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 부처님오신날을 준비하는 사람들④ 김포 보타사 이주노동자(불교신문 11/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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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관리자 작성일11-04-09 22:40 조회2,691회 댓글0건페이지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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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27일 김포 보타사에 모인 이주 노동자들이 등에 붙일 종이를 펼쳐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燈 만들며 고국의 정 나눠요”
“방글라데시에서는 부처님오신날이 되면 파누스를 만들어 하늘에 띄우고 이틀 동안 축제를 벌여요.”
지난 3월27일 김포 보타사. 라나 씨가 등을 만들며 유창한 한국말로 방글라데시의 부처님오신날 모습을 소개한다. 이날 모인 15여 명의 노동자는 모국을 상징하는 파누스를 만드는데 힘을 합쳤다. 파누스는 방글라데시 사람들이 매년 부처님오신날 공동으로 제작하는 전통 등이다. 원통형 모양의 등이 완성되면 열기구 원리를 이용해 공중에 띄운다.
모국 전통등 만들며
외국생활 시름 달래
이들은 누가 먼저 랄 것도 없이 능숙한 솜씨로 뼈대에 붙일 색색의 종이를 직사각형 모양으로 오리고 연접해 붙였다. 33㎡(10여 평) 남짓한 작은 법당에는 어느새 이야기꽃이 피어났다. 디펜 바루아 씨는 “고향에 있을 때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여 집 근처 절에서 파누스를 만들어 하늘에 띄우며 가족들의 행복을 빌었다”며 “악기를 연주하며 부처님께 귀의하는 노래를 불렀다”고 말했다.
사다남 씨는 “보타사 부처님께 항상 고국에 있는 가족들의 건강을 기원한다”며 “절을 만들어준 한국스님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두 시간 쯤 지나자 파누스 하나가 완성됐다. 성인 남자 허리까지 오는 크기였다. 라나 씨는 “파누스를 공중에 띄우는 것은 고통이나 슬픔도 함께 날려 보낸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며 “수 백 개의 등을 보며 부처님의 가르침이 곳곳에 있음을 깨닫는다”고 밝혔다.
종교는 달라도 보타사에서는 금세 하나가 된다. 이슬람교도인 아립 씨는 “이곳에서 어려울 때마다 많은 도움을 받아 몇 달 전부터 주말마다 보타사에 나오게 됐다”며 “파누스를 보고 있으니 친구들과 가족 생각이 절로 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지난 2010년에 문을 연 보타사는 방글라데시 노동자들을 위한 법당으로 주말마다 법회를 열고 있다. 김포 용화사 주지 지관스님이 이곳의 운영지원을 맡고 있다. 쉼터와 이주민지원센터 역할을 겸하고 있어 쉬면서 부담 없이 밥 먹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사랑방으로 자리잡았다.
김포=홍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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