교란 무엇인가> 등 불교에 관한 다양한 서적은 물론이고 <바가바드기타> <도덕경> <노자> <장자> <주역> 등 동양사상에 관한 책들은 모조리 섭렵했다.

- 특히 감명 받은 책이 있다면.

= 모든 책들이 나의 불교공부에 도움이 됐다. 그중에 삼성문고에서 나온 <유마경>이라는 책에서 특히 감명 받았다. 그 책에 보면 유마거사가 ‘내 병은 온 세계의 중생들이 걸린 병인데 중생의 병이 낫기 전에는 내 병이 낫지 않는다’는 내용이 있는데 그 구절을 읽으며 평생 부처님의 가르침을 신봉하기로 마음먹었다.

- 다양한 수행을 했을 것 같다.

= 아니다. 나는 특별한 수행이라고는 30대 중반에 1000배를 한 것 밖에 없다. 시간이 아까워 매일매일 서재에 들어 앉아 잠자는 것 까지 줄여가며 불교서적을 읽고 공부하고 집필하는데 진력하고 있다. 내 수행은 불교공부다.

- 영문학자가 불교와 인연맺기가 쉽지 않은데.

= 우리 집안은 전통적인 기독교 집안이다. 모친이 대전에 이름만 대면 알만한 교회를 창건하다시피 한 분이다. 어릴 때 세례까지 받았다. 그렇지만 사색이 깊고 논리적으로 따지는 성격을 타고 나서 기독교 교리에 의심을 품었고 나와는 맞지 않는 종교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박사학위 논문을 쓰면서 동양사상을 공부하게 되었고, 불교도 공부하면서 불교를 접하게 됐다. 이후 자광사 불교대학에서 공부하면서 불자로 거듭났다.

- 계획하고 있는 불서는.

= 한국의 고승법어집을 영역하고 싶다. 통도사 경봉스님 법어집을 비롯해 한국의 고승들의 가르침이 담긴 법어집과 어록을 영어로 번역해 한국불교를 세계에 홍포하고 싶다.

- 앞으로 계획은.

= 일본의 불교석학 스즈키 다이세츠가 일본불교를 세계화하는데 큰 역할을 했듯이 나도 ‘한국의 스즈키 다이세츠’가 되고 싶다. 그래서 영한불교사전과 조계종이 발간한 한국의 전통사상총서 중 9권에서 26명의 고승들의 시 540편을 영역했고 <마음찾기>도 7권 냈다. 이제 90살까지 영역에 매진할 계획이다. 90살부터는 5년 동안 수행에 몰두해 큰 깨달음을 얻고 싶다. 그후부터 100살까지는 세계를 다니며 한국불교를 널리 알리는 선지식이 되고 싶다.

■효산 박영의 명예교수는…

1932년 대전에서 태어났다. 경희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충남대학교 영어영문학과에서 석사, 전북대학교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충남대학교 석사학위를 받은 뒤에는 1974년부터 1년간 미국 국무성 장학생으로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1991년에도 존스 홉킨스 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했다.

박사논문 <Herman Melvill의 작품에 대한 불교와 동양사상적 연구> 논문을 쓰면서 불교공부에 심취했다. 동서양 사상을 접목한 문학연구에 조예가 깊어 1997년에는 한국동서비교문학회를 창립해 초대회장을 역임했다. 정년퇴임 이후에도 불교공부에 심취해 <실용한영불교용어사전>을 비롯해 <경허집> <가장 행복한 공부> <간화선 입문> <우학스님의 금강경 핵심강의> 등 다양한 불교서적을 영문으로 번역했다. 현재 충남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명예교수로 있으면서 부산 홍법사 국제포교연구원장과 한국불교영어번역연구원 고문으로 활동하며 영문번역에 몰두하고 있다.



Wooden Gong

- Park Young-eue

The sound of a wooden gong,

The sound from the void;

The sound

That drives thousands of devils away.

The sound

That purifies our troubled thought;

The sound

That allays our languishing heart.

The sound of a wooden gong,

The sound from the void;

The sound

That is greater than thousands of words.

The sound

That must be the Buddha himself,

Preaching in silence

Without words,

Without discourse,

Without even dharma talks.

Of course,

The universe itself is without words.

Meditation with a bamboo clapper,

Buddha chanting with a wooden gong.

What more do we need?

It is the simplest way

To Heaven.

But where is Heaven?

Forget it.

Heaven is in your heart,

In your mind,

Mind, mindless mind.

목탁

- 박 영 의

목탁

허공으로부터 울려퍼지는 소리

온갖 마귀를 몰아내는

그 소리.

우리의 산란한 마음을

맑게 해주는 소리

우리의 애타는 심정을 달래주는

그 소리.

목탁

허공으로부터 메아리치는 소리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말보다 더 장엄한

그 소리.

그것은 침묵 속에

말없이

설하시는

분명한 부처님의 나투심.

말씀도 아니고

설법도 아닌

물론 우주 자체도

말은 없는 법.

죽비와 더불어 하는 참선

목탁과 함께 하는 염불.

더 이상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지요?

천당으로 가는

가장 쉬운 길.

그런데 천당이 어디 있는지요?

그런 것은 잊으십시오.

천당은 여러분들 가슴에 있으며

여러분들 마음에 있습니다.

마음 없는 마음.

댓글
주제와 무관한 댓글, 악플은 삭제될 수 있습니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