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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사찰에 머물며 ‘깨어있는 삶’ 찾다...불교신문 10.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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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관리자 작성일10-04-30 10:51 조회2,99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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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마곡사 대웅보전(보물 제801호) 불상.


  구례 화엄사 각황전(국보 제67호) 전경.

  

       

   부처님을 이해하기 위하여

   -  불상과 법당 그리고 불교미술    


   
어느 절에나 법당이 있고 불상이 있다. 불교미술은 시각적이고 공간적으로 불교를 표현한다. 부처님은 <금강경>에서 눈에 보이는 형상에 얽매이지 말라고 가르쳤으나, 불자들은 눈에 보이는 부처님에게서 환희심을 느끼고 삶의 희망을 다잡는다. 특히 1700년의 역사를 일궈오면서 한국불교의 미술은 전통미술의 전범으로 자리했다. 처음 불교를 접하는 사람들에게 부처님의 미묘법(微妙法)을 전하기는 버거운 일이다. 부처님을 따르려면 먼저 부처님을 보고 이해해야 한다.

◆ 불교 이루는 3요소, 佛法僧

부처님오신날 연등축제가 개회될 때 사회자의 선창에 맞춰 불자들은 ‘불!법!승!’을 외친다. 단순한 ‘파이팅’이나 ‘지화자’가 아니다. 불법승(佛法僧)은 불교를 이루는 3요소다. 대한불교조계종의 공식 휘장인 ‘삼보륜’도 이를 가리킨다. 세상을 뜻하는 커다란 원 안에 정삼각형 모양으로 위치한 3개의 작은 원은 부처님(불), 부처님의 가르침(법), 부처님을 따르는 수행자(승)를 의미한다. 어느 하나만 빠져도 불교는 지속될 수 없다. 팔만대장경으로 대변되는 맑고 슬기로운 법문이 불교를 불교답게 만들었다. 스님이 머물지 않는 사찰은 머지않아 폐허가 된다. 무엇보다 부처님이 태어나 깨닫지 못했다면 불교는 애당초 존재할 수 없었다.

부처님의 ‘속명’은 ‘고타마 싯다르타.’ 기원전 563년 경 인도 중부 카필라국에서 왕자로 출생했다. 왕궁 밖 민중들의 참상에서 생로병사의 고통을 뼈저리게 느끼고,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홀연히 출가했다. 6년간의 고행 끝에 보리수 아래서 깨달음을 얻고 모든 번뇌에서 해방됐다. 곧 위대한 영웅, 대웅(大雄)이란 칭호를 얻었으며 부처님을 모신 전각을 대웅전(大雄殿)이라 이름 했다. 석가 족(族)의 성자라는 뜻에서 ‘석가모니(釋迦牟尼)’, 진리를 따라온 사람이란 뜻에서 여래(如來)라고도 불린다.

◆ 역사상 실존했던 부처님

역사상에서 실존했던 부처님은 석가모니 한 분이지만, 더없이 고귀한 인품과 신성한 법력을 기리자는 취지에서 여러 상징적인 부처님이 새로 생성됐다. 서방정토 극락세계의 교주로 죽음의 고통에서 중생을 건지러 오는 아미타(阿彌陀)불, 중생의 질병을 치유하고 현세적인 소망을 들어주는 약사(藥師)불, 부처님의 진리 그 자체를 일컫는 비로자나(毘盧遮那)불, 56억7000만년 후에 나타나 천지를 개벽한다는 미륵(彌勒)불 등이 그것이다. 아미타도량, 약사도량, 미륵도량 운운 어느 부처님을 주불(主佛)로 모시느냐에 따라 사찰의 닉네임이 달라진다. 한편 보살은 대승불교 전통에서 고안된 가장 바람직한 수행자 상이다. 위로는 진리를 구하고 아래로는 이웃을 보살피는 성자다. 중생의 음성을 두루 본다는 관세음보살이 대표적. 명부(冥府) 즉 사후세계에서 중생을 제도하는 지장보살, 지혜의 대명사 문수보살, 자비의 으뜸 보현보살, 미륵불과 비슷한 미륵보살에도 행복을 바라고 불행을 두려워하는 인간의 본능이 투영됐다. 이름과 기능이 제각기 다른 불상과 보살상 앞에서 사람들은 절을 하고 기도를 올린다. 불교조각은 인도에서 석가모니 부처님의 모습을 조형한 부처상에서 출발했다. 이타행의 실천을 강조하는 대승불교는 수많은 보살상을 빚었다. 아미타불 약사불 미륵불 역시 불상으로 조각됐으며 각 나라의 토속신앙과 습합하면서 불상은 다양해지고 독특해졌다.

 


1700년 역사를 기록하면서

한국불교미술은

전통미술의 전범으로 자리잡았다 


부처님을 따르려면

먼저 부처님을 보고 이해해야 한다
 
 


불교 건축물의 중심은 불전(佛殿) 곧 법당이다. 금당이라고도 하는데 황금빛 불상을 봉안한 까닭이다. 어느 부처님을 주불로 모셨느냐에 따라 불전의 이름도 달라진다. 석가모니 부처님이라면 대웅전, 아미타부처님이라면 무량수전, 비로자나부처님이라면 대적광전이다. 사찰은 교조를 모신 곳이기에 불전을 크고 아름답게 짓기 위해 노력했다. 구례 화엄사의 각황전은 2층이며 김제 금산사 미륵전은 3층, 보은 법주사의 팔상전은 무려 5층이다. 다층건물은 단층건물에 비해 크기도 크거니와 설계도 매우 복잡했다. 옛 장인들은 수공과 지혜만으로 현대건축보다 어려운 건축기법을 완성해냈다. 불전의 주변에는 창건주의 영정을 모신 조사당, 교리를 가르치는 강당, 범종을 걸어두는 종루, 법고 목어 운판 등이 있는 문루, 각종 경전을 보관하는 경루, 경전을 새긴 목판을 보관하는 장경고, 스님이 거처하는 요사채 등이 들어선다.

◆ 나라마다 독특한 불상

부처님의 입멸 후 제자들이 다비한 부처님의 몸에서 나온 사리를 묻고 탑을 세웠다. 탑은 불상이 만들어지기 전 주요한 예배대상이었다. 불교가 아시아 전역으로 전파되면서 각 나라들은 부처님의 상징으로서 돌과 벽돌과 나무로 탑을 세웠다. 우리나라는 목탑보다 견고하고 화재와 풍화에 강한 석탑이 대세다. 양질의 화강암이 풍부하게 생산된 덕분이기도 하다. 승보(僧寶)인 스님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승탑을 부도(浮屠)라 한다. 탑보다 작지만 나름의 기품이 있다. 사찰의 밤을 밝히는 석등, 큰스님의 행장이나 사찰의 역사를 기록한 석비도 불교건축의 한 갈래다.

◆ 불교이념 형상화한 불화

불화(佛畵)란 말 그대로 불교와 관련된 모든 그림이다. 불교의 이념과 사상을 형상화했다는 종교성, 오색(五色)을 바탕으로 갖가지 화려한 문양을 새겨 넣은 예술성을 동시에 갖는다. 부처님을 비롯한 신앙대상, 부처님이 진리를 설하는 법회, 경전의 내용, 선종에서 수행의 과정을 동자가 소를 길들이는 일에 비유한 심우도(尋牛圖) 등이 화폭에 담긴다. 주로 야외법회에서 불단에 걸어두는 괘불탱(掛佛撑)이 압권이다.

불자들은 생활용품에도 불교를 입혔다. 범종과 법고 운판 목어 등 사물(四物)은 소리를 내는 의식법구다. 각각 지옥의 중생, 지상의 중생, 하늘을 나는 중생, 물 속에 사는 중생에게 부처님의 대자대비를 전하기 위한 물건이다. 사물은 의식의 필수품인 목탁, 법당의 처마에서 바람결에 흔들리는 풍경과 함께 어느 사찰에나 비치되어 있다. 늘 깨어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장영섭 기자 fuel@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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