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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화 | [세계일화 29호] 조계종, 강원도 화천서 세계평화합동위령제 봉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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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한그루 작성일13-08-05 11:40 조회2,16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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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귀한 생명 등한시하는 참사 다시는 벌어지지 않기를

한국전쟁 정전

60주년을 맞아 6·25전쟁 당시 가장 치열한 격전지였던 화천 백암산과 파로호 일대에서 숨진 젊은 넋을 위로하는 세계평화 합동 위령제가 봉행됐다.

조계종과 강원도, 화천군은 713일 화천 평화의 댐에서 파로호 전투 당시 숨진 28개국 10만여 명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합동 위령제를 열었다. 특히 이번 위령제는 아군과 적군 구분 없이 전장에서 사망한 모든 젊은이의 넋을 기리는 행사라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추도사를 통해 전몰자들의 아픔을 보듬고 다시는 생명을 등한시하는 참사가 벌어지지 않도록 마음을 모으자고 강조했다. 또 이 땅에 묻힌 젊음과 고귀한 생명이 영원한 평화가 되어 이 산하로 돌아오기를 정성으로 발원했다.

총무원장 스님은 우리의 수많은 아버지와 어머니,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우리의 형제자매가 스러지고 원하지 않는 이별을 해야 했다. 미국, 영국 등 UN연합군, 그리고 중국을 비롯한 수많은 참전국의 생명이 자신의 나라로 돌아가지 못하는 깊은 상처를 가져야 했다우리 민족은 이념의 칼에 피아가 갈렸고, 반대편에 서 있다는 이유로 같은 민족인데도 총부리를 겨눠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땅에 산화한 한 생명 한 생명을 살피면 소중하지 않은 이가 없고, 고귀하지 않은 이가 없다부처님께서 생명을 가진 미물 하나라도 그 목숨을 구하기 위해 온몸을 희생한 것처럼 한국전쟁의 참화가 아로새겨진 이 땅을 평화의 상징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진력을 다 하자고 역설했다.

이날 행사는 조계종 어산어장 동주스님의 천도 영산대재로 막을 올렸다. 고인의 극락왕생과 국가의 안녕을 기원하는 의식으로, 자신이 쌓은 업력의 힘에 이끌려 새로운 생을 받아 윤회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약 두 시간의 의식이 진행되는 동안, 전투에서 목숨을 잃은 영령들이 눈물을 쏟아내는 것처럼 장대비가 퍼부었다.

이어 평화의 북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부처님의 탄생지인 네팔 룸비니에서 채화한 3000년간 꺼지지 않은 평화의 불점화식이 거행됐다. 서울 도선사 주지 선묵스님은 네팔서 한국으로 이운해 온 평화의 불을 총무원장 자승스님과 최문순 강원도지사, 한기호 국회의원, 김정숙 한국여성단체 협의회장, 마린코비치 주한 외교사절 방문단장 등에게 전달했고, 평화의 불꽃이 힘차게 타오른 순간 커다란 박수소리가 터져 나왔다.

세계 참전국 대사를 대표해 슬로보단 마리코비치 세르비아 대사는 이 행사는 한국전쟁에서 피아를 초월한 모든 참전국의 넋을 위로하고 우리 후손뿐 아니라 모든 생명체에게 우리가 현재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는 자리다.”라며 과거를 알고 존중해야 현재의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불교의 영산대재에 큰 감동을 하였다고 밝혔다. 슬로보단 마리코비치 대사는 영산대재는 고인의 평화로운 안식을 기원하는 것뿐 아니라 부처님의 세계로 안전하게 인도하고, 살아있는 사람 모두를 진리의 세계로 이끄는 의식이라며 참여자로 하여금 정신적 깨달음을 주는 이 특별한 의식에 함께할 수 있어 큰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3교구본사 신흥사 주지 우송 스님 등 주요 내빈의 헌다, 이연숙 전 정무장관의 정전 60주년 평화선언, 위령탑 건립 선포식과 세계평화의 종 타종 등이 이어졌다. 행사는 전 세계 평화가 울려 퍼지기를 염원하는 평화콘서트로 막을 내렸다.

행사에는 재무부장 원범스님, 문화부장 진명스님, 사회부장 법광스님, 호법부장 정안스님, 포교부장 송묵스님, 사회국장 성원스님 등 중앙종무기관 교역직 스님들을 비롯해 제4교구본사 월정사 주지 정념스님, 서울 봉은사 주지 진화스님, 부산 홍법사 주지 심산스님, 이계영 동국대 경주캠퍼스 총장, 사회각계 주요인사, 참전용사 등 5000여 명이 참석했다.

- 불교신문 홍다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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