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화 | [세계 일화 27호]대만 불광산사, 색다른 봉축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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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한그루 작성일13-06-11 10:31 조회2,510회 댓글0건페이지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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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는 부처님의 탄신을 기념하기 위한 연등회가 있는가 하면 대만에는 신(神)들이 한 자리에 모여 부처님께 '생일 축하'를 올리는 색다른 봉축 행사가 있다. 5월 17일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여 대만 불광산사 불타기념관에서 '신명조산'(神明 朝山) 행사가 봉행되었다. 대만 각지에서 온 188분의 신들과 3000여 명의 신도들이 불광산사에서 모여 관불 의식에 동참하고 부처님의 탄신을 축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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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인구 중에 불자가 대다수를 차지고 있는데 민간에서는 토속신앙이나 도교에서 유래된 많은 신들이 모셔져 있다. 독실한 불자가 아닌 일반 대만인들은 절을 다니면서도 이 신들을 모시는 경우가 종종 있다. 중국인의 정신세계에서는 이 신들이 매우 훌륭한 존재이지만 위없는 깨달음을 이루신 부처님에 비하면 아직도 수행을 더 해야 할 입장이라고 할 것이다.
이번 행사도 역시 위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전국 각지에서 온 신들은 전통 취타대, 유희단과 신도들의 '호송' 아래 불광산사에 도착했다. 신임 주지 심보(心保) 스님의 집전으로 불광산 총림학원과 보문중고등학교의 학생들, 그리고 신도들의 헌공으로 시작되었다.
불광산사 창립자인 성운(星雲) 큰스님은 법문을 통해 이번 법회의 의미를 자세히 설명하였다. “세계 각국이 유엔(UN)에서 모이듯이 전국 도교 사원의 신들도 절에 와서 회의를 했으면 좋겠다. 신들이 부처님을 맏형처럼 생각하고 있으니 앞으로 매년 4월 초파일에 마치 부처님께서 회의를 소집하듯 다들 여기 모여 부처님오신날을 축하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관세음보살님께 귀의한 신을 소개하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고 선행을 닦아 신선(神仙)이 되었으니 우리들로부터 존경을 받을 만하다”면서 도교 신선들과 불교의 인연을 소개하였다.
대만 불교계, 특히 인간불교를 포교 및 수행 이념으로 삼는 불광산, 법고산 등 규모가 큰 종단에서는 비(非)불교적인 요소들과 거리를 유지하려는 입장을 취해왔다. 절에서 부적을 나눠주거나 스님이 신도들의 사주팔자를 봐주는 일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찰에서 산신과 칠성을 모시는 것처럼 불광산사에서도 도교나 토속신앙의 신들을 불교의 호법신으로 포용하려는 적극적인 태도를 종종 보였다. 이번 행사는 신들을 부처님오신날 법회에 동참시킴으로써 토속신앙의 신자들로부터 매우 좋은 호응을 받았으며 종교간 화합에도 크게 기여했다고 할 수 있다.
(글/소열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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