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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인재원·원우회, 서명원 신부 초청 ‘나의 간화선 입문기’ 강연...미디어붓다 09.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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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관리자 작성일09-12-24 11:42 조회3,39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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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몬트리올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신학을 공부한 뒤 가톨릭 사제로 입회한 서명원 신부가 조계종 불교인재원과 원우회 초청으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특강을 했다. 주제는 ‘나의 화두 참선 입문기’.

벽안의 외국인, 그것도 가톨릭 사제로서 참선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눈길을 끄는 강연인지라, 연말 바쁜 저녁시간인데도 국제회의장은 빼곡하게 들어찼다.

특히 서명원 신부는 지난 2004년 파리7대학에서 ‘성철스님의 전서 및 생애’를 주제 박사학위를 받았고, 지금은 서강대 종교학과 교수로 학생들에게 불교를 가르치고 있어 그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청중들은 집중해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서명원 신부는 강연에서 불교학을 공부하게 된 인연과 위파사나 공부를 했던 이력, 그리고 현재 15년째 하고 있는 간화선 공부과정, 그 성과 등을 이야기하듯이 술술 풀었다.

화두를 풀었다, 어떤 화두는 하루에 풀 때도 있고, 또 6개월이나 1년이 걸리는 화두도 있다는 그의 말에, 한국 전통간화선에 익숙한 불자들은 고개를 갸우뚱 거리기도 했다. 그가 하고 있는 화두는 종달 이희익 거사의 선맥을 이은 선도회 박영재 교수로부터 지도를 받은 일본 임제종의 간화선 수행법이기에 우리나라 간화선 수행법과는 다소 차이가 있기 때문이었다.

하루 한 시간이나 두 시간 빼놓지 않고 화두를 참구한다는 그는, 간화선 공부를 한 성과를 하나 하나 나열해 설명했다.

“제가 간화선 공부를 한 뒤로 직감적인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직설적이고 솔직한 사람이 되었지요. 또 자연스럽게 통찰, 즉 인사이트(Insight)가 강해졌습니다. 엄청 발전한 것이지요.”

그는 그렇다고 해서 겸손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은 아니며, 진리에 대한 정리를 말로써 자꾸 하려는 경향에서 많이 벗어나게 됐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언어도단의 경지를 조금씩 맛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뿐이 아닙니다. 번뇌망상에 집착하는 시간이 엄청 줄었지요. 이전에는 한 달씩 가던 고민이나 번뇌가 이제는 하루, 또는 더 짧게 해결할 수 있게 되었거든요. 몸이 늙고 병드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 즉 젊음에 대한 집착도 크게 줄었죠.”

그는 자신이 ‘뒤끝’이 아주 많은 사람이었는데, 간화선 공부를 한 후엔 뒤끝이 없는 사람이 되었다고 소개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즉 문제를 바라보는 눈, 안목이 달라지다보니, 자연스럽게 평화를 얻게 되었다는 것이다.

서명원 신부는 이날 자신의 간화선 공부방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간화선 수행은 한국사람들의 특징인 ‘빨리빨리’ 식이 아니라 꾸준히 오래 긴 안목으로 임해야 하고, 간화선 수행이 나의 길이라는 확고한 신심이 있어야 하며, 정기적으로 도반들과 함께 용맹정진을 해 주어야 하고, 특히 스승을 찾아 입실을 함으로써 반드시 점검을 받아야 진전이 있다고 강조했다. 화두를 하나하나 풀어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일상생활에서 겪는 문제들이 풀려나가게 된다는 그는 그 이유는 부지불식간 그 자신의 안목이 달라졌기 때문에 오는 당연한 결과라고 밝혔다. 결국 간화선 수행이 일상생활과 유리되지 않는 생활 속의 수행법이라는 것이다.

깨달음의 생활화를 강조한 서명원 신부는, 그 구체적인 의미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남을 위한 인생을 사는 것, 즉 보살행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또 간화선은 자신의 인생 끝까지 함께 할 수행이라며, 선어록인 '무문관'을 프랑스어로 번역해 프랑스인들에게도 간화선의 진수를 소개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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