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 경주 골굴사 ‘선무도 화랑 템플스테이’ ...불교신문 10.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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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관리자 작성일10-08-06 12:03 조회2,990회 댓글0건페이지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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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心한 마음에 武心 불어넣어 禪心을 채우다
<텅 빈 마음> <용맹스러운 마음> <청안한 마음>
신라 불교문화가 고스란히 녹아 있는 경주 함월산 자락에 위치한 산사인 골굴사. 대부분의 산사가 고요함을 간직하고 있다면 골굴사는 고요한 가운데 활기참과 역동적인 면이 공존하는 모습을 지닌 점이 특징이다. ‘무심선심(武心禪心)’. 바로 골굴사를 대표하는 ‘선무도(禪武道)’ 때문이다.
‘조계종 선무도 총본산’답게 골굴사 템플스테이는 일반적인 템플스테이와는 달리 선무도라는 특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단순한 무술이 아닌 심신을 조화시켜 깨달음으로 향하는 전통수행법인 선무도를 바탕으로 골굴사는 ‘21세기 신(新) 화랑 양성’을 모토로 내걸고 템플스테이가 생소했던 지난 1992년부터 선무도 수행프로그램을 꾸려오고 있다. 해마다 골굴사를 찾는 청소년들은 8000여 명, 여기에 외국인과 일반인까지 합하며 2만8000여 명이 매년 골굴사를 찾아 선무도의 매력을 접하고 있다. 지난 7월21일 무더위 속에 구슬땀을 흘리며 선무도 수련을 체험하고 있는 청소년들을 만나기 위해 골굴사를 찾았다.
오후 선무도 수련 체험 시간, 골굴사 경내 선무도대학 수련관에 모인 청소년들이 수련에 앞서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선무도 화랑 템플스테이에 참가한 청소년들이다. 청소년들은 일주일간 이어지는 빡빡한 일정 속에서 잠깐 주어지는 휴식시간을 놓치지 않는다. 선무도 수련이 좋아 또 다시 골굴사 템플스테이를 찾는 청소년들도 상당수. 템플스테이 참가 전부터 아는 얼굴도 있고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친구들도 있지만 고된 수련으로 모두들 얼마 지나지 않아 친숙한 사이가 됐다.
선무도 수련을 통해 체력을 단련하고 다도체험을 통해 마음을 안정시키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친구들과 웃고 떠드는 즐거운 시간도 잠시, ‘탁’하고 죽비 소리가 울리자 시끌벅적하던 수련관에 이내 정적이 찾아들었다. 자리를 정돈하고 청소년들이 가부좌를 틀고 참선의 시간을 갖는다. 평소 의자 생활이 잦은 터라 가부좌가 어색하기만 하지만 수련을 앞두고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이어 선무도 기본동작에 대한 수련이 시작됐다. 선무도는 몸과 마음, 호흡을 조화롭게 하나로 합쳐 깨달음에 이르는 대표적인 관법수행이다. 청소년들도 저마다 들숨과 날숨, 작은 호흡에서부터 팔, 다리 동작 하나하나에 이르기까지 온 정신을 집중해 자신의 동작을 관찰했다.
기본적인 몸풀기에서 시작해 기마자세를 취하고 차츰 동작이 커질 때마다 학생들의 이마에 송골송골 땀이 맺혀 갔다. 찌르기, 앞차기, 옆차기 등 어느 동작이든 쉬운 동작이 없었다. 동작이 어려워지면서 몸은 뒤뚱거리며 흐트러지고 마음먹은 것처럼 쉽게 움직이지 않지만 시범을 따라하는 청소년들은 진지한 모습이었다. 허공을 가르는 발차기와 재빠른 몸놀림에 놀라움을 표하며 탄성을 지르면서도 혹시나 동작 하나라도 놓칠 세라 시범을 따르는 움직임은 분주했다.
선무도…‘21세기 新화랑’ 양성
외국인 합쳐 연 3만여명 동참
“신체 단련.심신 안정 1석2조”
“다양한 동작들을 따라하는 선무도 수련이 힘들긴 하지만 친구들과 함께 배우니 재미있고 견딜 만하다”는 이찬희(16세, 대구 수성구) 군은 “체력도 단련할 수 있고 새로운 친구들도 만날 수 있어서 기회가 되면 또 다시 참가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방학을 맞아 템플스테이 참가를 위해 귀국했다는 김민성(14세) 군은 “인도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는데 어머니의 권유로 동생과 함께 참가하게 됐다”면서 “선무도 수련도 하고 108배도 하면서 마음이 안정되는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
선무도 수련으로 흠뻑 땀을 흘린 청소년들은 잠시 쉬는 시간을 갖고 승마와 국궁을 체험했다. 선무도 뿐만 아니라 템플스테이 프로그램 가운데 승마, 국궁 등 신라시대 화랑의 기상을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 점도 골굴사 템플스테이만의 특징. 선무도를 통한 신체 단련은 물론 마음의 안정을 찾고 정신을 가다듬을 수 있도록 차를 마시며 예절을 배우는 다도체험과 음식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는 발우공양, 참선과 예불 등 불교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도 충실히 운영하고 있다.
선무도 수련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총수석사범 철안스님은 “청소년들이 선무도 수련을 통해 체력도 좋아지고 선조들의 정신과 전통을 배우는 효과가 있다”면서 “선무도 뿐만 아니라 다도나 국궁, 발우공양 등을 체험하며 신심의 안정을 찾는 청소년들의 모습을 볼 때면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경주=엄태규 기자 che11@ibulgyo.com
“선무도, 글로벌 브랜드화 추진”
골굴사 주지 적운스님
“올해로 37회를 맞은 선무도 템플스테이는 해마다 참가자들이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2만8000여 명이 동참해서 이제는 불교계 대표적인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지난 7월21일 경주 골굴사 내 사단법인 선무도협회 사무실에서 만난 골굴사 주지 적운스님〈사진〉은 선무도 템플스테이의 의미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적운스님은 템플스테이가 일반화되기 전인 지난 1992년부터 선무도를 중심으로 템플스테이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중국의 소림사처럼 깨달음을 위한 전통수행법인 선무도를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만들겠다는 원력에서다. 당시 생소한 템플스테이를 만류하는 주변의 목소리도 많았지만 이에 대한 적운스님의 믿음은 확고했다. 이후 선무도 템플스테이는 불교계 내ㆍ외부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고 20여 년이 지난 지금, 골굴사는 선무도를 축으로 한 골굴사의 템플스테이는 다른 사찰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적운스님은 선무도에 ‘화랑’의 의미를 접목해 청소년들의 인성을 함양하는 대안교육의 일환으로 운영했다.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2008년에는 대안학교인 ‘선무도 화랑 사관학교’를 개관해 제도권 교육에서 적응하지 못한 청소년들을 교육하기 시작했다. 전문 인력을 확보해 커리큘럼도 한문, 영어, 다도, 108배 수행, 국궁, 승마, 봉사활동 등으로 다양화했다. 적운스님은 “21세기에 적합한 신(新) 화랑 육성을 목표로 화랑의 기상과 숨소리를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을 템플스테이에 반영하고 있다”면서 “청소년들의 호연지기를 키우고 집중력을 향상시킴으로써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스님은 “불교가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현대인의 욕구에 맞는 요소를 제공하는 적극적인 자세로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콘텐츠를 통해 자연스럽게 불교문화를 알려야 부가가치도 창출할 수 있고 포교에도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스님은 상설 공연단을 만들어 오는 2011년부터 하루 2회 선무도 정기공연을 선보일 계획이다. 적운스님은 “앞으로 선무도를 불교종합예술로 발전시켜 세계적으로 자랑할 수 있는 브랜드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엄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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