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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일본 소재 밀교법구 일부 우리나라 것으로 확인(불교신문16/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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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성심행 작성일16-06-17 13:55 조회2,30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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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현재 전하고 있는 금강령, 금강저 같은 밀교법구 가운데 지금까지 중국 당송 때 것으로 알려진 법구 일부가 한국에서 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최응천 동국대 교수는 지난 11일 한국예술종합학교 석관캠퍼스에서 ‘한국미술의 정체성: 과거와 현재’를 주제로 열린 미술사학대회에서 이 같은 연구 성과를 공개했다.

최 교수는 지난해 일본 학술진흥회의 펠로우쉽으로 ‘동아시아 밀교법구의 수용과 발전을 통한 한국 및 일본 밀교법구의 특성연구’라는 주제로 다이쇼대(大正大)와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조사대상이 된 일본 소재 밀교법구 29점 가운데 9점은 한국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그는 “양식적으로 뛰어나거나 초기적 양상을 보이는 작품은 특별한 이유 없이 당 송대로 규정했던 많은 수의 금강령이 한국제일 가능성을 새롭게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 남아 있는 우리나라 금강령은 크게 세 가지 형식으로 나눠지는데, 오대명왕령(五大明王鈴) 사고사천왕령(四鈷四天王鈴) 범천사천왕령(梵天四天王鈴) 등이다. 중국이나 일본에서 전혀 볼 수 없는 가장 한국적인 금강령은 범천사천왕령이다. 몸체에 범천과 제석천, 사천왕상이 새겨진 것으로, 다른 부분에 비해 코와 손이 도드라지게 처리된 게 특징이다. 오대명왕령은 한 점이 우리나라 것으로 확인되는데 나라박물관 소장 금동오대명황오고령이다. 이른 고려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이 금강령은 몸체에 다면육비좌상 같은 오대명왕이 표현돼 있다.

지금까지 중국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 조사결과로 고려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금강령은 나라국립박물관소장 금동 사고사천왕오고령과 사가현립박물관(佐賀県立博物館) 소장 청동사고사천왕오고령이다. 특히 청동사고사천왕령은 사천왕이 악귀를 밟고 있는 모습이 생동적으로 표현돼 그동안 당대제작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지난 2014년 서울 도봉서원에서 유사한 사고사천왕오고령이 출토되고, 양주 불곡산서 사고사천왕오고령이 발견되면서, 사가현 소장 금강령 또한 고려 초기에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최 교수는 “도봉서원 출토 금강령은 한 몸체의 상부에 오대명왕과 하부에 범천과 제석천, 그리고 사천왕상을 결합한 동아시아 최초의 도상을 보여주고 있어 금강령의 한국적 수용과 변용과정을 연구하는 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중국 오대명왕령 도상을 수용하되 한국적 범석사천왕령을 결합한 과도기적 형태로, 고려만의 독자양식으로 자리 잡는 과정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최 교수는 “국내에서 사고사천왕령이 출토되면서 사고사천왕령의 제작국적문제는 새로이 검토돼야 할 과제”라며 “이번에 직접 보지는 못했으나 일본 징고지(神護寺) 소장 금강령, 가나가와현 쓰루가오카하치만궁(鶴岡八幡宮) 소장 금강령 등도 우리나라 제작품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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