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화 | [세계일화 31호]대전 무상사, 우리는 법 안에서 커다란 부처님 가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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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한그루 작성일13-10-16 16:02 조회2,818회 댓글0건페이지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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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추석 연휴 기간에 무상사 국제선원은 3일간의 안거를 가졌다. 추석은 한국에서 가장 중요한 명절이다. 사실 추석은 단 하루이지만 앞뒤로 휴일이기 때문에 그동안 떨어져 살던 가족들이 명절을 맞아 모이게 된다. 그래서인지 무상사 추석 안거의 참석자들은 주로 외국인이었고, 특히, 대부분 추석 연휴 때문에 여유 시간이 생긴 영어강사들이었다.
안거 동안 참석자들은 새벽 3시 기상-도량석, 108배, 참선, 예불, 운력, 무상사 조실 대봉스님께 공안 점검받기 등의 일정에 맞춰 생활한다. 일반인들에게는 결코 만만찮은 일정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왜 이 즐거운 명절날 안거를 갖는 것일까?
안거를 끝내며 둥그렇게 둘러앉아 그동안의 경험들을 나눌 수 있었다.
연배가 높으신 한 참석자가 말했다. “추석에 왜 여기 왔느냐고요? 그건 아마도 더 큰 가족, 부처님 가족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우리 본성의 가족이라고 할 수도 있고 참자아의 가족이라고도 할 수 있는 그런 가족요.”
마지막으로 대봉스님이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매일매일 우리는 우리의 엔진 탱크 속으로 업의 기름을 부어 넣습니다. 그러나 이곳에 옴으로써 우리는 엔진 탱크 속으로 부처님 법의 기름을 넣는 것입니다. 이 기름으로 우리는 매 생(生) 어디든 갈 수 있습니다... 참선 수행할 때 우리는 스스로 나는 무엇인가, 내 본 면목은 무엇인가 묻습니다. 또 내 본성은 다른 사람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인식합니다, 사람뿐만 아니라 저 공중이나, 바위, 물, 풀, 모든 존재가 같은 본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 커다란 한 가족입니다. 우리는 이 가족을 잘 보살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는 이 세상을 조화롭게 만들 수 있으며 그때 비로소 평화가 가능한 것입니다.”
무상사를 창건하신 숭산스님은 자주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공동 수행은 감자를 씻는 것과 같다. 감자를 큰 그릇에 함께 넣고 막대기로 저으면 흙이 빨리 떨어져 나간다. 그래서 수행을 함께 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그때 우리의 업, 한계, 습관 등을 빨리 발견할 수 있다. 그렇게 우리의 법이 자라나면 우리 모두를, 가족뿐만 아니라 나라를, 그리고 세계 전체를 도울 수 있다.”
글 - 일암스님(폴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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