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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부처님 계속 만날 수 있게 해준 한국불자에 감사”(불교신문 16/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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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성심행 작성일16-05-13 16:01 조회2,41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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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오신날 두번봉축

이주노동자 정신적 의지처

공운스님 등 한국불자 후원

 

매년 부처님오신날을 두 번 맞이하는 불자들이 있다. 스리랑카를 비롯한 남방불교권에서 한국에 와 살고 있는 스님과 불자들이 그들이다. 음력 48일 한국의 부처님오신날과 베삭데이(Vesak Day)로 불리는 남방불교 최대의 명절을 동시에 즐긴다. 두 번의 부처님오신날을 봉축하기 위해 분주한 평택 마하위하라(사원)를 지난 1일 찾았다

스리랑카인을 비롯한 이주노동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평택시 팽성읍 석근리에 자리한 마하위하라는 부처님오신날과 베삭데이를 앞두고 봉축 준비에 한창 바빴다.

마하위하라는 한국에 머물고 있는 스리랑카 스님과 불자들이 십시일반으로 기금을 조성하고, 한국인 불자들이 힘을 보태 마련한 도량이다. 국도변에 부지 1636(495)를 매입해 법당과 요사채, 쉼터 등을 갖춰 놓았다. 스리랑카 불자들에게는 고향과 같은 사원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아직은 컨테이너 박스로 만든 가건물을 임시로 사용하고 있다.

201454일 개원법회를 봉행한 이후 평택은 물론 안성, 안산, 음성, 아산 등에서 일하는 스리랑카인들이 찾아와 신행활동을 하고 있다.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등 남방불교권의 이주노동자들도 마하위하라에서 신행활동을 한다. 이역만리 타국에서 고향을 그리워하는 그들에게 마하위하라는 종교적인 귀의처인 동시에 정신적인 의지처이다. 담마끼띠 스님은 이주노동자들이 많이 일하고 있는 경기 남부와 충청남북도의 중간에 자리잡은 것은 어느 곳에서나 오기 쉽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부처님오신날을 보름 앞두고 마침 휴일을 맞아 사찰을 방문한 스리랑카 이주노동자들은 법당에 필요한 물품을 직접 만들고, 청소를 하는 등 손길을 바쁘게 움직였다. 평소 갈고 닦은 톱질과 못질 실력을 뽐내며 불단(佛壇)을 만들었다. 때 이른 더위에 땀을 흘렸지만 신심(信心) 깊은 그들에게는 장애가 되지 않았다. 사원 한쪽에서는 또 다른 스리랑카 스님이 도량을 장엄할 연등을 손질하고 있었다. 한국의 사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비닐 연등으로, 부처님오신날 즈음에 연등을 달고 불을 밝힐 예정이다.

스리랑카도 한국처럼 부처님오신날에 연등을 다는지 궁금했다. 담마끼띠 스님은 한국의 불교풍습과는 다르다면서 연등을 걸지는 않는 대신, 장엄물을 만들어 사찰 마당에 불을 밝혀 전시한다고 말했다. “개인이 만들거나 아니면 여러 명이 한팀이 되어 부처님 본생담 등을 소재로 한 장엄물을 만듭니다. 한국처럼 보시자 명단을 적어 연등을 걸거나, 제등행렬은 하지 않아요. 하지만 마을의 번화가나 사찰에 장엄물을 전시해 많은 사람들이 부처님 가르침을 가까이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전통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스리랑카의 부처님오신날에 해당하는 베삭데이 당일에는 사원에서 오전6시부터 오후8시까지 불교의식이 이어진다. 이때 사찰에 모신 불상을 목욕시키는 관불(灌佛) 의식을 하는데, 한국과 달리 스님만 할 수 있다고 한다. 부처님이 고행을 마치면서 수자타 여인에게 공양 받은 우유로 관불을 진행하는 것도 한국과는 다르다. 지역마다 카레나 향으로 관불을 하는 경우도 있다. 부처님 가르침에 귀의하고 그 법()에 따라 살겠다는 발원을 하는 것으로 겉으로는 차이가 있지만, 한국과 스리랑카 불자들의 마음만은 다르지 않다. 스리랑카 사원에서는 이날 우유나 코코넛 가루로 만든 죽()이 굳으면 한국의 두부처럼 잘라 모든 이들이 평등하게 공양을 한다.

마하위하라 사원은 한국의 부처님오신날 다음날인 515일에도 포살법회를 봉행할 예정이다. 스리랑카의 불교명절은 아니지만, 한국 불교 최대의 환희심 나는 날을 그냥 보낼 수 없기 때문이다. 포살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날 법회에는 불교신문 사장 주경스님과 월주산사에 주석하는 공운스님, 그리고 마하위하라를 후원하는 국제포교사회, 의료인불자회원 등 한국 스님과 불자들도 자리를 같이할 예정이다.

한편 담마끼띠 스님을 비롯한 스리랑카 스님들은 마하위하라를 찾아오는 이주노동자들을 격려하고 그들의 아픔을 보듬어주기 위해 전국 각지를 다니고 있다. 이주노동자들이 많이 근무하는 회사를 직접 찾아가 법문을 하고 위로하는 것이다. 천안, 오산, 아산, 경기도 광주는 물론 멀리 의정부와 울산까지 달려간다. 담마끼띠 스님은 이역만리 한국에 와서 고생하는 스리랑카인들이 부처님 가르침에 의지해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태국, 미얀마, 라오스 등에서 온 이주노동자들도 법회에 동참하는 일이 많다고 전했다.

2014년 외국인 고용허가제 도입 이후 15개국에서 54만여 명의 이주노동자가 한국에 들어왔다. 이 가운데 약 28만여 명이 5만여개 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미등록 이주노동자 43000여명을 포함하면 60만여 명이 한국에서 살고 있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포교는 아직까지는 미흡한 게 사실이다. 스리랑카 불자들의 신행생활을 지도하고 마하위하라가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행정적인 자문을 해 주고 있는 공운스님(아산 월주산사)고국을 떠나 한국이라는 낯선 곳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이 겪는 어려움이 적지 않다면서 불교국가에서 온 그들이 불법(佛法)에 의지해 난관을 이겨나갈 수 있도록 작은 도움을 주고 있을 뿐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공운스님은 담마끼띠 스님을 비롯한 스리랑카 스님과 불자들이 한국에서 안정적으로 불교활동을 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이겠다면서 마하위하라가 스리랑카 불자뿐 아니라 남방불교와 대승불교가 자연스럽게 교우하는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평택시 팽성읍에 있는 마하위하라는 스리랑카 전통 방식의 사찰이다. 안산에서 활동하던 자비불자회가 처음 아이디어를 냈다. 201212담마프렌즈(Dhamma Friends)’라는 단체를 만들어 기금을 모으는 등 본격적으로 활동하고 일했다. 처음에는 안산에서 법회를 볼 수 있는 작은 건물을 마련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주노동자들의 신행과 휴식 공간뿐 아니라 스리랑카 불교와 문화를 한국인들에게 알리기 위해 적합한 장소를 찾아 지금에 이르고 있다.

마하위하라는 불교 신행뿐 아니라 이주노동자들의 안정적인 한국사회 정착을 위한 프로그램도 열고 있다. 이주노동자들이 직장을 옮기거나 퇴사했을 경우 잠시 머물며 재충전하고 귀국을 준비할 수 있는 쉼터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한국어교실을 운영해 언어차이에서 오는 오해나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돕고 있다. 매주 진행하는 한국어교실은 스리랑카 대학생과 이현정 한국다문화센터 공동대표가 힘을 보태고 있다. 특히 이현정 대표는 매달 한두차례 서울에서 직접 평택까지 와서 이주노동자들의 한국어 공부를 지도하고 있다.

담마끼띠 스님은 한국의 많은 스님과 불자들이 이주노동자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해주어 큰 용기를 얻고 있다면서 부처님오신날을 계기로 불심(佛心)과 우정(友情)이 더욱 견고해지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부처님 가르침 따라

사는 것이 곧 공양” 

부처님오신날과 베삭데이를 앞둔 마하위하라 주지 담마끼띠 스님은 자기가 있는 자리에서 정성을 다해 기도하고, 열심히 수행하면서 부처님 가르침에 따라 사는 것이 공양(供養)”이라고 전했다.

담마끼띠 스님은 불자들이 가장 순수해질 수 있는 공간이 법당이라면서 다른 이에게는 숨겨도 부처님 앞에서는 솔직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부처님 앞에서는 겁나는 것이 아니라, 순수한 마음으로 행복하고 환희심을 낼 수 있도록 평소에 열심히 기도하고 정진해야 합니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는 불자들에게 담마끼띠 스님은 불자들이 기본적으로 수지하는 오계를 모두 지키지 못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매년 한 가지 계율은 꼭 지키겠다는 원력을 실천할 경우 5년 뒤에는 오계를 모두 지키는 불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담마끼띠 스님은 이주노동자 노동자 불자들에게 한국에 와서 일하는 과정에 여러 가지 이유로 종교를 바꾸는 분들을 보게 된다면서 어려움이 있어 종교를 바꾸는 것이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지혜로운 사람으로는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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