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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화 | [세계일화 14호] MIT공대 학생들의 특별한 해인사 템플스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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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우민호 작성일12-07-12 10:03 조회2,72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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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6, 해인사에서는 특별한 템플스테이가 있었다. 미국 MIT공대 MBA(경영대학원) 학생 60여 명이 12일로 해인사를 방문, 스님들의 일상생활을 경험했다. 오후 4, 우리는 보경당에서 첫 만남을 가졌다. 전날 밤 서울에서 대단한 파티를 하였는지 술과 고기 냄새가 법당에 진동했다. 그래서 나는 좀 강경하게 템플스테이를 진행해야겠다고 결심했다.

한국 사찰 중 해병대라 불리는 해인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해인사는 규율이 매우 엄합니다. 만약 규율을 어기면 모두가 잠자리에 들 때 108배 참회를 하겠습니다.” 이렇게 얘기하자 참가자들의 안색이 무거워졌다. 그 중에는 출가해서 하루라도 스님 생활을 맛본다는 설레임 때문인지 웃음을 참지 못하고 환하게 웃는 이도 있었다. 그렇게 철저한 묵언과 규율 속에서 항상 차수를 하고, 스님을 보면 반배를 꼬박꼬박하며, 예불 시간에는 공손히 절을 올리는 참가자들의 모습에 지나가는 대중 스님들과 어른 스님들의 얼굴에 화색이 만연하였다. 미국에서 내로라 하는 엘리트들이 해인사에 와서 행자처럼 행동하는 모습을 기특해 하셨던 것 같다.

저녁 예불을 올리고, 우리는 대방에 둘러 앉아 법담시간을 가졌다. 몇 시간 동안의 묵언이 풀린 참가자들은 한국 불교의 특징, 스님들의 일상생활, 마음 수행에 대한 여러 가지 질문들을 쏟아 내기 시작했다. 그 중 한국 불교의 특징, 또는 우수성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이 있었는데, “한국에서는 약 2000명 이상의 출가 수행자들이 매년 여름 90, 겨울 90일간의 안거 수행을 합니다. 그 기간 동안 스님들은 열 시간 이상 좌선을 하며 자기 자신과의 처절한 수행을 하는, 옛 불타 시절의 안거 수행 전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라는 대답에 적지 않게 놀란 것 같았다. 참가자들 중에는 요가를 경험한 학생들이 꽤 있었는데, 열 시간 이상 어떻게 앉아서 좌선을 할 수 있느냐고, 그게 가능하냐고 물었다. “우리 마음은 무한해서 수행을 할수록 그 한계를 넘어설 수 있으며, 안거 기간 중 일주일간은 자지도 않고 철야 용맹정진을 합니다.”라고 대답해 주었다.

다음 날 새벽 3, 법고 소리와 웅장한 범종 소리가 참가자들의 마음 속 깊은 곳에 잊지 못할 전율을 남긴 듯했다. 새벽 예불, 108, 그리고 좌선을 단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무사히 마친 참가자들은 조용히 해인사의 아침을 맞이했다. 처음 해인사에 왔을 때, 불상에 대한 절을 하는 것에 대해 불편해 하는 친구들이 있었는데, 다행히 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용감하게 선입견을 버리고 절을 했다.

비록 12일 동안의 짧은 출가였지만, 평상복으로 갈아입은 학생들의 눈빛이 어제의 그것과는 많이 달랐다. 참가자 대표는 이렇게 학생들이 좋아할 줄 몰랐고, 내년에도 꼭 해인사로 와서 템플스테이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불법의 인연은 참 묘한 것 같다. 떠날 때 왜 이렇게 아쉽고, 또 고마운지. 우리는 이번 생, 아니면 다음 생에 꼭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면서 그렇게 합장하며 헤어졌다. -해인사 율원 준한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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