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 땅끝마을 아름다운 절...불교신문 10.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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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관리자 작성일10-01-22 11:13 조회3,096회 댓글0건페이지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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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스님 / 불광출판사
늘 새로운 기획으로 화제에 오르던 미황사 이야기가 책으로 나왔다. 궁벽한 산골 절에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킨 ‘절집의 변신’이 그 주역인 주지 금강스님에 의해 글로 정리된 것이다.
수행자와 사찰의 일체화 현장 가감 없이 전해
책은 폐사에 가까웠던 옛 절을 축제와 나눔으로 변신하게 한 과정을 재구성했다. 1편 ‘시작하는 겨울’에서 2편 ‘일어나는 봄’, 3편 ‘길위의 여름’, 4편 ‘깊어가는 가을’로 이어진다. 겨울(희망발원)에서 시작해 봄(수행과 축제), 이어 여름(기억과 소통), 그리고 가을(희망과 나눔)로 연결되는 과정이 십수 년 간 퇴락한 사찰에서 연간 10만 명이 넘어서는 템플스테이 사찰로 변신하게 한 과정을 그려준다.
저자 금강스님은 역발상으로 그 과정을 이끌어 왔다고 고백한다. 최악의 상황에 부닥칠 때마다 세상과 호흡을 더 깊게 여는 접근법을 택해 온 것이다. 미황사의 현재 변모 뒤에 깔려있는 사람과 세상과 호흡하는 전 과정이 저자의 육필로 기록된 것이다. 그와 같이 호흡해왔던 그 현장을 그의 호흡으로 다시 보는 감각이 새로움을 더해준다.
‘땅끝마을’ 미황사 주지 금강스님이 펴낸 책 속에 담긴 미황사의 다양한 모습들.
책은 수행자와 사찰이 일체화를 보여주는 현장을 가감없이 그려주고 있다. 소제목의 구조는 그 현장의 기록이다. 절집의 일년살이 삶이 체험의 현장으로 배열되고 있다. 해맞이와 새벽예불, 마을 당제와 수행공동체, 발우공양-참선-동안거 해제-운력에서 템플스테이, 백중천도재-49재-불사 그리고 괘불재-산사음악회-작은 학교 살리기 등의 구조가 각 편별로 연결되어 이해와 정리를 도와준다.
가장 익숙한 ‘산사음악회’는 ‘우리네 마음에 달님 별님 사람님을 모시나이다’로 구성됐다. 여기에 출연자, 장비 설치자 등 행사 진행과 보조자들과의 인연관계를 소개하고 있다. “조상대대로 절의 주인은 지역민이고, 앞으로도 후손들의 것이니 여러분이 주인이라며 떠넘기니(?) 초파일 등줄 치는 것부터 음악회 무대며, 피아노 옮기는 일까지 모두 그들 손에서 진행이 된다. 청년들의 부인들은 며칠 전부터 비빔밥 준비 재료를 다듬는 것부터 설거지 주인처럼 도맡아 한다.”
마을 청년들은 우리가 아는 청년이 아니다. “시골에는 청년들이 사오십대이다. 그들이 마을에서 일어나는 대소사를 도맡아 한다. 절도 마을에 있으니 도와 달라고 정중히 요청한다.” “절 행사에 참석하라고 마을 방송을 하는 곳이 다 있다며 신기해한다. 모든 사람이 행사 전에 두세 번씩 방송한다는 걸 안다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금강스님은 해남에서 태어나고 대흥사에서 출가해 땅끝마을이 본산이다. 출가사문으로 수행승의 길을 접고 사판으로 자리잡은 아쉬움을 늘 지니고 있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수행의 새 모습을 찾았다. “나는 그냥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었을 뿐인데 마치 해결책이라도 가르쳐준 양 고마워했다. 그 때 그들을 보면 내가 부족한 것이 무엇이며, 무얼 어떻게 채워야 할지 크게 발심했던 기억이 난다. 이렇듯 수행자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사람들 속에서 나를 보는 것이다.”
김종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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