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부처님오신날이 음력 4월8일(양력 5월28일)이지만 국제연합(UN)이 정한 베삭데이(부처님오신날)는 양력 5월에 보름달이 뜨는 날로 정했다. 그래서 올해 부처님오신날은 5월5일이다.

하지만 애틀랜타에서 4년째 회관을 빌려 매달 둘째주 일요일에 정기법회를 하고 있는 부다나라는 팔트야고주립공원(FortYargo State Par)에서 지난 13일에 부처님오신날 행사를 가졌다.

화창하기를 바랐지만, 12일 토요일 밤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좀체 그치지 않더니 행사당일인 13일에도 계속해서 내렸다. 법회장소를 점검하기 위해 다른 신도들보다 먼저 공원으로 무영 총무와 조지아공대 여래불교학생회원들이 출발했다.

오늘 법회를 위해 빌려놓은 파빌리온 안으로 비가 들이치면, 최악의 경우에는 장소를 이동해야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다행히도 바람도 숨을 죽이고 비도 가만가만 와서 다른 법회 장소를 찾아서 이동하지 않아도 되었다.

비가 와서 신도들이 많이 참석하지 못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11시경이 다가오자 40여명의 신도들이 비속을 뚫고 속속 도착했다. 차로 4시간 걸리는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살며 법회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홍윤전 불자와 이은순 불자도 도착했다.

단아한 홍련과 연잎으로 꽃꽂이한 청색 동그란 단지를 성락 거사가 들고 나타나자 모두들 연꽃의 아름다움에 환호성을 질렀다. 아직 연꽃이 피기에는 이른 철이었지만 딱 한 송이 홍련이 먼저 올라와서 부처님 전에 올릴 수 있었다 한다. 분명 새벽비를 맞으며 연못 속에 배를 타고 들어가 가져왔을 것이다.

애틀랜타 팔트야고 공원서 신도들과 봉축법요식 봉행

부처님께 생일케이크 공양…교리대회, 행선 호응 높아

법회 때마다 전자피아노를 준비해주셔서 법회에 활기를 불어넣어주시는 진오거사가 악천후에도 악기를 준비해줘 플루트 임정민 학생과 피아노 한도연 학생이 멋진 찬불가 반주를 해주었다. 조촐하지만 경건한 가운데 법문도 하고 부처님오신날 생일 케이크도 올리고 생일축하노래도 부르며 1부 행사를 마쳤다.

유학생들은 항상 배가 고프다. 여래불교학생회학생들이 법회 끝나고 돌아갈 때 넉넉하게 싸갈 수 있도록 다양하게 풍성하게 100명분 점심공양을 신도님들이 준비했다. 공양 중에도 이호임 보살님은 한쪽에서 커피포트에 차를 끊여 따뜻하게 식사할 수 있도록 봉사했다.

점심공양 후에는 2부 행사가 이어졌는데, 비가 잠시 멈추어서 모두들 호수 옆으로 난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몸과 마음의 불성을 일깨우는 행선을 했다. 날씨가 좋으면 가족운동회를 하지만 땅이 모두 젖어있어 올해에는 행선으로 바꿨는데 반응이 너무도 좋다.

행선이 끝나고 자리로 돌아와서는 연잎을 컵등에 붙이며 각자 연꽃등도 만들고, 각자 손목 크기에 맞게 염주를 고무줄에 한 알 한 알 기도하는 마음으로 껴서 단주도 만들었다.

각자 만든 단주를 손목에 끼고 그동안 공부한 것들을 점검하는 퀴즈와 교리를 중심으로 낱말 맞추기 게임을 했다. 부처님의 생애와 반야심경, 그리고 천수경을 중심으로 출제가 되었는데, 평소 열심히 교리공부를 해서인지 실력들이 대단했다.

실생활에 꼭 필요한 것들로 이루어진 상품들은, 여래불교학생 회원들이 십시일반 쌈지돈을 털어 마련했는데 화장지, 손비누, 퐁퐁, 방향제, 랩 등인데 퀴즈만 잘 맞추면 1년간 쓸 수 있을 만큼 살림 장만도 할 수 있다.

11시부터 가랑비로 오던 비는 오후 4시경이 되어 법회를 마무리할 때 쯤 되자 점차 빗줄기가 굵어졌다. 법당이 없어도 신도님들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마련한 멋진 부처님오신날 행사였다. 내년에는 법당에서 부처님오신날 행사를 가져보는 호사를 누려보고 싶은 것이 애틀랜타 부다나라 신도들의 작은 바램이다.

[불교신문 2819호/ 5월23일자]