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화 | [세계일화 4호] 자비선으로 마음보배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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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배수민 작성일11-07-13 13:46 조회2,174회 댓글0건페이지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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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자비와 용서에 대한 불교 가르침을 들었을 때, 나는 굉장히 회의적이었다. 마약과 폭력이 난무한 환경에서 자란 나에게는 자비는 나약함에 상응하는 것으로 보였고, 고통이나 학대로 쉽게 상처 입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참선을 하게 된 오직 한 가지 이유는 정념수행과 다시 사랑해도 괜찮다고 확신을 준 부처님과 스승님께 큰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 마음과 생각을 들여다봤을 때 보이는 것이라고는 공포, 화, 미움, 비판, 더 큰 공포, 강한 욕망들뿐이었다. 가만히 앉아 호흡에 주의를 기울일 때 마음은 계부의 머리를 때리거나 육욕의 망상에 빠지곤 했다. 자비선을 시작했을 때도 마음은 저항으로 비판적이었고, 유연해지기보다 시끄럽고 경직되었다. 어렸을 때 고통을 회피하려 묻어두었던 것들이 드러났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어쨌든 수행을 계속했다. 참선의 효과가 날 때쯤 부처님의 다른 가르침도 실천해 볼 수 있다는 확신이 섰다. 게다가 더 잃을 것이 뭐가 있단 말인가? 난 이미 행복하지 않다. 내 마음은 벌써 경직되어 있었다. 하지만 나는 두려움과 욕망의 바로 아래에 있는 고통에서 벗어나고픈 간절한 소망이 있음을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참선을 통해 처음으로 자유를 맛보았다. 결국 자비와 용서를 매일의 수행일과에 넣기로 했다. 나 자신과 남을 사랑하도록 배우는 것은 더디고도 어려운 과정이다.
드디어 난 부처님과 스승님들이 말하려던 것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진정한 친절함, 연민, 용서의 순간을 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몇 년의 시간이 필요했음을 인정한다. 여러 해의 수행으로 내 마음은 조금씩 유연해졌고, 생각도 잦아들었다. 요즘은 사람의 머리를 때리고 싶어 하지 않는다. 계부에 대한 생각이 떠오를 때 본인 스스로도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연민심을 갖게 된다. 하는 일에 쉽게 집중이 되고 때로 모든 존재에 따뜻함과 친절함을 느낀다. 나는 이제 안다. 자비심이 내 마음 본래의 성품이고 항상 드러나기를 기다리며 내 안에 잠재해 있음을...
참선은 가변적이다. 무거운 것을 들어올리기도 해야 하고, 부드럽고 세밀한 어떤 것이 필요하기도 하다. 때론 평생의 시간이 걸리기도 함을 안다. 의지할 수 있는 시간표가 있는 것도 아니다. 곧 자비심이라는 잃어버린 보배를 찾을 거라는 보장도 없다. 약속된 것이라곤 단지 기다리고 있으며. 드러나기를 애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인내심을 갖고 수행의 길을 바르게 한발 한발 따라가면, 언젠가 반드시 잃어버린 사랑과 자비를 발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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