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소식

세계일화 | [세계일화47호]화계사·법보신문 이주민 돕기 2008년부터 8년째 나눔

페이지 정보

작성자서람 작성일15-05-04 16:07 조회1,425회 댓글0건

본문

네팔인 고마씨 얼굴이 금세 눈물범벅이 됐다. 마음을 추스른 고마씨는 곧 옅은 미소를 띠며 연거푸 감사인사를 했다. 2014년 마지막 날인 1231, 대구의료원에서 화계사·법보신문 이주민 돕기 공동 캠페인성금 전달식을 가졌다. 일본뇌염으로 혼수상태에 빠졌던 고마씨 남편 세랍씨의 사연은 법보신문 20141210일 지면을 통해 불자들에게 알려졌다. 3주 동안 400여만 원의 성금이 속속 모연됐다. 그러나 불자들이 보내준 정성어린 성금은 세랍씨의 죽음으로 예정보다 일찍 전달됐다.

 

혼수상태에서 3달 가까이 투병 중이었던 세랍씨는 20141229일 끝내 일어나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최근 의식을 회복하며 상태가 호전되는 기미가 보였기에 안타까움을 더했다. 하지만 세랍씨의 가는 길은 외롭지 않았다. 안타까운 사연을 전해들은 친구들이 전국에서 모여들었다. 세랍씨의 한국생활 3년이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이들은 전달식 전 세랍씨를 위해 그리고 남은 부인과 딸을 위해 함께 기도했다. 고마씨는 한국 불자들이 십시일반 모연한 성금을 전달받고 네팔에 돌아가서 딸아이를 열심히 키우겠다.”라며 화계사(주지 수암 스님)와 법보신문(대표 남배현)에 연신 고마움을 표했다.

 

2014년 한해 화계사와 법보신문이 공동으로 진행한 이주민돕기 캠페인에 동참한 후원누적인원은 600여 명으로 성금은 5000여만 원 모연됐다. 말 그대로 십시일반, 작은 마음들이 모여 만들어진 작지 않은 금액이다. 법보신문 지면에 소개된 이주민들의 안타까운 이야기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과 정성이 모여 만원이 10만 원이 됐고 다시 100만 원이 됐다. 자비심은 눈덩이처럼 불었다. 그리고 낯선 땅에서 차별과 질병, 사고 등으로 고통 받는 이주민들을 위한 꿈과 희망이 됐다.

 

일반 독자들뿐만이 아니다. 부산의 한 비구니스님은 남편의 갑작스러운 죽음 후 백혈병으로 투병 중인 네팔인 도마씨의 사연을 읽고 개인적인 성금 전달과 함께 매달 정기후원을 약속했다. 산업재해나 결혼이민 등으로 법적인 문제가 걸린 안타까운 사연이 기사화된 달은 도움을 주고 싶다며 법조계에서 온 문의전화가 법보신문 편집국에 잇따랐다. 이처럼 다양한 계층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 캠페인은 이주민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점점 심해지고 있는 현실에서도 불교나눔운동의 전형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8년째 이어지고 있다.

 

따뜻한 온기가 담긴 성금을 전달받은 이주민들의 삶은 단순히 금액을 전달받은 것 이상으로 변화했다.

한국에 온 지 한 달 만에 작업 중 오른손을 잃은 스리랑카 출신 로산씨는 안산 스리랑카 법당 일을 도우며 재기의지를 다지고 있다. 끊임없는 왼손 연습으로 이제는 자유자재로 왼손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는 로산씨는 불자들에게 연신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베트남 출신 현영 씨의 얼굴은 한층 밝아졌다. 선천적 척추 장애인으로 척추후만증 수술을 받은 남편이 불자들의 지원으로 치료를 받고 집으로 돌아와 몸을 추스르고 있기 때문이다. 임신 8개월의 몸으로 남편을 간호하느라 몸은 고되지만, 가족이 한 집에 모여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현영 씨는 불자님들의 도움으로 남편의 회복이 무척 빠르다.”곧 태어날 아기와 함께 네 식구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겠다.”라고 환하게 웃었다.

 

이처럼 이주민 돕기 캠페인은 지난 8년간 불자들의 후원을 바탕으로 그들의 고통을 함께 나눴고 희망을 선물해왔다. 불자를 비롯한 후원자들의 관심과 자애로운 마음은 캠페인을 지금까지 이끌어오는 힘이었다. 2014년 역시 한 명 한 명의 정성이 모여 20151월 대상자까지 13명의 이주민에게 총 4400만 원을 전달할 수 있었다.

 

법보신문은 더욱 많은 이주민에게 도움을 주는 캠페인 취지에 따라 나눔 활동을 더욱 넓혔다. 지난해 5월에 열린 오대산 월정사 걷기대회에 앞서 300만 원을 지역 다문화가정 청소년 15명에게 장학금으로 전달하고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다. 12월에는 속리산 법주사에서 보은지역 이주민 6가구에 자비 나눔 기금 300만 원을 더했다.

 

불자들의 온정에 이주민들은 새 생명을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라고 말한다. 비록 척박한 환경에서 살고 있지만 절망하지 않고 생을 이어가며 그 속에서 행복을 찾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불심 역시 더욱 돈독해졌다. 불자들의 따뜻한 마음이 힘겨운 타지생활로 소홀히 했던 신행 생활에 불을 지폈다. 이들은 부처님 가르침 속에 꿈과 희망이 생겼다고 입을 모은다.

 

이주민 200만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국가, 성별, 나이의 구별 없이 이웃으로 어울려 함께 살아가는 법을 몸소 실천해가고 있는 화계사·법보신문 이주민 돕기 캠페인은 이 땅에 기대어 살아가는 모든 사람이 행복해질 그 날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남배현 법보신문 대표는 법보신문은 나눔 공동체를 지향하는 불교언론으로서, 앞으로도 독자들과 함께 이주민 돕기 운동을 지속해서 실천하겠다.”라며 감사인사를 전하고 지속적인 동참을 당부했다. -법보신문 02-725-7012

 

댓글
주제와 무관한 댓글, 악플은 삭제될 수 있습니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