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소식

News | 감옥에서 보낸 '열아홉 캄보디아 신부'의 눈물...법보신문 09.4. 2

페이지 정보

작성자관리자 작성일09-04-06 11:00 조회2,121회 댓글0건

본문

캄보디아 릉엥 씨 한국남편 살해혐의로 수감
교계 등 70여곳 구명 나서…석방촉구 서명도

“두려웠습니다. 제가 저지른 일로 또다시 혼자가 된다니 두렵습니다. 존경하는 스님, 꼭 저를 방문해주세요.”

열여덟 살에 한국에 시집와 찬 바닥의 감옥 수감자가 된 올해 열아홉 캄보디아 여성의 눈물 어린 사연에 교계는 물론 많은 이들이 도움의 손길을 모으고 있다.

어린 신부 츠흐흔 릉엥 씨는 지난해 4월 국제결혼정보업체의 소개로 한국남자와 결혼해 살던 중 지난 1월 남편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대구교도소에 수감됐다. 술에 취하면 자신에게 주먹을 휘두르는 남편을 막아서다 칼을 들었고 우발적으로 찌러 상해를 입혔던 것. 곧장 병원으로 남편을 옮겼지만 2월 4일 숨지고 말았다.

가난을 벗어나고 싶어 한국을 찾아 스무살 차이나는 남편과 오순도순 살려던 꿈은 으스러지고 말았다. 그의 무수한 폭력과 폭언이 그녀의 몸과 마음을 피폐하게 만든 것이다. 게다가 현재 그녀는 임신 4개월로 홀몸이 아니다.

릉엥 씨의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자 대구와 경북지역을 중심으로 70여 단체가 구명운동에 나섰다. 불교신자인 릉엥 씨를 위해 스님과 사찰, 교계 단체들이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경산시 불교사암연합회(회장 하종), 복지법인 함께하는마음재단(이사장 지도), 사단법인 꿈을이루는사람들(대표 진오) 등 단체 대표 스님들과 동국대 불교대학 2학년에 재학 중인 캄보디아 린사로 스님이 공동대표로 나서 대책위를 꾸렸다. 스님들의 구명운동에 직지사 주지 성웅, 동화사 주지 허운 스님도 고문 자격으로 마음을 보탰고, 이주노동자 인권운동을 전개 중인 마하이주민지원단체협의회장 보림 스님과 불교인권위원회 위원장 진관 스님들도 뜻을 함께 했다.

측은지심의 자비는 더욱 확산됐다. 유가사, 관오사, 대둔사, 보성선원, 수도암 등과 금오사회복지관, 마하붓다센터, 죽향쉼터, 보현쉼터, 금오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 교계 단체들도 릉엥 씨를 도울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현재 교계는 진오 스님 등이 수시로 릉엥 씨를 찾아가 상담을 하는 등 정서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릉엥 씨는 진오 스님 등과 면회하며 “집에 가고 싶다. 고맙습니다. 자주 와주세요”라고 부탁하면서도 “잠을 푹 자지 못한다. 아기 출산 후엔 어떻게 되느냐”라고 아기 걱정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릉엥 씨에게 영치금과 합장주를 주며 위로하고 있는 진오 스님은 “정당방위라고 하지만 살인사건이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면서도 “한 여인의 기구한 삶과 임신 중인 아이의 업보가 공업중생으로서 무관하지 않다.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불교대책위는 4월 12일 대구국제마라톤대회에서 승지, 혜문, 진오 스님이 가슴과 등에 릉엥 씨의 감형을 촉구하는 홍보전단을 달고 풀코스를 달리기로 했다. 또 부처님오신날에는 각 사찰을 중심으로 시민들에게 릉엥 씨의 석방을 촉구하는 서명을 받아 법정에 제출할 예정이다.

최호승 기자

다음은 3월 16일 랑엥과 특별면회시 전달받은 내용 전문.

 먼저 스님께 존경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와 저의 아기는 모두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날, 스님께서 방문하고 저한테 생활비를 주신 점 너무나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저는 스님을 정말 뵙고 싶었습니다.
왜냐하면 저의 가족 소식에 대해 궁금했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저의 어머니, 그분은 자주 앓으셨고 많이 늙었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저의 문제에 대해서 알게 되셨는지도 궁금했습니다.
저는 저의 가족이 너무나 보고 싶습니다.
저는 때때로 희망이 없다고 느꼈습니다. 왜냐하면 11살부터 늘 혼자여서 또 혼자가 된다니 두려웠습니다.
정말 살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저의 가족들과 멀리 떨어져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아침에 나가서 일하고 저녁에 들어왔습니다.
제가 어릴 때부터 저는 그렇게 일해 왔습니다. 저의 고향에서, 저는 그냥 엄마하고 저의 어린 동생 두 명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진짜 그들이 걱정이 됩니다.
저의 문제에 대해서는 그럴 생각이 없었습니다.
저는 그냥 무서웠고 놀랐습니다. 저는 무의식 중에 그런 일을 저질렀습니다.
지금, 저한테 방문하는 사람은 예전에 저한테 한글을 가르치던 여자 선생님말고는 아무도 없습니다.
만약에 스님께서 시간이 되신다면 꼭 저를 방문해주세요.
진짜 감사드립니다.

댓글
주제와 무관한 댓글, 악플은 삭제될 수 있습니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