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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화 | [세계일화 8호] 믿음을 속화하고 변형시키는 스리랑카 기복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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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우민호 작성일12-07-04 14:35 조회2,21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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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 콜롬보- 교학불교는 자비의 스승이신 부처님께서 선언하신 사성제의 진리를 통해 구도자의 정신적 향상을 돕는다. 이는 본질적으로 당사자가 해결해야 할 과제이므로 다른 사람의 공덕으로 대신할 수 없다. AD 7세기경 대승불교가 스리랑카의 신행생활에 영향을 미쳤고, 이후 도덕 윤리에 마치 은행 통장이라도 된 듯 손실의 총액을 계산하는 공덕전송의 개념이 도입되었다. 더 혼란스러운 것은 선업의 평가기준이 선함이나 바른 행위가 아니라 역사 깊은 나무와 같은 대상에 대한 물신숭배나 성직자의 의식집전과 밀착되어 왔다는 점이다.

스리랑카의 기복불교는 마음수행을 도덕적으로나 영적으로 준비된 소수 엘리트만이 닦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반 불자들은 이에 관한 관심도 극히 적다. 깨달음이 아닌 이 세상 혹은 다음 세상에서 좀 더 나은 삶이 목표이다. 그럴 때 스님은 내세에 나은 삶을 보장하려면 금생에 해야 할 것이 있다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노동자는 업에 맞는 일을 하면 내생에 군주나 감독관으로 환생할 것이고 한다. 정통불교와는 거리가 멀어져 마음을 닦는 것은 뒤로 한 체 맹종과 숭배의 단순한 행위를 통해 더 좋은 곳에 태어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본래 세속을 초월하는 깨달음을 구하는 출가자 모임이었던 승가는 이제 의식을 집전하여 죽은 자에게 산사람의 공덕을 전하여 줄 수 있다고 한다. 심신을 치료하기 위해 의식을 집전하는 승가라는 인식은 브라만의 역술가를 바라보는 인식과 같다.

무엇보다도 점점 막강해지는 승가의 패권주의에 신중하게 처신하고자 하는, 저항할 수 없는 욕구 때문에 종교는 엘리트 집단의 야망으로 움직여지는 공적 활동이 되어, 소위 말하는 정통성의 사회문화적 영향력을 최대화하려 한다. 원래의 마음수행에서 왕 그리고 고위성직자나 권력자와 관련된 대규모 의식 위주로의 변형은 위대한 영적 운동이라는 본래 취지에 반하는 것이다.

현재 스리랑카에 만연한 기복불교가 정통불교를 진실하게 믿는 대중에 의해 추방되진 않을 것 같다. 우리들의 순수한 신심은 기회주의적 성향을 가진 대중의 변덕스러운 정신적 욕구가 아닌 수행자의 진심에 의지한다. 지도자가 진정한 믿음이 없이 흔들리고 승가가 믿음을 속화하고 변형시킨다면 종교의 모조품만 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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