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 국제불교학교’ 첫 졸업생 배출…성과와 의미(불교신문 13/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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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관리자 작성일13-02-27 15:24 조회2,271회 댓글0건페이지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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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가자로서 갖춰야 할
바른 불교관 정립에 무게
열린마음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특강도 진행
보수적 분위기 강원과 달리
자유롭고 토론 중심 수업
2년간 영어 교리 ‘열공’
언어장벽 극복 자신감 얻어
4명은 北.南美서 해외포교
5명은 국내서 외국인 지도”
종단 첫 비구니 영어전문교육기관인 국제불교학교를 마친 스님들이 지난 22일 졸업식 후 용인 화운사 법당 앞에 섰다. 스님들은 “열린 마음, 마음 챙김, 열렬한 탐구의 자세로 일상의 모든 활동에 임하겠다” 고 서원하며 기쁨을 나눴다. 왼쪽부터 운성 일양 성원 태허 원경 청하 정효스님. 김형주 기자 cooljoo@ibulgyo.com |
조계종 출범 이후 최초로 개설된 비구니 스님 영어전문교육기관 국제불교학교 첫 졸업식이 지난 22일 용인 화운사에서 열렸다. 2011년 학교가 처음 개원할 때 “한국불교세계화에 일조하겠다”며 당당하게 입학한 9명의 스님들은 2년 과정을 무사히 마치고, 한 명의 낙오자 없이 졸업했다. 국제불교학교는 종단 최초의 영어전문교육기관이라는 것 외에도 종단이 수업료 전액을 지원하고, 해외연수를 실시하는 등의 특전으로 개교 초부터 화제가 됐다. 총무원장 스님도 개원식에 참석하는 등 종단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지난 2년간의 성과는 졸업생들의 진로로 판가름 났다. 졸업생 가운데 4명은 국외에서 활동하며, 5명의 스님은 템플스테이 지도법사 등을 맡아 한국을 찾는 세계인들에게 불교를 알려나갈 계획이다.
졸업생 가운데 성제스님이 가장 먼저 아르헨티나로 떠났다. 고려사 주지 소임을 맡을 스님은 한국인 불자는 물론 스페인어가 공용어인 이곳에서 영어법회를 통해 현지인 포교를 할 계획이다. 졸업식날 화상인사를 한 스님은 “이곳에 와보니 교회는 50개 사찰은 2개 밖에 없다”며 “해외포교 열심히 해 그간 도와준 것 회향하겠다”고 했다.
청하스님은 오는 4월 미네소타주 삼불사로 떠난다. 이곳에서 스님은 현지인 포교를 담당하게 된다. 스님은 두 차례 미국연수경험이 미국행을 결심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연수에서 스님은 불교신자나 명상수행하는 사람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미국인들 역시 깨달음에 대한 열망이 크고 진지하게 수행하는 모습을 직접 눈으로 봤다. 수행을 통해 알코올중독자가 치유되고, 더 발심해서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이들도 만나면서 불교포교의 가능성을 실감했다. 스님은 “미네소타주는 한국인 입양아가 유달리 많은 지역인데다가 입양된 사람들 가운데 뿌리를 찾고 싶어 하는 반면, 부모를 만나도 행복하지 않았던 기억을 가진 이들이 많다”며 “한국불교를 통해 고국을 느끼고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태허스님은 해외포교 배우기 위해 미국연수를 결심했다. LA 미국인 선센터에서 3개월간 수행하는 것을 시작으로 1년 동안 미국에서 머물 계획이다. 스님은 선센터에서 함께 수행하면서 사회활동을 통한 대중 포교법을 직접 실천하고 배울 계획이다.
미국 시애틀 정각사로 떠날 준비 중인 정효스님은 국제불교학교에서 보내 2년간이 특별했다고 한다. 학교에 들어오기 전에는 문제집 보며 단어를 외우고 독해하는 게 전부였다는 스님은 여기 와서 처음으로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과 대화를 해봤다. 원어민 강사와 함께 절에서 살며 자연스럽게 얘기를 나누면서 영어실력도 늘었다. 또 유명 강사진을 초청해 심리치료 수업이나 모래만다라, 선화로 마음을 표현하는 특강들은 시야를 넓히고 사고를 전환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한다. “승가대학이 보수적인 반면 국제불교학교는 자유로운 분위기인데다가 사고의 틀을 깨고 넓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며 “후배 스님들이 와서 직접 공부해보면 출가생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외로 나가는 스님 외에도 한국에서 외국인 법회나 포교를 담당하는 스님도 있다. 불림스님은 진관사 외국인 템플스테이를 맡아 운영하며, 동국대 국제선센터 영어법회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법문도 한다. 일양스님, 원경스님, 운성스님은 외국인템플스테이 지도법사로 위촉됐다. 성원스님은 전국비구니회 회장 스님 사서로 통번역과 함께 비구니회 국제교류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영어를 공부하겠다고 마음먹고 입학해서, 영어 외에도 상담심리, 위빠사나, 간화선 수행과 지도법 등 다양한 부분을 배울 수 있어 좋았다”는 성원스님은 “영어로 불교경전을 보면서 한글번역본보다 이해하기 쉽다는 것도 알았다”며 “영어로 설명된 불교는 담백하고 간결해 불교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신심도 깊어졌다”며 2년간 수학의 의미를 부여했다.
학인 스님들과 함께 생활하며 불교영어를 지도했던 교학처장 지정스님은 “언어만 배웠다고 해서 포교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불교에 대한 총체적인 교육을 진행했다”며 “출가자로서 갖춰야 할 기본 소양 외에 바른 불교관을 정립하는데 무게를 두고 학사를 운영했다”고 수업 기조를 설명했다.
특히 다양한 특강을 통해 스님들이 편견 없이 세상을 보고 열린 마음을 가질 수 있는데 중점을 뒀다. 외국인 대상으로 부처님 가르침을 어떻게 가르치고 표현할 것인지에 대한 교육도 중요했다. 지정스님은 “학인 스님들이 경직된 사고를 벗어던지고, 자신의 노력으로 언어라는 장벽도 넘어섰다는 자신감 덕분에 해외 진출도 결정할 수 있었다”며 “졸업해서도 스님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탁마하고 다양한 안목으로 멀리 볼 수 있는 능력을 길러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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