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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한국불교문화사업단 ‘미얀마 연수’ 현장...불교신문 09.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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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관리자 작성일09-10-05 16:39 조회3,06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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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24일 미얀마 양곤의 마하시 명상센터를 찾은 템플스테이운영사찰 주지 및 운영자 스님들이 위빠사나 행선 체험을 하고 있다.
 
우리의 불교문화유산이 세계인에게는 어떤 감동으로 다가갈 수 있을까. 또 소승불교권 국가의 수행법인 위빠사나 명상수행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불교문화사업단(단장 종훈스님)이 황금과 불탑의 나라 미얀마를 찾아 불교문화체험의 시간을 가졌다. 템플스테이 운영사찰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번 연수는 9월14일부터 19일까지 재가 종무원 40여 명이 참가했으며, 9월21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된 2차 연수에는 스님 40여 명 참석했다. 2차 연수 현장을 동행하고, 주요 방문지를 소개한다.
 
눈앞의 수천년 불교문화유산에 감동 ‘밀물’
 
‘위빠사나 수행’ 세계화 이끄는 마하시 센터 인상적 
 
바간·만달레이 등 발길 닿는 곳마다 역사의 현장
 
양곤의 98m 황금돔 미얀마인의 신심 자부심 ‘오롯’
 
 
# 마하시 명상센터 체험
 
연수 4일차인 9월24일, 연수 참가자들은 양곤에 위치한 마하시 명상센터를 찾았다. 5000명의 인원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마하시 센터는 1947년 마하시 사야도 스님이 위빠사나 수행의 대중화를 선언하며 문을 열었다.
 
연수단이 이곳을 찾은 목적은 위빠사나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마하시 명상센터의 운영방법을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연수단이 도착하자 우 자틸라 원장스님이 일행을 맞았다.
 
“위빠사나는 행선을 하면서 자신의 행동 하나하나를 관찰하는 방법, 좌선을 하면서 호흡을 살피는 방법으로 크게 나뉩니다. 밥을 먹고, 걷고, 호흡하는 현상들을 지속적으로 관찰해 몸과 마음의 변화를 알아차리는 것이 수행의 초기단계입니다. 이를 통해 아라한의 경지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질문이 이어졌다. “잠을 잘 때 마음을 어디에 두어야 합니까.” “잠을 잘 때는 현상을 관찰할 수 없습니다. 그냥 쉬어야 합니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이 같은 마음관찰을 지속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대화를 한다거나 하면서 ‘대화하는 나’를 관찰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럴때 어떻게 해야 하나요?” “수행은 걷는 것, 눕는 것 모두를 포함합니다. 일상에서도 마음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끊임없이 관찰해야 합니다.”
 
질의응답에 실참이 진행됐다. 연수단은 우 자틸라 스님의 지도에 따라 참선과 행선을 체험했다. 단장 종훈스님은 “위빠사나는 미얀마와 전세계 불자들에게 수행하는 풍토를 조성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를 직접 체험하고, 전 세계인을 포용하는 마하시 센터의 운영체계를 잠깐이나마 살필 수 있었다는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또 광덕사 선업스님은 “템플스테이 참가자들 가운데 위빠사나 수행을 체험한 사람들이 종종 있다. 이들이 수행법에 대해 물을 때 현장을 보고 온 입장에서 말을 한다면 보다 대화가 잘 이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 바간
 
9월21일 인천공항을 떠난 일행은 2번의 환승을 걸쳐 10시간 만에 미얀마 양곤 밍글라돈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우기가 끝나가는 시점이었지만, 미얀마는 섭씨 40도를 오르락내리락 했다. 다음날 새벽 다시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도착한 곳은 미얀마 중부에 위치한 도시, 바간.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의 보로부두르,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과 더불어 세계3대 불교유적지로 꼽히는 곳이다.
 
<사진>바간의 쉐지곤 파고다에서 바라본 전경. 바간은 2500기의 탑으로 구성된, 유네스코 지정 세계 3대불교문화유산의 하나다.
 
도시는 2500여 기의 탑으로 구성된 거대한 불국토였다. 미얀마를 통일한 바간 왕조가 조성했다는 불탑은 5000여 기가 있었으나 지진 등으로 인해 현재는 그 절반인 2500여 기가 남아 있다. 가장 중심이 되는 탑은 쉐지곤 파고다(Shwezigon Pagoda). ‘황금의 모래언덕’이란 뜻의 이 파고다는 미얀마 최초의 통일국가를 이룬 아나라타 왕(1057년)이 사암으로 조성한 탑으로 높이가 48m에 달한다. 가파른 계단을 오르자 40㎢에 달하는 바간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저런 탑이 평원에 한 기만 있어도 좋은데, 이처럼 많은 탑이 있다니 그 감동을 어디에 비유할까?” 금산사 일감스님의 말로 그 아름다움을 조금이나마 설명할 수 있을까.
 
 
# 만달레이
 
9월23일, 국내선 항공기로 일행은 만달레이로 향했다. 미얀마 제2의 도시인 만달레이는 영국의 침략으로 무너진 버마(미얀마의 옛 국명)의 마지막 왕조였던 공파웅 왕조의 수도였다. 일행이 우선 찾은 곳은 마하간다용 수도원으로 1200여 명의 스님들이 수행하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불교를 알릴 목적으로 점심공양 모습을 공개하고 있다. “뗑 뗑 뗑” 오전10시. 종이 울리자 어시 발우를 든 스님들이 사방에서 나와 줄을 맞춰 공양간으로 이동했다. 어린 동자승부터, 단기출가 중인 10대 중후반의 스님들, 그리고 오랜 수행의 향기가 묻어있는 노스님까지 같은 모습이다.
 
관람에 이어 링거바다 뷔엔따 부학장 스님과 간담회가 진행됐다. 단장 종훈스님은 “융성한 미얀마 불교의 모습을 보니 참 감동스럽다”며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는 시간이 됐다”고 인사말을 했다. 이에 뷔엔따 스님은 “스님들은 재가자들이 복을 지을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어야 한다”며 “한국불교가 보다 융성하기를 기원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일행은 문화유적을 찾았다. 많은 사원 가운데서도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쿠도도 파고다다. <아함경>의 내용을 돌에 새겨 한판 한판을 작은 석탑에 보관하고 있다. 심원사 본해스님은 “해인사 팔만대장경이 경전 전체를 담고 있는데 비해 <아함경>만 옮긴 점이 아쉽다. 하지만 경전을 조성한 신심이 매우 감탄스럽다”고 평가했다.
 
이날 저녁 찾은 민군대탑은 지진으로 인해 탑의 일부가 갈라져 있었다.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위태한 탑의 모습을 뒤로하고 강을 따라 숙소로 돌아왔다.
 
# 양곤
 
1885년 영국군이 미얀마를 점령하면서 수도가 된 랭군(양곤의 옛 도시명)은 쉐다곤 파고다를 중심으로 설계된 도시다. 3300㎡의 넓이의 사원 중앙에는 98m 높이의 황금 돔이 자리하고 있다. 이 탑은 부처님 재세시 건립된 유일한 탑으로, 미얀마의 두 상인이 부처님으로부터 8발의 머리카락을 받아 사원을 조성했다고 한다. 1450년경 한따와디 왕조의 신소부 여왕이 자신의 몸무게 만큼의 황금을 보시한 것을 시작으로 수많은 미얀마 인들의 보시로 60만톤의 금으로 치장됐다. 상단부에는 73캐럿짜리 다이아몬드를 비롯해 1065개의 금종과 420개의 은종, 루비와 다이아몬드 수천개가 모셔져 있다고 하니, 미얀마인들의 신심과 자부심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일행은 이어 까바예파고다로 향했다. 1956년 제6차 경전결집이 열린 것을 기념해 인도 수상 네루가 전달했다는 부처님과 사리불, 목건련 존자의 사리가 모셔진 사원이다. 종교국 직원의 안내로 사리를 친견한 일행은 짧은 여정을 뒤로하고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40여 명 스님들의 마음은 이미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에게 어떤 감동을 주어야 할지”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사진>미얀마인들의 불심을 대변하는 양곤의 쉐다곤 파고다.
 
미얀마=안직수 기자 jsahn@ibulgyo.com
 
 
 
 
 
■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 종훈스님
 
“운영자들 안목 넓히는 기회 되길”
 
“템플스테이는 외국인과 내국인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국제사업입니다. 이번 연수를 통해 미얀마의 문화와 각종 상품, 수행을 고루 살펴보고, 템플스테이 운영자들이 안목을 넓히기 바랍니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 종훈스님〈사진〉은 지난 9월23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연수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 시대에 맞는 불교가 무엇인지 살펴보고, 실생활에서 불교포교의 테크닉을 느끼기 바란다”는 스님은 국내 템플스테이 발전을 위해서는 “인사고과제 도입 등 제도적 보완을 통해 템플스테이 운영사찰 주지스님과 운영자가 안정돼는 일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운영사찰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종훈스님은 “템플스테이 참가자를 손님으로 대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운력과 청소, 공양 등을 적절히 이용하면 참가자들의 만족도도 높아질 것이다”고 조언했다.
 
미얀마 연수를 통해 “우리나라도 단계별 수행체계를 연구할 필요성을 느꼈다”는 스님은 또 “템플스테이는 내국인에게 건전한 여가를 보낼 여건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사회적 기여도가 매우 높다”며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템플스테이는 한국불교의 미래를 변화시키는 큰 역할을 할 것입니다. 운영자와 주지스님이 문화사업의 중요성을 다시 인식하고, 보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 노력해 주길 당부드립니다.”
 
안직수 기자 jsahn@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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