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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간화선, 출재가 모두 위해 창안”...법보신문 10.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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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관리자 작성일10-08-26 17:51 조회2,76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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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웰 원장 본지 기고문서 샤프 교수 반박
출가자와 동일한 혜택 주려 취한 수행법
대혜 이후 한 세대 내 사찰에서 보편화
 
 

미국 버클리대학 로버트 샤프 교수가 8월 12일 열린 간화선 국제학술대회에서 “간화선은 재가자를 위해 창안한 수행법으로 원나라 때까지도 선종 사찰의 보편적인 수행법이 아니었다”고 주장한 가운데, 동국대 불교학술원 로버트 버스웰 원장이 이를 전면 반박하는 기고문을 8월 25일 본지에 보내왔다.

미국 UCLA 특훈불교학 교수이기도 한 버스웰 원장은 기고문에서 “필자는 친구이자 동료인 샤프 교수가 일부러 이처럼 자극적으로 표현했다고 생각한다”며 “간화선이 당초 승려와 재가자 양측 모두에게 가르쳐졌던 체계로 대혜 이후 한 세대 내에 간화선은 사찰 내에 거주하는 출가 승려들에게도 적합한 수행법으로 여겨지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대혜 스님의 『어록』과 지눌 스님의 『법집별행록절요병입사기』의 내용을 검토한 버스웰 원장은 “대혜가 전달하려 했던 것은, 간화선은 재가자들을 위해 ‘수준을 낮춘’ 어떤 것이 아니라 수행의 모든 단계에 있어 출가 및 재가 수행자들 모두에게 잘 맞는 접근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 선종사 연구의 권위자인 샤프 교수 및 그와 유사한 주장을 했던 하버드대 나타샤 헬러 박사가 이러한 버스웰 원장의 반박을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로버트 버스웰 원장 본지 기고 전문

얼마 전 열린 간화선 국제 학술대회에서 로버트 샤프 교수가 간화선은 불교 경전과 학문적 전통을 상대적으로 거의 익히지 못했던 재가 신도들을 위해 대혜가 특별히 고안한 간소화된 수행법이라고 주장한 것이 법보신문 기사를 통해 주목받았다. 필자는 친구이자 동료인 샤프 교수가 일부러 이처럼 자극적으로 표현하였다고 생각하는데, 이것은 논쟁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학자들이 흔히 취하는 전략이다. 필자는 그의 이러한 태도를 받아들이면서 다소 다른 견해를 제시하고자 한다.

필자가 근거자료를 살펴볼 때, 대혜종고(1089~1163)의 『어록(語錄)』(『대혜보각선사어록』) 내에서 화두는 재가자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뿐만 아니라 특히 승려들을 대상으로 한 가르침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대혜는 화두를 공식적인 법문(상당법문,『대혜보각선사어록』 T1998A:47. 827c3~4 참조)과 스승의 처소에서의 담화(室中機緣, T1998A:47. 850b15~16)라는 두 경우 모두에서 사용하고 있다. 재가자들은 승려가 아니며 대부분 대혜의 사찰로부터 수백 킬로 떨어져 거주하였기 때문에, 화두를 포함하는 이러한 보다 공식적인 사찰 수행에는 참가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것은 명백하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대혜는 재가 신도들에게 보내는 편지에 의존하여 그들이 사찰 수행에 참석하지 않더라도 여전히 승려들과 동일한 선수행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하였다. 이러한 방법을 그는 간화선이라고 불렀다. 간화선은 ‘간소화된’ 접근법이라기보다는 사찰 외부의 사람들에게도 사찰 내의 비구와 비구니 승려들이 경험할 수 있는 것과 동일한 이해와 깨달음을 접할 수 있게 하려고 대혜가 취했던 방법인 것이다. 따라서 대혜의 용법 속에서 화두는 승려와 재가자 양측 모두에게 유익하게 사용될 수 있었던 수행 기법인 것이다.

샤프 교수는 또한 간화선이 송대 후기와 원대에 중국 임제 전통 속에서 도처에 퍼지게 되었고, 재가자들뿐 아니라 비구와 비구니 승려들에 의해 널리 수행되었다는 사실을 비켜가고 있다.(샤프 교수는 ‘중국에 남겨진 대혜의 수행방법의 유산은 아직까지 완전히 이해되지 않았지만, 송대 이후 일부 수도승들에 의해 지지를 받게 되었다’라고 간략하게 언급하고 있다.) 『선요(禪要)』의 저자인 고봉원묘(1238~1295)와 동시대의 임제 계통 승려들의 전기나 자서전을 간단히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실제로 그들 모두가 간화선 수행을 활발히 실천하고 있었고, 이 수행으로부터 그들이 깨달음의 경험을 얻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비록 대혜가 간화선을 재가자들에게 가르쳤다 해도, 대혜 이후 대략 한 세대 이내에 간화선 수행법은 사찰 내에 거주하는 비구와 비구니 승려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적합한 수행법으로 여겨지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는 간화선 수행법을 한국에 소개한 보조지눌(1158~1210)의 저술에서도 또한 찾아볼 수 있다. 대혜 사후 불과 46년 만에 쓰인 『법집별행록절요병입사기』에서 지눌은 간화선이 이전 수행체계의 ‘기준을 넘어선(格外)’ 수승한 참구 수행법이라고 하면서, 간화선이 한국 불교의 대부분의 다른 참구 수행법을 결국에는 능가하리라는 것을 예시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또한, 간화선은 난해하여 재가자들에게는 잘 맞지 않고 참구 수련에 수년간 전념하는 정식 출가 수행자들에 의해서만 효과적으로 실천될 수 있다는 동시대 한국 불교도들의 보편적 견해를 반영하고 있다.

필자가 보건대, 이 증거들에 의해 실제로 밝혀지고 있는 것은 간화선이 당초 승려와 재가자 양측 모두에게 가르쳐졌던 체계였고, 이것은 양쪽 신봉자 집단의 차별적인 배경과 요구에 모두 부응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넓은 적용범위를 지닌 것으로 인식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대혜가 전달하려 했던 것은, 간화선은 재가자들을 위해서 ‘수준을 낮춘’ 어떤 것이 아니라 수행의 모든 단계에 있어서 출가 및 재가 수행자들 모두에게 잘 맞는 접근방법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한국 승려들(특히 수불스님, 혜국스님, 월암스님 및 다른 여러 스님들)이 평신도들에게 간화선을 보급하려는 시도들은 대혜 자신의 이러한 견해를 매우 잘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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