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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국적·생김새 달라도 우리경제 돕는 산업역군(불기2553 부처님오신날 특집Ⅲ / 나누는 기쁨1)...불교신문 09.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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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관리자 작성일09-04-29 15:59 조회2,10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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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베트남 출신 팜티투이 씨가 지난 4월4일 진료소를 찾은 베트남 여성들에게 위유미 내과 교수로부터 들은 처방을 통역하고 있다.

통도사자비원(대표이사 정우스님, 영축총림 통도사 주지) 산하 마산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가 개최한 ‘사랑의 무료진료’ 현장을 지난 4월4일 찾았다. 마산ㆍ창원 일대 공단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이번 진료는 센터가 문을 연 이래 처음으로 실시한 것이었다. 센터에서는 마산삼성병원 사랑리 봉사단 30여 명과 함께 경남 함안군칠서면사무소에서 5시간 동안 100여 명의 외국인근로자들에게 자비의 의술을 펼쳤다. 진료를 시작하기 30분전. 진료소는 스리랑카, 태국,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파키스탄 등 여러 나라에서 온 근로자들로 붐볐다. 이들은 센터에서 한 달 전부터 각 공단으로 배포한 전단지와 시내 중심가에 걸린 현수막을 통해 의사와 약사들이 무료진료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왔다.
마산ㆍ창원 근로자 대상 건강 살펴

  
부당대우에 대한 해결상담도 진행

   

  마산 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 무료진료 현장
 
 
진료소가 본격적으로 문을 열자, 20살을 갓 넘긴 베트남 출신 근로자들이 한국인 회사 동료의 인솔아래 접수대에서 상담을 시작했다. 앳된 얼굴에는 잔업의 피로와 스트레스가 고스란히 묻어 나왔다. 이들은 코 막힘과 어깨와 팔 다리 등의 통증을 호소했다. 좁은 공간에서 장시간 몸을 움직이지 못하고 생산 라인에서 장시간 작업을 반복해야 하기 때문에 이들의 증상은 당연한 것이었다.

접수를 받는 봉사자들은 먼저 이들의 증상을 상세하게 적고 혈액과 당뇨검사를 진행한 뒤 해당 진료 과목으로 안내했다. 이어 근로자들은 증세에 따라 소화기 내과, 정형외과, 이비인후과 등 담당 의사들과 1:1로 이야기를 나누며 불편한 증상을 호소했다. 근로자들은 증상에 따른 약도 처방받았다. 진통제와 항생제, 기침약, 파스 등 건강관리에 필요한 약들이 제공됐다.

장수용 마산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장에 따르면, 외국인 근로자들 대부분은 의료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한국인이 취업을 꺼리는 노동시장 부문에 종사하며 번 돈의 80% 이상을 고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보낸다고 한다. 이들이 병원을 찾는 일은 드물다. 대부분 연령대가 낮기 때문에 체력이 뒷받침 된다 하더라도, 기침 감기나 위장병, 근육통 등 간단한 증상에도 진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와 함께 센터에서는 직장에서 부당한 대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근로자들을 위한 상담창구도 한 곳에 마련해 의미를 더했다. 봉사자들은 퇴직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실직한 중국 출신 근로자의 이야기부터 임금 체불, 부당 해고 등으로 거리로 내몰린 우즈베키스탄 출신 근로자들의 사연을 꼼꼼히 카드에 적었다. 센터에서는 계약 위반에 대해 해당 회사에 권고조치를 내리거나, 이를 따르지 않을 시 노동부를 통해 해결방안을 찾을 계획이다.

<사진> 김명구 이비인후과 교수가 외국인 노동자의 귀를 살펴보고 있다.

이날 진료를 받은 외국인 근로자들은 제법 유창한 우리말로 “고맙습니다”를 연발했다. 한국말이 서툰 근로자들은 고국의 언어로 감사의 인사를 대신했다. 한국에서 생활한지 2년 된 자나카(스리랑카) 씨는 “몸이 아파도 병원에 갈 수 없었는데 진료를 받고 나니 무엇보다 안심이 된다”면서 “친절한 의사 선생님 덕분”이라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응웬 판토완(베트남) 씨도 “음식이 맵고 짜 속이 자주 쓰리고 아팠다”면서 “진료와 상담을 동시에 진행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진료를 마친 봉사단은 다음 진료를 약속하기도 했다. 전석철 사랑리 봉사단장은 “의료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건강을 돌보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며 “앞으로도 의료봉사에 참여해 지역주민들 뿐만 아니라 외국인 근로자의 건강증진을 위해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수용 센터장도 “근로자들에게 지속적인 무료진료와 한글교실, 문화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것”이라며 “특히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편견을 해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산=홍다영 기자 hong12@ibulgyo.com



 


  


“부당해고 원만해결됐으면…” 

     

  인터뷰 / 결혼이주여성 팜티투이ㆍ강류다 무료 통역 봉사자
 
 

무료진료서비스는 베트남 출신의 팜티투이 씨〈사진 오른쪽〉와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강류다 씨의 통역으로 순조롭게 진행됐다. 한국말이 서툰 외국인 근로자들과 진단을 내려야 하는 의료진 사이에서 정확한 통역을 위해 비지땀을 쏟았다. 이날 베트남과 우즈베키스탄 근로자들의 통역을 담당한 인력은 이들 둘 뿐이라 하루 종일 동사무소를 뛰어 다녔지만,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마산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 상담.통역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팜티투이 씨와 강류다 씨는 “병원이나 약국에 가고 싶어도 한국어를 잘 하지 못해 참고 지낸 기억이 생생하다”며 “나와 같은 상황에 처한 근로자들을 도울 수 있어 뿌듯하다”고 입을 모았다.

팜티투이 씨는 “간단한 병에도 약을 사먹지 못하는 근로자들을 보니 마음이 아프다”면서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오면 꼭 참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TV와 드라마를 보며 한국어를 독학한 실력이 통역봉사로 이어져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강류다 씨도 “부당해고로 상담하러 온 고향 사람의 일이 원만하게 해결됐으면 좋겠다”며 “답답한 심정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됐길 바란다”고 말했다.

  
 


 
“어려운 이들 진료해 뜻 깊었다” 

   

  인터뷰 / 김명구 이비인후과 교수ㆍ김한용 흉부외과 교수
 
 
“의료혜택을 받기 어려운 이들을 진료할 수 있어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무료진료는 김명구〈사진 오른쪽〉 이비인후과 교수와 김한용 흉부외과 교수가 봉사단과 의료진을 이끌었다.

서툰 한국말로 불편함을 호소하는 외국인들의 이야기를 일일이 들어주며 자비행을 펼쳤다. 김명구 교수는 “근로자들은 본국에 있는 식솔들을 위해 어려움을 마다하지 않고 왔다”면서 “월급을 받으면 가족들에게 모두 붙이기 때문에 경제적인 도움도 줄 수 있어 다행이다”고 밝혔다.

이어 김 교수는 “타국에 나와 살게 되면 마음이 불안하기 마련인데 자연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김한용 교수도 “외국인 근로자들은 병원에 와도 한국말이 서툴기 때문에 하고 싶은 말을 다 하지 못한다”며 “이번 진료를 통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상담할 수 있어 좋은 시간 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마산=홍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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