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화 | [세계일화 35호] 벤콩스님, 환경과 생명 살리는 자비 방생
페이지 정보
작성자한그루 작성일14-02-14 15:12 조회2,505회 댓글0건페이지주소
관련링크
본문
뉴욕, 미국 -- 작년 11월, 센트럴 파크에 스님들과 뉴욕야생조류재단의 활동가들이 모였다. 이들은 ‘개똥지빠귀’, ‘딱따구리’ 등의 이름표가 붙은 상자들의 주위에 둘러서서 중국어와 산스크리트어로 된 기도문을 읽고 염불하면서 새들이 건강하기를, 내세에는 깨달음을 얻게 되기를 기도했다. 스님들이 조심스레 새들을 풀어주자 딱따구리들은 숲으로 날아갔다. 한 스님이 새들을 향해 외쳤다, “조심해라!”
벤콩 스님이 이 의식을 시작하게 된 것은 2007년의 한 사건이 계기가 되었다. 당시 센트럴 파크의 연못과 이스트 리버의 둑에서 외래종 거북이들이 부쩍 눈에 띄게 증가했다. 원인은 중국인 불자들의 방생의식 때문으로 드러났고, 벤콩 스님은 자기 복을 짓겠다고 환경에 해를 끼치는 것은 무책임하고 무지한 방생이라고 비난했다.
“할머니들은 아기들을 거북이에게 입 맞추게 합니다. 살모넬라균에 감염될 수도 있는데 말이죠. 그리고 거북이들을 연못에 풀어놓으면 추위에 얼어 죽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방생은 자비가 아닌 죽음의 방생이라는 그의 말에 중국 불자들은 분노했다. 어느 날 아침 사원 문 앞에 누군가 작은 거북이를 놓아둔 것도 그러한 항의의 표시였다.
“중국인들은 오래된 관습과 종교적 믿음을 따를 뿐입니다. 다만 그들의 단순한 염원이 상업적인 대상이 되면서 방생이 환경에 해를 불러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 것입니다.”
장사꾼들은 방생하면 복을 얻을 수 있다는 불자들의 믿음을 이용한다. 장사꾼들이 방생용으로 팔기 위해 잡아들이는 동물의 수가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동물들이 포획되어 갇혀 있던 우리나 새장에서 풀려날 때쯤에는 많은 동물이 병들었거나 이미 죽어 있기도 하다. 그리고 살아남은 것들은 새로운 생태계를 위협하는 존재들이 되는데 중국에 풀어준 황소개구리와 붉은귀거북, 그리고 미국의 경우 가물치가 그 예이다.
벤콩 스님은 불교의 가르침과 현실적 조건들을 어떻게 조화시킬 수 있을지 고민한다. 그는 야생동물재활단체와 제휴하여 그들이 상처 입은 야생동물들을 치료하고 돌본 후 다시 원래 살던 곳으로 돌려보낼 때 동참해서 동물들을 위한 자비의식을 베푼다. 그는 이를 ‘자비방생’이라고 부른다.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미국의 모든 불교사찰이 환경보호그룹과 연계해서 그들을 지원하고 그들과 함께 자신들의 지역사회를 교육하는 것입니다.”
Rachel Nuwer, Audubon [2014 January-February]
댓글주제와 무관한 댓글, 악플은 삭제될 수 있습니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