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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티베트 비구니, 성 평등 외치며 ‘고군분투’ (현대불교 16/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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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여여심 작성일16-03-21 15:40 조회2,17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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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불교, 불평등 외면해
일부 불교학교, 여성 입학 거부
비구니, 주지 스님 될 수 없어
비구계 서구 사상일 뿐반발

  ▲ 티베트 비구니 스님들은 냉혹한 성 불평등 문화에 대해 반기를 들고 있다. 사진출처=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중국 쓰촨 지방에 위치한 세계에서 가장 큰 티베트 불교학교에 변화의 기운이 감돌고 있다. 비구니 스님들이 티베트 여성 인권과 비구니들의 권리를 주창하고 일어난 것이다. 하지만 비구들은 이 변화에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홍콩 영자 신문 사우스 차이나 모닝포스트315(현지시간) 티베트 여성들이 겪는 성불평등 현상과 함께 이를 탈피하기 위한 티베트 비구니 스님들의 노력을 조명했다.

티베트 자치구 설타르 카운티(Serthar county) 라렁갈(Larung Gar) 계곡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불교 연구소인 설타르 불교 연구소(Serthar Buddhist Institute)가 위치해 있다. 이 연구소에는 1만 명 이상 승려 및 불자가 공부하고 있으며, 연구소를 중심으로 9,000여 채의 목조 가옥이 가득 메우고 있다.

티베트에서 가장 오랜 불교종파인 닝마(Nyingma)파의 불교학교이기도 한 이곳은 최초로 여성들의 입학을 허가한 바 있다. 이에 100여 명 비구니 스님들은 이곳에서 페미니즘 연구와 더불어 불교여성인권 관련 책·잡지를 출간하며 불교 여성인권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곳에서도 성 불평등 현상은 나타난다. 여성들은 불교 학교 내 사원 출입이 금지돼 있으며, 남성들은 비구니 사원 출입이 금지돼 있다. 또한 학교나 사원 내 모든 시설들은 남녀공용으로 마련되지 않아 제도적 불평등 현상은 계속 돼 왔다.

이와 관련 신더 시자모우니 비구니 스님은 티베트 불교 전통을 충실히 따르고 있지만 비구 스님들과 동등한 권리 및 자격을 누리지 못하는 점에서 내적 갈등을 겪고 있다. 신더 스님은 불교에선 남성과 여성이 동등하다고 말한다. 부처님이 강조한 핵심사상이 평등이기도 하다하지만 많은 원로 스님들이 부처님 가르침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불교계 내부에선 이 같은 현상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티베트 불교 내 다른 종파에서도 성 불평등 현상은 큰 문제로 거론된다. 티베트 불교에선 비구니 스님들은 비구 스님처럼 주지스님이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겔룩파는 법왕인 달라이라마가 노벨상 시상식에서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칭할 정도로 여성인권 향상에 우호적 태도를 나타냄에도 불구, 겔룩파 불교학교는 여성들의 입학을 거부하고 있다.

익명의 원로 비구니 스님은 우리는 비구 스님들과 동등한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또 다른 비구니 스님 또한 티베트 승단으로부터 핍박을 견디지 못하고 마침내 이 같은 활동을 펼친다비구니 스님들의 자립을 위한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분위기에 따라 티베트 여성인권 향상을 위한 구체적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설타르 불교연구소 비구니 스님들은 일반 여성들을 대상으로 인권향상 교육 및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한 스님은 모든 종교에선 자비심과 이타적인 삶을 가르친다. 우리는 티베트 여성들의 건강 및 인권 개선을 위해 활동한다. 우리의 활동은 정치적 논쟁거리가 아닌 기본 권리를 위한 당연한 행위라고 강조했다.

중국 깐수성 란저우에 위치한 서북민족대학의 팔모(Palmo) 티베트문학 교수는 티베트 여성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펼치면서, “티베트 여성 인권이 개선되기까지 10년 혹은 그 이상이 걸릴 수도 있지만, 이런 작은 시도가 티베트 사회와 불교계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 기대한다고 전했다.

또한 젊은 세대도 여성인권 향상 운동에 힘을 보태고 있다. 페마(23) 스님은 이 같은 움직임은 비구니 스님들이 성 평등을 연구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현재 세상은 너무 불공평하다. 우리는 더 많은 사람들이 평등한 삶을 추구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에 대해 비구 스님들은 서구적인 콘셉트일 뿐이라며 매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왕축 스님(45)“‘성 평등페미니즘은 외국에서 유입된 사상이다. 역사와 전통이 있는 티베트 불교를 외부로부터 방해받을 필요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한 중국정부도 티베트 여성 인권운동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으로 일관하고 있다. 중국은 티베트 독립과 민족주의 운동을 저지하며 10년간 라렁가 학교의 학생 수를 감축해왔으며, 2001년에는 학교 주변 2천여 개의 목조 가옥을 철거했다. 이에 따라 티베트 자치구에서 페미니스트 활동을 하는 비구니 스님들은 비밀리에 모임을 가지고 있다.

한편 성 불평등 문화가 일반 여성들의 승려 출가를 증가시키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눈길을 끈다. 일반인으로서 겪는 성 불평등을 견디지 못해 승려의 길을 택하는 것이다.

티베트 비구니 문화를 수년간 연구한 파리 동아시아사회조사센터 니콜라 슈나이더는 티베트 여성들은 경제활동을 비롯해 가사노동의 90퍼센트 이상을 책임진다. 또한 중매결혼, 가정폭력, 고부간 갈등 등이 티베트 여성들을 비구니 스님으로 귀의하게 만들고 있다이처럼 일반 여성으로 살아가는 것이 매우 힘들기 때문에 승려의 길을 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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