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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각묵스님 ‘상윳따 니까야’ 완역 출간...불교신문 09.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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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관리자 작성일09-12-22 15:10 조회2,13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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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불교 경전 가운데 부처님 말씀을 주제별로 모아 결집한 <상윳따 니까야(Samyutta Nikaya)>가 완역 출간됐다. 지난 2006년 교계 최초로 <디가니까야>를 한글로 번역했던 초기불전연구원 지도법사 각묵스님(실상사 화엄학림 교수사, 사진)이 4년 만에 <상윳따 니까야-주제별로 모은 경>을 전체 6권으로 번역해 선보였다.
 
 
초기불교 핵심 교학·수행체계 ‘결집’
 
“3500여 주해 달아 번역…의미 있는 불사”
부처님의 초기 가르침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빠알리 경장(니까야)은 모두 4부로 구성돼 있다. 긴 경전인 <디가 니까야>와 중간 길이의 <맛지마 니까야>, 숫자별로 모은 <앙굿따라 니까야>와 <상윳따 니까야> 등이다. 이 가운데 세 번째로 결집된 <상윳따 니까야>는 1차 결집을 주도했고 두타행을 실천했던 가섭 존자의 제자들이 후대로 전승한 것이다.
 
여기에는 56개의 주제별 가르침이 담겨 있다. 하나같이 초기불교의 핵심 교학체계와 수행체계를 기본 주제로 결집된 것이다. 역자인 각묵스님은 56개 주제 안에 현대적 판본의 표준이 되고 있는 빠알리어본과 미얀마본을 저본으로 2904개의 경들을 편집했다. 전통적으로 <상윳따 니까야>가 전 5권으로 전승되는 것과 달리, 스님은 비교적 분량이 많은 4~5권의 내용을 3권으로 분책, 게송을 포함한 경과 연기, 오온, 육처(六處), 수행, 진리 등 6권으로 분류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방대한 분량의 주해로, 4000여 쪽에 달하는 책에 무려 3500개 이상의 주해를 달았다. “교학적 이해를 위해 <상윳따 니까야 주석서>와 <청정도론> <아비담마 길라잡이>를 참조해 상좌부의 전통견해를 계승하려고 했다”는 스님은 권마다 관심을 가져야 할 경들을 소개하기 위해 60쪽에 달하는 해제를 더해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경전에서 다뤄지는 56개의 주제는 크게 교학과 수행, 인물, 특정한 존재, 특정 부류의 인간 중심의 네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이 중 35개의 주제는 교학과 수행을 중심으로 하고 있으며 나머지 21개의 주제 또한 초기불교의 가르침인 5온, 12처, 18계, 22근, 4성제, 12연기 등 교학적 가르침과 37보리분법에 대한 가르침으로 귀결된다.
 
특히 이 경전은 해탈.열반 실현에 대한 부처님의 분명한 가르침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주목을 받아왔다. 궁극적인 행복인 깨달음과 해탈.열반을 실현하는 방법을 정확히 밝히고 있다는 점 역시 중요한 특징 중 하나이다.
 
각묵스님은 4부 니까야 중 2부에 대한 번역을 마친 것에 대해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본 니까야에는 불교의 기본 법수와 교학체계가 총망라돼 불교교학을 정확하게 이해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가르침이다”며 “3500개가 넘는 주해를 달아 번역했기 때문에 한국불교사에 길이 남을 의미 있는 불사”라고 확신했다.
 
스님이 초기경전 번역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인도유학 시절부터다. 실제로 지난 1995년 인도에서 6개월간 <상윳따 니까야> 1차 번역을 진행했었다. 본격적인 작업은 지난 2007년 12월부터 시작했다. “번역에만 집중하고 싶었다”는 스님은 밀려드는 법문과 강연요청을 피해 태국으로 장소를 옮겨 13개월 동안 하루 12시간 이상을 번역에 매달렸다.
 
심혈을 기울여 불사를 마무리한 만큼 환희심도 크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많다. 혹여 잘못 번역한 것이 있지 않을까하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스님은 “게송을 운치 있게 옮겨내는 것 자체가 부담이자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고 토로했다. “문학적 자질이 없어 오로지 오역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었다”며 “역자를 위해 교열감수를 마다하지 않아준 초기불전연구원장 대림스님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또 스리랑카 보디스님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공부와 번역을 격려해준 것은 물론 보디스님이 10년에 걸쳐 발간한 <상윳따 니까야> 영역본에 달아 놓은 주옥같은 주해들이 한글번역에 많은 도움이 됐다”며 인사를 잊지 않았다.
 
“빠알리어를 익히면서 삼장을 공부한 지 벌써 20년이 지났는데 삼장과 빠알리어에 대한 이해가 지엽적이지 않은지 두렵다”는 스님은 “언어학적 소양과 경에 대한 안목, 수행의 뒷받침이라는 세 가지 기본 덕목을 갖추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에 <상윳따 니까야>를 완역함으로써 3개의 니까야를 완역한 초기불전연구원은 오는 2010년 5월 <맛지마 니까야>를 출간, 4부 니까야를 모두 한글화할 계획이다. 또 <상윳따 니까야> 각 권에 실린 해제를 다듬어 <초기불교길라잡이>라는 입문서 출간을 준비하고 있다.
 
어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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