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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19일 SF한인천주교회서 콘서트 여는 정율 스님 ...SF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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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9-07-28 11:35 조회3,611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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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건 신부님 등 천주교회측 호의에 너무 감사해요

성모 마리아님 사랑과 부처님 자비로써 하나가 되길”

“그만!” 스님은 지휘손을 가로저었다. 단원들은 꼼짝없이 멈춰섰다. 피아노반주자 한아름씨도 이력이 붙었다. 그만의 ‘만’자가 떨어지기 무섭게 건반에서 손을 뗀다. “아랫배 단전에 힘을 주고 거기서 소리를 내야지 목에서 내면 안된다니까.” 스님은 양손을 아랫배 앞 양쪽에서 쫙쫙 벌리는 시늉을 하며 몸소 시범을 한 뒤 “아주 근기가 풀렸어, 우리 보살님들” 하면서 또 야단을 친다. 찬불가 ‘오늘은 기쁜날’ 둘째소절 “장엄하오며” 대목이다.

거기까지 가는데도 족히 20분은 걸렸다. 첫소절 “가이없는 시방국토” 대목에서만 열번은 더 멈춰세웠다. 그곳에서는 소리를 먹으면서 스카타토성으로 불러야 되는데 “자꾸 뱉는 소리를 하니” 고치고 또 고치느라 달팽이 걸음으로 소리고개를 겨우겨우 넘었다. “도솔천 내원궁” 대목에서도 몇 번이나 제동이 걸렸다. “다들 뱉잖아. 불에 데인 것처럼 앗뜨거 하는 기분으로 ‘도솔천 내원궁’(몸소 시범) 하라고.”

18일(토) 오후 5시쯤 샌프란시스코 여래사 법당. 북가주 연화합창단(단장 보월화) 지도법사인 정율 스님의 ‘깜짝놀랄 9월 음악회’ 공식발표 취재를 위해 찾아간 기자는 혼신을 다해 합창지도를 하는 스님의 결을 깨뜨리지 않기 위해 도착한 기척도 삼간 채 꼬박 1시간30분을 기다려야 했다. 스님 역시 곁눈질 한번 주지 않고 6시30분까지 지도에 여념이 없었다.

“자 다시 가요, 처음부터.” 중간쯤 갔는데 처음으로 돌아가라니 나이든 단원들이 “아이구야,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하는 표정을 짓는다. 불만이 아니다. 능청에 애교가 뒤섞인 엄살이다. 스님은 에누리없이 처음부터 다시 시작이다. 어린이단원들과 함께 다른 노래(찬미의 나라)를 연습할 때까지 약 한시간동안 그 노래 첫 소절만 족히 스무번은 했다. 오후 2시 조금 넘어 시작된 연습은 6시30분까지 이어졌다. 장장 4시간이 넘는 연습을 마치고 저녁공양을 위해 주방으로 식당으로 종종걸음을 치는 보살들의 표정은 마치 방학날 어린이들 같았다. 그러면서도 기자를 보고는 “왜 연습 안하냐”고 성화다. 딸이나 조카뻘 스님에게 야단을 맞아가며 배우면서도 즐거움과고마움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얘기들이다.

오는 9월19일 샌프란시스코성마이클한인천주교회 강당에서 독창회를 갖는 대한민국 음성공양 1인자 정율 스님과의 인터뷰는 6시30분이 돼서야 시작됐다. 미주 한인사회에서 스님이 성당에서 음악회를 갖는 것은 처음이다. 그래서 그의 9월음악회는 미주한인사에서 종교간 화합을 상징하는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만하다. 그 소감부터 물었다.

“저는 안되리란 생각을 안했어요. 한국에서 88년, 89년에 산사음악회를 했고, 종교간 벽을 허무는 음악회로 성당 주최 평화음악회에도 나갔고, 수녀님 신부님 원불교교무님 이런 분들과 이런 행사를 자주 해봤기에 (여기서도) 하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SF한인성당과의 인연은 어떻게 맺어졌을까. 들어보니 음악회 아이디어가 모아지는 과정부터 따스한 스토리다.

“우리(합창단) 발표회를 하자 이랬더니, 홍련화 보살이 ‘2년동안 수고하신 스님 무대를 먼저 만들어드리는 것이 순서입니다’ 이렇게 제의하고 임원진들도 너무 좋은 생각이라고 동의해서 이 콘서트가 되게 됐어요. 한 4백석짜리 홀을 얻어서 아담하게 하자 그랬는데 임원들이 1,000석짜리를 알아본 거에요, 어디 극장도 해서. 그런데 이것저것 1만불 이상 들게 생겼으니 1년정도 미루는 것이 좋겠다 그래요. 제가 ‘처음부터 화려한 무대를 원한 게 아니다. 4, 5백석정도 되는 성당을 알아보라’고 해서 단장(보월화) 부단장(연화장)이 샌프란시스코성당을 가봤대요.”

스님은 스님대로 한국에서 아는 수녀들과 신부들에게 메일을 보내 취지를 설명하고 측면지원을 요청했다. 사연을 접한 이강건(빈센트) 주임신부는 “너무 좋은 생각”이라고 흔쾌히 동의했다. 정율 스님과 합창단 임원들은 이강건 신부를 처음 만날 때 예의상 외부면담을 생각했으나 “신부님의 배려로 사제관에서 정중히 대접을 받았다”고 한다. 뿐만이 아니다. 종교간 화합정신을 더욱 살리자는 의미에서 SF성당 성가대의 찬조출연까지 성사됐다. 내친김에 “(종교를 넘어서) 자매결연도 맺고 초파일이나 크리스마스 때 서로 축송도 해주고 하면 좋겠다”는 의견까지 모아졌다.

열린 마음에 거칠 게 없었다. 만사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정율 스님과 SF성당 신도대표인 이민규 본보 사업국장 간에 핫라인이 트였다. 세부 프로그램 등 제반 행사준비가 착착 속도를 냈다. 콘서트의 막을 올리는 타종부터 대화합의 정신을 살리기 위해 특별하게 기획됐다. 이강건 신부가 천주교식으로, 지연 스님(정원사 주지)이 불교식으로 잇는 식이다. 찬조출연하는 성가대와 연화합창단은 각각 3곡씩 부르기로 했다. 특히 성가대 출연 때는 불교신자가 사회를 맡고 연화합창단이 무대에 오를 때는 천주교신자가 사회를 맡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국에서 종교화합 무대에 수없이 올랐던 정율 스님은 미주한인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이번 콘서트를 나를 위한 무대가 아니라 모두를 위한 무대로 만들기 위해 선곡에서부터 각별한 정성을 쏟고 있다. 스님의 대표곡 향심을 비롯해 무상 등 예닐곱곡을 부르고 성모 마리아상이 굽어보는 그곳에서 아베 마리아를 선사할 예정이다.

정율 스님의 노래는 눈물을 부른다. 슬픔의 눈물이 아니라 감동의 눈물이다. 지난 연말 송년법회 공연 때는 기껏 화장을 하고 무대에 오른 합창단원들이 무대에서 대기중 훌쩍거리는 바람에 거사들이 부랴부랴 티슈를 대령하느라 커튼 뒤에서 부산을 떨어야 했다. 감동의 눈물은 몸에 다이돌핀이 돌게 한다. 그것은 정신을 정화시키는 구실을 한다. 숱한 사람들이 숱한 눈물을 흘리게 해온 스님은 “더 많은 다이돌핀을 만들어서 드리고 싶고 그것으로 희망과 용기를 남겨드리고 싶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는 합창지도를 하는 동안만은 호랑이선생님이 된다. 완벽주의자의 카리스마가 철철 넘친다. 어머니뻘 묵은 불자들도 늦둥이뻘 새싹 불자들도 스님 앞에 서면 “꼼짝마라”다. 카리스마는 타고나는 것이냐고 스쳐가듯 묻자 스님은 속은 그게 아닌데 그리 하지 않을 수 없는 속내를 털어놓는다. “(단원들이) 1주일 내내 일을 하고 피곤들 하신데 여기 분위기상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음치 박치들을 끌고갈 수가 없어요. 네다섯시간 죽기살기로 해야죠, 시간의 소중함을 모르고 대충대충 넘겨버리면 안돼요. 짧은 시간에 최대한 효과를 보려고 더 강하게 하기도 했어요. 한달에 두 번 하면 팍팍 느는데 한번 하니까…” 아닌 게 아니라, 연화합창단이 아직 갈길은 멀지만 2년 전에 비하면장족의 발전을 했다. 그때는 뽕짝유행가를 부르듯 틈만 나면 ‘꺾는 소리’를 내는 통에 교정하는 데 무진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야 했다.

그는 왜 스님이 됐을까. 눈치를 봐 슬쩍 끼워넣은 질문에 카리스마 스님답게 시원한 답변이 나왔다. “중3때 내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되나 고민하다 선생님을 따라서 용인 3군사령부 군법당에 다니게 됐어요. 어린이전법의 중요성을 깨닫고 고1때부터는 어린이법회 지도법사를 하면서 용인 안성 이런데서 여름불교학교도 하고 그랬는데 지원이 잘 안되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직접 스님이 돼서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지요.”

출가후 20여년동안 음성공양 음성포교에 앞장서온 그는 2년 전 우연히 보광 스님(헤이워드 전등사 주지)과 연결이 돼 북가주에 오게 됐다. “마침 스리랑카에 있어서 한가한 때였고 한국에 들어가면 너무 바쁘니까” 흔쾌히 날아왔다 지금껏 미국에 머물고 있다. 그 사이 매달 빠짐없이 남가주와 북가주를 오가며 합창지도를 하는 한편으로 하와이 시카고 뉴욕 텍사스 애틀랜타 등지에서 크고작은 발표회를 하는 등 음성공양을 해오느라 “그냥 걷는 것 말고는 (건강관리를) 제대로 못한다”는 스님은 언제 귀국할 것이냐는 질문에 “온 것도 인연이 있어서 온 것이고 가는 것도 인연이 되면 가는 것 아니겠냐”고 답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스님은 “이런 제의를 했을 때 신부님(이강건)과 회장님(이민규)께서 너무 융숭한 대접을 해주시고 기분좋게 OK를 해주시고 서포트를 해주시니 너무 감사한 마음”이라고 SF한인천주교회측에 재삼재사 감사를 표한 뒤 “정신적 경제적으로 힘든 시간에 나 자신을 찾아볼 수 있는 여유로운 음악을 들으면서 성모 마리아의 사랑과 부처님의 자비로써 희망을 찾으시고 종교랑 상관없이 한인사회가 다시한번 하나로 같이하는 그런 콘서트가 됐으면 한다”는 소망을 지폈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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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율스님의 뜻깊은 9월 음악회 돕기 위한 8월 골프 한마당
 
 북가주불자 골프연합회(회장 김현태)는 오는 8월1일 샌리앤드로의 모나크 베이 골프클럽에서 기금모금 골프대회를 연다. 이 대회에서 마련된 기금은 9월19일 SF성마이클천주교회에서 독창회를 갖는 정율 스님과 찬조출연하는 연화합창단(단장 보월화)을 후원하는 데 쓰여진다. 정율 스님은 연화합창단 지도법사다.

골프대회 참가비는 100달러다. 골프장 주소는 13800 Monarch Bay Dr., San Leandro, CA 94577이다. 골프연합회는 원활한 진행을 위해 참가희망자들에게 티오프 30분 전인 낮 12시30분까지 골프장에 모여줄 것을 당부했다. 기타사항은 김현태 회장(510-965-7401)이나 원만화 보살(408-234-2069)에게 연락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