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Elizabeth II) 영국여왕의 둘째 아들 앤드류((Andrew Albert Christian Edward)왕자는 지난 14일 어머니의 추억이 담긴 봉정사를 방문하고 대웅전을 참배하고 전각들을 둘러봤다.

조선일보가 주최한 ‘아시안리더십 컨퍼런스’(ALC)참석을 위해 방한한 앤드루 왕자는 20년 전 국빈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한 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이 ‘가장 한국적인 곳’을 찾아 방문한 경북 안동시의 하회마을과 안동농산물도매시장에 이어 봉정사를 다시 방문했다.

태극기와 영국국기 유니언 잭을 든 불자들과 봉정사 회주 호성스님과 주지 도륜스님의 환영 속에 봉정사를 방문한 앤드류왕자는 “봉정사가 유네스코(UNESCO)에서 지정한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이유가 무엇인지”를 묻자 주지 도륜스님은 “봉정사 극락전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이 있는 곳으로 의상대사의 화엄의 세계를 구현한 유서 깊은 사찰”이라 설명했다.

이어 앤드류왕자 일행은 호성스님과 도륜스님의 안내로 대웅전과 석조여래좌상, 극락전을 둘러보고 범종각에서 호성스님과 함께 타종을 시연했다.

타종시연에 앞서 호성스님은 타종의 의미에 대해 “첫 타종은 영국과 영국의 왕실을 위해, 두 번째 타종은 한국과 안동 봉정사의 번영을 위해, 세 번째 타종은 인류의 공영과 세계평화 그리고 우리 모두의 화합을 위한 타종”이라고 앤드류 왕자에게 의미를 전했으며, 범종 타종 후 앤드류 왕자는 “범종의 은은한 울림이 가슴 속으로 전해져 참으로 아름다왔다”라고 타종소감을 밝혔다.

봉정사에서는 “대한민국봉정사, 영국왕실요크공, 재불보살가피력, 국운융성세계화”라는 부석사 근일대종사의 휘호를 전달했으며, 앤드류 왕자일행은 만세루에 올라 봉정사에서 준비한 목어와 법고 그리고 운판시연을 감상하고 “옛 모습을 간직한 산사에서 한국인의 아름답고 평화로운 마음을 느끼고 갑니다”라는 방명록을 남겼으며, “오늘 이곳 산사에서의 감동을 영국왕실에 그대로 전하겠다”라며 봉정사에서의 일정을 마쳤다.

한편 안동시는 20년 전 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이 다녀간 하회마을-안동농수산물도매시장-봉정사에 이르는 32km 의 길을 기존 ‘퀸스로드(Queen's Road)’에서, 영국 왕실의 사람들이 잇따라 걸은 길이라는 의미를 담아 ‘로얄웨이(The Royal Way)’로 새로 명명하고 이들의 방문을 기념했다.

봉정사를 찾은 앤드류왕자를 맞이하는 호성스님과 도륜스님.

봉정사 회주 호성스님과 범종시타 중인 앤드류 왕자.

봉정사 만세루에서 법고시연을 감상하고 있는 앤드류왕자 일행.

봉정사 방명록에 서명하는 앤드류왕자.

앤드류왕자에게 부석사 근일대종사의 휘호를 전하고 있는 봉정사 주지 도륜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