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화 | [세계 일화 22호] 반갑다 연우야 · 전국병원불자연합회, 라오스 의료봉사 다녀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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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기섭 작성일13-01-16 10:15 조회2,363회 댓글0건페이지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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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5~27일, 의료진 15명 포함 봉사단 40명이 폰싸바쓰 마을서 3,054건 진료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서 북서쪽으로 160km 떨어진 무앙푸앙군 폰싸바쓰 마을에서 11월 25일부터 3일간 사단법인 날마다 좋은날(이사장 이기흥) 불교 의료봉사단체 반갑다 연우야와 전국병원불자연합회(회장 류재환)는 의료봉사활동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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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 직후 한국에서 라오스로 가져온 의료기기와 약품 등 600kg에 달하는 물품 32박스가 파란 조끼를 입은 봉사단에 의해 해체되고 있었다. 그리고 입원실이 전혀 없는 폰싸바쓰 보건소에 내과, 소아과, 외과, 치과, 한의과 그리고 약국이 차려졌다. 원두막 같은 곳엔 발마사지 전용 장소도 마련됐고, 접수처 옆에선 2세 이상인 라오스 아이들에게 한국에서 준비해온 2,000개의 구충제를 나눠줬다. 보건소가 종합병원으로 탈바꿈하는 순간이었다.
폰싸바쓰 마을은 라오스의 가장 큰 댐인 남능댐 건설 때문에 고향을 떠난 이주민들의 정착지다. 한정된 토지에서 1,113가구 6,500여 명이 살다 보니 가구당 경작지가 적어 농업이 주업인 주민 생활 수준이 라오스 내 최하위에 속해 나라에서 식량배급을 시행 중이다.
이곳에서 의료진과 일반봉사자 40명은 2박 3일간 ‘싸바이 디(안녕하세요)’ 인사를 건네며 ‘건강한 삶을 누리는 행복한 길(Happy Together)’을 찾고자 주민들에게 무료진료를 하면 함께했다. 행정안전부와 불광사, 봉은사, 베리콤, 한미약품, LG생명과학이 후원한 것이다.
접수가 시작되자 번호표를 받은 주민이 몰려들었다. 진료 시작 후에도 진료소를 찾는 주민의 발길이 이어졌다. 손수레에 몸을 의지한 뒤 가족의 부축을 받으며 한의학과를 찾은 할머니, 딸과 손주를 데려온 36세 할머니, 아이를 안고 온 어머니와 아버지 등등. 그네들에게 무료진료는 땡볕에서 땅을 일구며 살아왔던 매우 어려운 삶으로 메말랐던 몸과 마음을 적시는 단비였다.
봉사단 지도법사 명궁(좋은절 주지)스님의 집전으로 입재식을 봉행한 뒤 폰싸바쓰 마을 주민에게 부족하지 않게 의료혜택이 돌아가도록 팀을 짰다. 내과, 소아과, 외과, 치과, 한의과 진료실엔 각 분야 전문의와 간호사가 배치되었으며, 마당에서는 아이들이 축구는 물론 한국 민속놀이인 투호, 제기차기, 팽이치기하며 뛰어놀 수 있게 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통역도 혜현스님이 운영 중인 보리·청허영어학교 재학생과 교사 13명이 도왔다. 학생과 주민은 라오스어로 아픈 곳을 묻고 답했으며, 학생과 의료진은 영어로 진단과 처방을 내렸다. 몇 단계를 거치는 등 다소 불편한 진료였으나 의료진과 통역, 주민 사이에 큰 문제는 없었다.
진료실마다 의료혜택이 적은 마을 분위기와 주민의 고통이 그대로 드러났다. 백내장, 썩은 치아, 휘고 부은 다리, 아픈 배 등등 봉사단과 주민들의 눈빛이 바삐 오고 갔다. 내과를 찾은 말라이길(83)스님은 10년 넘게 어지러움과 구토 증세를 보여 왔다. 나이 들어 절에 머물 수 없게 되자 재가자인 분마(47)씨가 집에서 15년을 시봉해 왔다. 약을 먹어도 스님 병세가 나아질 기미가 없자 오토바이 뒷좌석에 스님을 모시고 왔다. 류재환 경희의료원 동서의학과 교수가 혈압을 검사하고 조심스럽게 청진기를 몸에 댔다. 심전도와 혈액검사를 추가로 한 뒤 처방을 내렸다. 스님 혈액에선 몸에 좋지 않은 중성, 포화지방 수치가 높게 나왔다. 류 교수는 “심전도는 괜찮아 단 것을 줄이라 일렀고 식습관 조절과 운동을 처방했다”고 밝혔다.
폰싸바쓰 마을주민에게는 머나먼 한국에서 불교국가 라오스를 찾아온 의료진이 약왕보살이었다. 진료 첫날 치과를 찾아 아픈 이를 뽑은 랑쌔(41)씨는 연신 웃음을 보였다. 그녀는 “내내 아파 고통스러웠는데 뽑고 나니 시원하다”며 “이렇게 좋은 곳이 있었다. 내일 할머니를 모시고 오겠다”고 진료소를 나섰다
11월 27일까지 무료진료 사흘 동안 1,228명이 진료소를 찾았고, 각 분야를 통틀어 3,054건의 진료가 이뤄졌다. 마을 주민은 한국 불자의 온정을 가득 안고 진료소를 빠져나갔다. 손엔 약봉지, 얼굴엔 안도의 미소를 지으며 집으로 돌아갔다. 약을 먹으면 아픈 곳이 다 나을 수 있다는 기대와 의료봉사단의 따뜻한 손길에 대한 믿음도 한 아름 안고 떠났다. 진료 마지막 날, 마을은 정성스럽게 준비한 음식으로 봉사단을 환송했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마을 보건소장 캄다씨는 “주민이 행복해 한다. 정말 감사하다”며 거듭 고마움을 전했다. 주민은 봉사단의 건강과 행복을 염원하는 마음을 하얀 실에 담아 봉사단 손목에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묶었다.
11월 28일 비엔티안 공항, 귀국 비행기에 몸을 싣고 지쳐 잠든 봉사단 손목엔 라오스 주민들이 전해준 건강의 서원이 담긴 흰색 실이 나란히 감겨 있었다. 글 사)날마다좋은날 총괄팀장 장성원 02-732-7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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